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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의 흔들기, 무너진 진야곱

작성일: 2015.05.07 20:43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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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사실 투수 중에는 성격이 예민한 선수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예기치 못한 '흔들기'로 인해 잘 던지다가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고질적인 제구난에서 벗어나 첫 두 이닝을 깔끔하게 던지던 두산 베어스 좌완 진야곱(26)이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지략에 무너지고 말았다.

진야곱은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3⅓이닝 71구 2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결국 승패 없이 물러나고 말았다. 장점인 구위도 확실히 뽐내는 동시에 2회까지 깔끔하게 잘 던지며 2008년 데뷔 이래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기대하게 했던 진야곱이다.

그러나 3회부터 제구가 조금씩 빗나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3회초는 무실점으로 넘어갔으나 4회 1사 후 정성훈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이진영-잭 한나한-손주인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밀어내기 실점을 기록했다. 최경철을 상대로 던진 초구도 볼이 되자 두산 벤치는 주저없이 진야곱을 내리고 오현택을 투입했다. 오현택이 진야곱의 승계 주자 두 명을 막지 못하며 결국 진야곱의 최종 실점은 3점이 되었다.

투구 중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었다. 3회초 1사 1,3루 오지환 타석에서 이영재 주심이 양 감독의 문제 제기 사항을 접수한 뒤 마운드 위 진야곱을 향해 올라가 주의를 준 장면. 이는 진야곱에게 '손에 입김을 불어넣지 말아라'라는 경고였다. 벤치 기 싸움 부분도 있던 만큼 김태형 두산 감독도 덕아웃을 나와 이 주심에게 다가갔고 설명을 들은 뒤 물러났다. 오지환과 이병규(7번)는 잘 막았으나 결국 진야곱은 4회 무너졌다.

양 감독이 진야곱의 마운드 위 자세를 지적한 이유. 공식적으로는 손에 입김을 불어넣는 동작에 대해 항의한 것이다. 입김을 불어넣는 과정에서 침을 뱉는 등 이물질을 묻혀 금지사항인 '스핏볼'을 던지지 못하게 한다는 부분이지만 사실 투수가 손으로 입김을 불어넣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다. 2011시즌 중 김성근 당시 SK 감독이 2010시즌 7월까지 제자였던 LG 박현준을 향해 '로진을 묻힌 뒤 손으로 불지 말라'라고 지적한 것 외에는 그동안 별다른 항의가 없었다.

이날 중게를 맡은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양 감독의 항의 이유를 들은 뒤 “사실 그런 동작을 취하는 투수들은 굉장히 많다. 만약 그 부분을 금지하려면 공식적으로 사전에 숙지시키는 것이 우선 아닐까”라고 밝혔다. 대다수의 투수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동작인 만큼 이를 지적하는 자체가 일상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또 다른 가능성. 양 감독이 호투하던 진야곱을 심리적으로 '흔들기 위해' 버릇을 지적한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일상의 예를 들어보자. 만약 자신이 습관적으로 하는, 악의 없는 행동과 버릇에 대해서 다른 이가 '너 그러면 안 돼'라고 심각한 분위기로 지적하거나 혼을 낸다면 기분이 좋을까. 말을 들을 때는 '예, 시정하겠습니다'라며 수긍을 하더라도 '자기가 뭔데'라며 불만을 갖거나 바로 말다툼으로 돌입할 수도 있다. 평정심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더욱이 진야곱은 1군 경기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선수다. 데뷔 초기 허리 부상으로 인해 밸런스가 무너지며 제구까지 흔들렸던 투수다. 기본적으로 굉장히 착한 데다 성실하기까지 한 진야곱. 그러나 2010시즌 초반 실망스러운 경기 후 감독의 2군행 지시에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마인드가 강건한 선수는 아니다. 이 부분을 착안, 양 감독은 잘 던지다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한 진야곱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 주심을 통한 항의 제스처를 취했고 진야곱은 시간차를 두고 제구난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야구는 선수 개개인의 심리가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이 부분을 자극하고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6일까지 7연패로 절박하던 가운데 호투 중이던 상대 선발 투수를 자극한 양 감독의 책략은 결국 대등한 경기를 이끌며 연장 11회 접전 끝 6-4 승리로 이어졌다. 그리고 3회까지 잘 던지던 두산 선발 진야곱은 아쉬운 7일 경기를 통해 선발승보다 더 큰 부분을 배웠다. 



[사진] 진야곱 ⓒ SPOTV NEWS 잠실, 한희재 기자

[영상] 마운드 위 진야곱 향한 양상문의 항의 ⓒ SPOTV NEWS 영상편집 송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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