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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현장] '난 누구? 여긴 어디?' 인도네시아로 변한 파주

작성일: 2017.11.05 06:00 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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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인도네시아 팬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파주, 김도곤 기자] 분명 경의선을 이용해 파주 스타디움으로 갔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 온 줄 알았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 열린 파주의 풍경이었다.

한국 U-18 대표팀은 4일 파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예선 F조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브루나이전 11-0에 이은 또 한 번의 대승으로 남은 2경기에서 큰 이변이 없다면 본선 진출이 확실시 된다.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바로 인도네시아의 응원이었다. 동남아 지역은 축구 열기가 매우 높은데 이날 경기를 통해 확일할 수 있었다. 이날 파주 스타디움에는 6648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상당수가 인도네시아 팬이었다. 경기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장 입구부터 인도네시아 팬들로 가득했다. 한국 팬들은 간혹 보였을 정도로 인도네시아 팬의 수는 상당했다. 경기장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인도네시아 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경기 시작 시간이 되기 직전에는 경기장 한 쪽을 가득 채웠다. 시작 전부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여기가 파주가 맞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 경기장에서 기도를 하는 인도네시아 팬 ⓒ 스포티비뉴스
종교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이 이슬람교인 인도네시아의 특성상 기도를 하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슬람교는 하루에 다섯 번의 기도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곳곳에 자리를 깐 후 가방과 양말을 벗고 기도를 했다. 기도 내용으로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빈 것도 포함되지 않았을까 생각됐다.

경기 시작 후에는 열기가 더욱 달아올랐다. 인도네시아 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하면 엄청난 환호가 나왔고 한국 선수들에게 야유가 쏟아졌다. 심판이 인도네시아의 반칙을 선언했을 때는 무서울 정도로 야유를 퍼부었다. 엄청난 기세였다. 경기가 열린 곳만 파주지 인도네시아 홈 경기라고 봐도 무방했다. 특히 전반 8분 엄원상이 선제골을 넣은 후 인도네시아 팬들이 있는 방향을 향해 손을 귀에 대는 세리머니를 했을 때 야유는 극에 달했다.

홈인데 홈이 아닌 아이러니한 상황이었고 이는 코칭스태프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에 다소 고전한 것도 이 영향이 있었다.

▲ 경기 시작 한 시간 여 전이지만 많은 인도네시아 팬들이 관중석을 채웠다. ⓒ 스포티비뉴스
경기 후 정정용 감독는 "우리가 어웨이였잖아요"라며 장난스럽게 이날 경기 풍경을 설명했다. 정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얘기했지만 아직 어린 선수들이다보니 분위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전혀 겪지 못한 경험이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며 큰 소득이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들이 가장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빠르게 마음을 다잡았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축구는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 잘해야 겠다는 생각만 했다. 경기 전에도 형들과 함께 잘하자고 다짐했다. 이런 상황도 이겨내야 한다"며 어른스러운 자세와 마음가짐을 보여줬다.

전세진은 이 상황을 즐겼다. 그는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다"라면서도 "오히려 좋았다. 상대팀의 응원이 우리 응원이라고 생각하면서 뛰었다. 그리고 한국 팬들분들도 많이 오셨다. 힘이 났다"며 웃어보였다.

결과적으로 대승을 거뒀고 좋은 경험도 한 선수들이다. 결과도 잡았고 좋은 경험도 했으니 최상의 성과물을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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