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를 찾아온 별종, 투심 패스트볼 전문가 맨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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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72명 가운데 9명이 전체 투구의 40% 이상을 투심 패스트볼(이하 투심)로 채웠다. '빅 섹시' 바톨로 콜론(애틀랜타)은 무려 62.9%가 투심이었다. 태너 로아크(워싱턴), 크리스 세일(보스턴, 당시 화이트삭스) 등 5명은 투심의 구사율이 절반을 넘겼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미국의 결승전 선발투수였던 마커스 스트로먼(토론토)은 지난해 포심 패스트볼(이하 포심)을 12.4%, 투심을 43.9% 던졌는데 올해는 포심 4.3%와 투심 68.1%로 비중을 달리했다.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4.37에서 올해 1.76으로 떨어졌다.
반면 KBO 리그에서는 투심을 '틀'로 삼는 투수가 드물었다. KBO 리그 기록 통계 사이트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5년 이후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투심의 비중이 30%를 넘는 선수는 지난해 KIA 지크 스프루일(31.9%)뿐이었다. 지크는 3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하고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 KBO 리그에 '별종'이 등장했다. NC 제프 맨쉽과 kt 돈 로치다. 두 선수는 투심의 비율이 40%를 넘는다. 맨쉽은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1.89, 로치는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0으로 KBO 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분위기다. 특히 맨쉽은 피안타율이 0.159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2위(1위 윤희상 0.138), 피OPS는 0.470으로 3위(1위 라이언 피어밴드 0.408)에 올라 있다.

NC에서는 에릭 해커와 최금강도 투심을 던지지만 맨쉽만큼 많지는 않다. 포수 김태군은 맨쉽에 대해 "자기 주 무기가 투심이라고 했다. 다른 투수들보다 투심 비율이 높다. 제구력이 안정돼 있어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에서 넣었다 빼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얘기했다.
맨쉽은 "아마 고등학교 때부터 투심을 던진 거로 기억한다. 공 끝에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던지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메이저리거처럼 강한 공을 던지지 않는다. 무브먼트를 활용해 땅볼 유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맨쉽이 처음부터 투심 위주의 투구를 한 건 아니다. 2009년(평균자책점 5.68)과 2010년(5.28)에는 포심과 투심, 슬라이더의 비율이 20% 중반으로 엇비슷했다. 2011년(8.10)에는 투심을 버리고 포심에 집중했는데 5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2012년부터는 투심을 40% 이상 던지기 시작했다.
투심-커브-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한 2014년까지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했던 맨쉽은 투심-커브로 구종을 단순화한 2015년부터 뒤늦게 성공가도를 달렸다. 다른 이유도 있다. 맨쉽은 "2년 전까지는 투구판 1루 쪽을 밟고 던졌다. 3루 쪽을 밟고 던지니 몸쪽 공을 던지는 게 편해졌다"고 했다.
맨쉽의 몸쪽 투심은 이제 타자들의 경계 대상이 됐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투심을 타자 몸쪽으로 던지려고 노력한다. 왼손 타자에게는 포심의 비율이 높아지지만 그래도 투심이 90% 정도 된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투심 비율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투심과 포심 사인을 나눴는지 묻자 "그건 영업 비밀"이라며 웃었다.

맨쉽은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번번이 실점했다. 대학 팀과 연습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범경기에서는 두 번째 등판인 지난달 26일 KIA전에서 3이닝 3피안타 3볼넷으로 좋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개막 전까지는 나름대로 시험을 해봤던 거 같다"고 했는데, 맨쉽은 "사실은 잘하고 싶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시즌이 시작되고 나니 몸 상태가 좋아졌다. 개막전부터 경기에 나가 더 집중한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맨쉽은 "KBO 공인구가 더 끈적하고 손에 잘 들어온다. 메이저리그 공인구가 움직임이 크긴 하다. 공인구 차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지금은 마운드에서 보면 공이 움직이는 게 보여서 만족스럽다. 스트라이크존 차이는 아직 느끼지 못했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에 볼 판정이 나온 적은 없었다"고 얘기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적응력이 뛰어난 맨쉽이다. 그는 1985년생으로 지금 NC 1군 엔트리에 있는 투수 가운데 해커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덕분에 캠프에서부터 형 노릇을 했다. 자기 돈을 들여 샌드위치를 선수단에 돌린 일화는 유명하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면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맨쉽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나이가 많거나 많은 돈을 받는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에게 저녁을 사는 문화가 있다. 한국에서 고액연봉자인 만큼 여기서도 그렇게 한 거다. 안 그래도 오늘(15일) 선수단에 피자를 돌리기로 했다"며 웃었다. 그에게는 당연한, 일상적인 일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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