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이슈] '무색무취의 역설'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에 완벽한 감독이다(영상)
작성일: 2017.06.06 06: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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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4일 새벽(한국 시간) 2016~17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4-1 완승을 거뒀다.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며 '더블'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엔 프리메라리가를 5시즌 만에 제패했다.
레알은 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도 우승했다. '초보'라는 딱지가 붙었던 지단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 중반 부임하고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다.
지단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단 감독에겐 특별한 전술적 포석이 없다. 카를로 안첼로티,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체제에서 유지되던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유연하게 전술 변화를 하고 있을 뿐이다. 지단 감독은 2013년 7월 코치로 안첼로티 감독을 도운 적이 있다.
# 뛰어난 선수들, 조용히 할 일을 한다
레알은 축구를 쉽게 한다. 전술적으로 치밀하게 짜인 느낌도 아니다. 어떤 한 선수에게 의존하거나, 특정한 전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뛰어난 개인 기량을 갖고 있어 어떤 팀과 대결에서도 1대 1 상황에서 밀리지 않는다. 1대 1의 우위는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지단 감독은 선수 개인 기량을 맘껏 펼치는 동시에 공수 밸런스를 절묘하게 잡고 있다. 각자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팀을 해치진 않는다. 선수 개개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내니 뚜렷한 특징이 없지만 승리할 수 있다. 그야말로 소리 없이 강하다.
선수들도 각자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하고 있다.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을 안고 있는 덕분이다.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카세미루는 때론 공격에 가담해서, 또 수비에 치중한다. 잦은 위치 변화와 공격 가담에도 적절한 커버 플레이로 팀의 공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미드필드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펼치고 있다. 마르셀루와 다니 카르바할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나갈 수 있는 것도 미드필더의 역량 덕분이다. 레알이 실점이 없는 팀은 아니지만 수비적으로도 충분히 강하고, 공격력이 수비적 불안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 유연한 전술 운영, 로테이션의 힘
지단 감독은 전술적으로 유연하다. 지단 감독은 전술적 특색이 뚜렷하지도 않고,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도 않는다. 다만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전술을 찾았다.
지단 감독의 역량은 로테이션 운용에서도 나타난다. 시즌 말 플랜 A로 떠오른 이스코를 비롯해 알바로 모라타, 하메스 로드리게스, 루카스 바스케스, 마르코 아센시오, 마테오 코바치치 등 후보 선수들도 뛰어난 경기력으로 승점 쌓기에 도움을 줬다. 이들은 팀 사정상 후보로 밀렸을 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다. 지단 감독은 개인 기량이 뛰어난 이 '후보 선수'들을 기용한 경기에서도 개인과 팀 모두 살리는 운용을 했다. 주전 선수들이 빠진다고 해서 레알의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적은 없다.
시즌 말 플랜 A로 떠오른 4-3-1-2 포메이션이 대표적이다. 가레스 베일이 잦은 부상에 시달린 가운데 이스코가 시즌 말 주전으로 떠올랐다. 이스코의 특성을 살려 '프리 롤'로 배치했다. 다른 선수들 역시 기존의 4-3-3과 이스코가 프리 롤로 움직이는 4-3-1-2 포메이션 모두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 내에서도 적절한 전술적 대응을 내놓았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승리에 디딤돌을 놓은 것은 지단 감독의 선택이었다. 4-3-1-2 포메이션으로 나섰던 레알은 전반전엔 효과적인 측면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유벤투스처럼 강한 상대를 맞아 마르셀루와 카르바할이 평소처럼 공격적인 경기를 치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프리 롤로 움직이던 이스코를 왼쪽 측면으로, 중앙의 모드리치를 오른쪽에 배치해서 측면을 부수기 시작했다. 측면이 살자 공격이 활기를 보였고, 팀의 세 번째 골은 모드리치가 오른쪽 측면을 뚫으며 시작됐다.

# 무색 무취의 역설, 지단은 '지구방위대' 레알에 어울리는 감독이다
지단 감독 체제의 레알은 전술적 특징이 뚜렷하지 않은 '무색무취'의 팀이다. 그러나 강하다. 특징이 없으니 무너뜨리기 쉽지 않다. 약점을 찾아도 지단 감독과 영리한 그의 선수들은 유연한 전술적 변화로 약점을 지워 버릴 수 있다.
개개인 능력이 뛰어난 레알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지단 감독의 지도력을 낮게 평가할 할 순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나.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했더라도 모든 감독이 우승 컵을 들어 올리는 것은 아니다. 2년 연속 빅 이어를 들어 올린 감독에게 '선수 덕'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레알은 꾸준했다. 시즌 내내 60경기를 치르며 5번 밖에 지지 않았다. 라이벌 FC 바르셀로나가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삼총사의 활약 속에도 기복을 보였지만 레알은 이번 시즌 위기랄 것이 없었다. 셀타 비고에 패해 코파 델 레이에서 탈락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지단 감독이 중, 하위권 팀을 이끌고 우승에 도전할 능력을 갖춘 감독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가 '최고 수준'의 팀을 '우승'으로 이끌 능력을 갖춘 감독이란 사실이다. 그는 최고의 팀 레알에 지속적으로 우승을 안길 수 있다. 지단 감독은 레알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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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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