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한국전 27점 차 대승이 사라졌다' 메달 확보→탈락, 대반전…"규정 제대로 몰랐다" 日협회 황당 실수에 사과

작성일: 2026.09.26 04:10 김건일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조별리그 한국과 인도 경기.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조별리그 한국과 인도 경기.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일본카바디협회가 국제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일이 아시안게임에서 벌어졌다. 한국전에서 아무리 큰 점수 차로 이겨도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다.

일본은 24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한국을 62-35로 크게 이겼다. 에이스 스즈키 쇼야를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고 공격과 수비에서 한국을 압도하면서 27점 차 대승을 거뒀다. 일본의 조별리그 최종 성적은 2승2패, 승점 4점이 됐다.

이번 대회 남자 카바디 조별리그는 A조와 B조에 각각 5개 팀이 편성돼 풀리그를 치른다. 승리하면 승점 2점을 받고 각 조 상위 두 팀이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3위 결정전이 없기 때문에 4강에 올라가는 순간 동메달 이상을 확보한다.

일본은 한국을 대파한 뒤 4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대만이 인도에 패하면서 인도가 4전 전승, 승점 8점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일본과 대만, 방글라데시는 나란히 2승2패 승점 4점. 표면적인 승점만 놓고 보면 세 팀의 득실점 차로 조 2위를 결정하는 상황처럼 보였다.

그런데 실제 4강 진출국은 일본이 아닌 대만이었다. 일본이 미처 계산하지 못한 국제카바디연맹(IKF)의 이른바 '25% 규정' 때문이었다.

대회 조직위원회 카바디 경기 관계자에 따르면 IKF 규정에는 리그전에서 한 팀의 승점이 해당 조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의 25%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팀과 치른 경기의 득실점은 순위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이번 대회처럼 한 조에 5개 팀이 편성되면 4경기를 모두 이겼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은 8점이다. 그런데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4전 전패를 당해 승점 0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최대 승점 8점의 25%인 2점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 규정이 적용됐다.

따라서 일본과 한국과 경기에서 나온 득실점은 순위 계산에서 모두 빠졌다. 일본이 한국을 62-35로 꺾으면서 벌어 놓은 +27도 사라졌다.

한국전 결과를 제외해 다시 계산한 득실점 차는 대만 -13, 방글라데시 -25, 일본 -26이었다. 단 1점 차로 방글라데시에도 밀린 일본은 조 4위로 떨어졌다. 대만이 조 2위로 4강에 올랐고, 일본의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메달 도전은 허무하게 끝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본 선수단이 한국전을 치를 때까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조별리그 한국과 인도 경기.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조별리그 한국과 인도 경기.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카바디협회는 25% 규정을 사전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IKF는 지난 6월께 아시안게임에 적용할 경기 규정을 일본협회에 다시 배포했지만 협회 담당자는 요미우리 신문에 "국내에서는 팀 수가 적어 리그전 자체가 거의 없다. 국제대회에서도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드문 경우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한국전을 하루 앞둔 23일 대만에 패했다. 당시 A조 순위는 인도가 3승으로 1위, 방글라데시가 2승2패로 2위, 대만이 2승1패로 3위, 일본이 1승2패로 4위, 한국이 3패로 5위였다.

이 상황에 25% 규정을 정확하게 대입하면 일본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일본이 한국을 이기면 한국은 4전 전패가 돼 25% 규정 적용 대상이 된다. 한국전 득실점이 사라지기 때문에 일본은 대만과 방글라데시를 넘어설 수 없다.

일본협회에 따르면 대회 규정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문서에는 'IKF 규정에 따른다'는 내용과 함께 '승점이 같으면 득실점 차로 순위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함께 적혀 있었다. 이 때문에 협회는 25%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을 인지한 뒤에도 최종적으로는 전체 경기의 순수 득실점 차로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일본카바디협회가 책임을 인정했다. 협회 측은 "규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협회 내부의 연계 부족으로 혼란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 번 규정을 제대로 읽고 심판부에서 내용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