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이슈] 화수분 축구 '유출'을 보는 포항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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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K리그판 '화수분 축구'라면 역시 포항 스틸러스다. 화수분에서 끊임없이 유망주가 나온다. 과거에는 K리그 영플레이어로 주목을 받았다면, 이제 하나 둘 해외로 빠져나가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포항이 공을 들였던 이진현(20) 역시 해외를 택했다. '선배'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에 이어 오스트리아 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다.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하면 오스트리아비엔나 이적이 마무리된다.
해외가 눈독을 들이는 유소년들을 육성하고 있다는 데 포항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반면 팬들에게 제대로 선보이지도 못하고 잡은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데 안타까움도 있다.
#축구 명문…포항 유스가 강한 세가지 이유
포항은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한 명실상부 최고의 K리그 산하 유스 클럽이다. 이동국(전북)부터 황진성(강원), 신화용(수원), 이명주(서울), 김승대, 손준호(이상 포항), 황희찬까지 모두 포항 유스 팀을 거쳐 프로 데뷔했다.
거저얻은 결과는 아니다. 포항은 ①유스 고유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②즐거운 축구를 하겠다는 축구 철학을 경영진부터 유소년까지 공유했다. ③포항 지역 외 유망 선수들 스카우트에도 열을 올렸다.
포항 관계자는 "포항 유스에는 그들만이 가지는 공통된 감정이 있다. 유스 출신들이 스틸러스에 입단해 짧은 기간 내 성공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유스들이 '나도 선배처럼 될 수 있다'는 꿈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며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함께 볼을 찼던 평범한 형의 성공이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포항만의 축구 스타일과 철학이 구단 전반에 공유된 것도 경쟁력"이라고 했다. "관중을 열광시키는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력에 근거해서 빠르고 재밌게 하자는 것이 역대 경영진의 생각이고, 초중고 유스부터 프로까지 일관되게 공유된 가치다. 그래서 유스 선수들이 프로에 가서도 비교적 빠르게 적응 할 수 있다"고 했다.
외부 스카우트도 포항이 가지는 강점으로 꼽았다. 유스 톱 랭커들이 '지방 축구 유학'을 마다하지 않는 데는 "포항에 오면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월등히 많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구단은 전했다.
#황희찬 이어 이진현까지…'유출'을 보는 포항의 시선
포항이 어린 선수들을 잘 키워낼 수록 그들을 빼가려는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렇게 우선 지명 한 두 선수를 보낸 포항이다. 포항 구단에는 잘 자란 선수에 대한 기특한 감정과 '유출'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이 섞여있다.
포항 관계자는 "이제 포항은 무한 지원의 시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조기에 키우기 위해 유스 팀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조금이라도 스틸러스에서 뛰다가 실력을 인정받은 뒤 좋은 조건에 이적을 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제도라면 유스 선수가 해외 진출을 택할 시 포항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미성년 선수의 프로 계약 및 경기 출전 불가, 신인 선수 연봉 상한액 등 유출을 떠미는 제도적 장치들이 많기 때문이다.
포항 관계자도 "엄밀하게 제도적인 부분에서만 본다면, 선수를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진현 같은 경우는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진 다행스러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선수 유출은 포항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유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모든 K리그 산하 구단들이 머리를 싸매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포항이 지켜야 할 선수가 비교적 많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미드필더 이승모도 관심을 꽤 받았다. 최근 열린 2017 U18 챔피언십에서는 포항제철고 2학년 김찬이 에이전트들의 이목을 끌었다. 포항 관계자는 "외국인 스카우트들이 시합 할 때마다 많이와 있다"면서 "눈에 띄는 선수는 기본적으로 테스트를 제안하는 것으로 안다. 이승모 역시 제안은 있었지만, 후에 이적 기회가 다시 오면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찬은 동기 부여를 하면서 꾸준히 관리하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인지상정으로 말해서 해결될 건 아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다. 선진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택한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며 "우수한 선수는 아마추어에서도 준프로계약을 해서 프로 경기에 뛸 수 있게 하는 제도 등이 만들어져 유출이 최소화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래도 포항이 가는 길…"유소년들은 우리의 근간"
빼앗기고 치여도 포항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한결 같다. 유소년들이 근간이라는 생각으로 육성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생각이다. 사실상 제도 개선이 따르지 않으면, 구단에 대한 애착을 심어주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안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포항 관계자는 "좋은 외국인 선수와 스타 선수를 영입해 흥행 몰이를 하고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우리는 최근 들어 큰 투자를 할 수 없는 팀"이라며 "우리는 유소년을 기반으로 한다. 그게 우리 스타일을 지키는 길이고, 최적의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스 선수들에게 프로 진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가면 유출을 100% 막을 수 없어도 대체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영상] 80분 한편의 동화같았던…포항 U-18의 이야기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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