'운명의 한일전' 셧아웃 패배에 차상현 감독 "인정해야, 일본 수준 우리보다 높아...우리 선수들 잘 버텨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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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마키(일본), 신인섭 기자] 차상현 감독이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한 아쉬움을 삼켰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준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에 세트스코어 0-3(20-25, 22-25, 16-25)으로 패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렸던 한국은 일본에 가로막히면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하게 됐다.
한국은 1세트 초반 나현수의 공격으로 선취점을 뽑으며 일본과 맞섰다. 중반까지 일본이 달아나면 한국이 따라붙는 흐름이 이어졌지만, 15점 이후 일본의 빠른 속공과 시간차 공격에 고전하면서 20-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는 4-1로 먼저 치고 나갔지만 연이은 범실로 역전을 허용했다. 김다인의 경기 운영을 중심으로 강소휘가 공격에서 힘을 내며 다시 추격했으나 한국의 공격이 일본 블로킹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반면 일본은 중앙과 측면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한국의 수비를 흔들었다. 한국은 2세트까지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고, 3세트에서도 일본의 빠른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결국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했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은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차 감독은 "인정해야 한다. 일본의 현재 수준이 우리보다 높다고 봐야 한다. 리시브부터 세트, 공격까지 전체적으로 일본의 호흡이 잘 맞았다"며 "우리 선수들도 나름대로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지막 힘에서 정교함이 조금 떨어지면서 밀리는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추격했던 선수들에게는 박수를 보냈다. 차 감독은 "올 시즌 선수들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 경기는 패했지만 그럼에도 한 점, 한 점 끝까지 하려고 하는 모습은 분명히 칭찬하고 싶다"며 "진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제 우리가 얼마나 더 준비해서 팀 전체가 한 단계 올라가고 강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잘하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우리도 나름대로 공략하려고 했지만 수비가 없을 정도의 강도로 때리는 공격을 받아내고 막아야 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고 일본과의 격차를 설명했다.
경기 도중 육서영을 빼고 이예림을 투입한 것도 리시브를 안정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차 감독은 "육서영이 초반 리시브에서 많이 흔들렸다. 이다현이 전위에 있을 때 속공을 활용한 뒤 상대 블로킹에 변화를 줘야 하는데,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일본의 투 블로킹이 양쪽 공격을 모두 따라갈 수 있었다"며 "서영이가 부담을 느낀다고 판단했다. 예림이는 기본기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안정시키려고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달 아시아 선수권에서도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번에도 똑같은 셧아웃 패배였지만 차 감독은 대표팀이 그때보다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대회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이 버텨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 감독은 "냉정하게 말하면 오늘까지 대회에 들어온 지 6일째인데 벌써 다섯 경기를 했다. 변명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힘든 스케줄"이라며 "12명의 선수를 데리고 6일동안 다섯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계속 '잘 버티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선수들끼리도 잘 버텨보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아쉽지만 아직 내일 한 경기가 남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태국과 한번 붙어봐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결승 진출은 무산됐지만 아직 메달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앞서 중국과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 이후 8년 만의 아시안게임 메달이 걸린 마지막 승부다.
차 감독은 태국의 공격력을 경계했다. 그는 "태국도 잡아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삼각편대가 강한 힘을 갖고 있고 세터도 워낙 노련하다. 간간이 들어오는 속공도 상당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태국전의 첫 번째 승부처로 서브를 꼽았다. 차 감독은 "태국이 세트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하려면 기본적으로 서브 공략을 첫 번째로 잘해야 한다. 강하게 들어오는 공격은 어쩔 수 없이 점수를 내줄 수도 있겠지만, 리바운드나 페인트 공격을 어떻게든 잡아서 반격 과정까지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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