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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슈] 자청 했던 2군행, 보슈 감독은 박주호를 모르지 않는다

작성일: 2017.08.11 17:18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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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르트문트에서 가가와 신지와 막역하게 지낸 박주호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 박주호(30)의 자리가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페터 보슈 도르트문트 감독이 박주호의 존재 조차 알지 못한다. 독일 축구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마인츠05에서 뛰던 시절 리그 최고의 레프트백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던 박주호에게 도르트문트 도전은 악몽이 됐다. 마인츠05를 떠나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은 토마스 투헬 감독의 러브콜로 ‘꿈의 팀’에 입성한 박주호는 치열한 경쟁과 불운한 부상으로 인해 입지가 축소됐다. 설상가상으로 투헬 감독까지 팀을 떠났다.


유럽 축구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박주호는 이미 지난 1월 이적 시장 부터 적극적으로 이적할 팀을 물색했다. 실제로 유럽의 유력 이적 전문 매체에 박주호의 이름이 여러번 오르내렸다. 다양한 조건과 선택지를 두고 물색했으나 의미 있는 단계까지 진전됐던 협상이 갑자기 틀어지며 여름 이적 시장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책 없이 버티고 앉아 있던 것은 아니다.


박주호는 2016-17시즌 후반기에 2군 경기에 참가했다. 관례상 중고참급 연령대의 선수는 출전 기회가 줄어든 상황이라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국내에는 박주호가 2군으로 강등된 것처럼 표현됐지만, 실제론 박주호가 투헬 감독을 찾아가 요청해서 이뤄진 2군행이었다.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의 ‘FIFA월드컵 러시아 2018’ 아시아 최종예선 상황이 위태로워지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찾아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선발을 위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달라고 했고, 박주호는 감각 회복을 위해 2군 경기라도 뛰겠다며 투헬 감독을 찾아간 것이다. 이 요청이 없었다면 박주호가 2군 경기를 뛰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1월 이적 시장부터 팀을 찾고 있던 박주호는 투헬 감독까지 떠난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이적 팀을 찾았다. 한번 2군에 내려간데다, 도르트문트 잔류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상황이라는 점에서, 박주호는 2군에서 컨디션을 관리하며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이다. 1군 일정을 함께 하는 것은 오히려 박주호에게 더 불편한 상황일 수 있다. 올 여름 2군에 남은 것도 ‘강등’이나 ‘잊혀진 선수’라서 생긴 일이 아니다.


박주호는 당초 도르트문트의 아시아 투어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일본 지역 이적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은 일본 J리그의 주요 팀들이 박주호가 도르트문트 일본 투어 명단에 든 것을 보고 영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접촉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아시아 투어 출발 직전에 명단에서 빠졌다.  박주호가 뛰는 모습을 직접 체크하고 싶었던 J리그 스카우트들은 입맛만 다셨다. 


박주호는 주빌로이와타, 가시마앤틀러스 등에서 뛰며 이미 J리그 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 진출에 성공한 케이스다. J리그는 최근 거약의 중계권 계약을 맺으며 대부분의 팀들이 재정적 여유를 확보했다. 이적 시장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박주호를 원하는 팀들도 적지 않았다.


애초에 아시아 투어 프리시즌 명단을 구성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보슈 감독의 개입이 없을 수 없었다. 부임 후 선수단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감독의 기본 업무다. 박주호는 보슈 감독 부임 후 함께 훈련한 적은 없지만, 보슈 감독이 존재를 모를 정도로 팀 상황과 떨어져는 있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보슈 감독 역시 박주호와 도르트문트 구단의 현재 방침이 ‘퇴단’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주호는 도르트문트와 계약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고, 연장 계약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이적이 유일한 선택지다.


보슈 감독 입장에서 박주호는 더 이상 구상 안에 둘 필요도, 이유도 없는 선수다. 보슈 감독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레프트백 포지션에 대한 질문에서 박주호를 없는 선수로 치부한 이유다. 박주호 역시 한 시라도 빨리 새로운 팀을 찾고 싶은 상황이다. 다양한 리그의 팀에서 제안이 오갔지만, 박주호와 도르트문트 모두를 만족할 만한 조건이 도출되지 않았다. 가장 답답한 것은 선수 본인이다. 


박주호가 프로 경력에서 불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굴욕적인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다. 박주호는 보슈 감독이 존재 조차 모르기에 유럽에 새긴 족적이 작지 않고, 그를 원하는 유럽 팀도 여전히 적지 않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박주호는 유럽 무대 잔류를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주호는 여전히 월드컵 본선 출전과 유럽에서 더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야망을 갖고 있다. 박주호는 ‘FIFA월드컵 브라질 2014’에 소집됐으나 부상이 완치되지 않아 1경기도 뛰지 못했다. ‘FIFA월드컵 러시아 2018’은 박주호가 전성기 기량으로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다.


2015년 여름이적 시장 마지막 날 도르트문트 행을 결정했던 박주호는 올 여름에도 이적 시장의 문이 닫히기 전까지 최선의 선택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절박하게 미래를 찾고 있는 박주호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함이나 조롱이 아니라 차분한 기다림과 조용한 지지다. 


레프트백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서도 탁월한 경기력을 보였던 박주호는 한국 축구의 고민을 풀어줄 열쇠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의 걱정이 덜했을 것이다. 위기의 한국 축구도, 박주호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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