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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넘는 후배' 나올 수 있을까

작성일: 2015.06.04 05:44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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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프로 첫 해부터 주전 선수로서 기회를 얻었다. 일본 진출 8시즌의 공백이 있기도 했으나 복귀 후에도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며 전인미답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 역대 첫 개인통산 400홈런을 때려낸 '라이온 킹' 이승엽.(39, 삼성 라이온즈) 훗날 그의 대기록에 도전할 후배는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이승엽은 지난 4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앞선 3회말 2사에서 상대 선발 구승민의 2구 째를 그대로 끌어당겼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우월 솔로포. 자신의 올 시즌 10번째 아치이자 1995년 한국 프로야구 데뷔 이래 400번째 홈런포였다.

현역 홈런 2위인 이호준(NC)의 299홈런과도 101개 차이가 날 정도. 게다가 이호준은 이승엽보다 한 학번 위인 선배다. 그 뒤로는 김태균(한화, 239홈런), 이범호(KIA, 230홈런)가 있는데 이들은 30대 중반의 선수들이다. 꾸준한 자기 관리로 장타력을 다시 끌어올린다면 기록에 도전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이대호(소프트뱅크, 롯데 시절 225홈런)도 김태균과 동갑. 더불어 이대호는 언제 한국으로 돌아올 지 알 수 없다. 현재 활약상이 좋기 때문이다.

지난 3시즌 동안 120개의 아치를 때려낸 현역 최고 거포 박병호(넥센, 통산 172홈런)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지녔고 이승엽의 후배이자 동료인 최형우(삼성, 187홈런)은 우리나이 서른 셋. 현재 KBO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타자들에게도 이승엽의 기록 도전은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퓨처스리그, 혹은 아마추어 무대에서 자라는 유망주 중 훗날 이 기록에 도전할 타자가 있을 지 여부다. 이승엽의 데뷔 시즌이던 1995년. 그 때는 삼성이 전략적인 리빌딩에 들어갔던 시기다. 우용득 감독 재임 시절 루키 시즌부터 121경기 0.285 13홈런 73타점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이듬해 백인천 감독 부임과 함께 전략적으로 출장 기회를 얻었다. 최익성, 신동주, 정경배 등 젊은 야수들이 함께 중용되던 가운데 이승엽은 말 그대로 삼성 야구의 총아였다.

지금은 다르다. NC 나성범의 경우 1군 첫 해부터 주전 외야수이자 중심타자로 기회를 얻었으나 그 또한 퓨처스리그 한 시즌을 모의고사 삼아 치르고 경험하고 올라왔다. 김경문 감독이 나성범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전략적으로 중심타자로 내세운 케이스. 나성범도 감독의 기대에 걸맞게 한 방을 갖춘 다재다능한 타자로 활약 중이다. 박병호도 2011시즌 중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 된 뒤 김시진 당시 감독으로부터 "마음껏 휘둘러라"라는 주문 하에 기량이 폭풍 성장했다. NC는 2013년 1군 첫 해라 성적 기대치가 크지 않았고 넥센은 2011시즌 최하위였다. 그리고 현대 야구에서 나성범, 박병호처럼 전략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얻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실제로 조범현 kt 감독이 장래 5툴 플레이어로 기대했던 2년차 외야수 배병옥은 현재 퓨처스리그에 있다. 기본적으로 지금은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유망주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1군 코칭스태프를 찾기 힘들어졌다. 만약 이 전략을 내세운다면 그 감독과 선수를 향해 '양아들이냐'라는 비난이 솟구칠 것이다.

또한 이제는 10개 구단 타자 유망주 중 장타 특화된 타자를 보기 힘들다. 2000년대부터 고교 야구 타자들도 나무 배트를 쓰기 시작하면서 홈런 수는 급감했다. 어느 순간 고교 대회 홈런상 수상자의 기록이 단 한 개일 경우도 굉장히 많아졌다. 지난 4월 치른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서는 대전고 황선도가 3홈런으로 '대회 홈런왕' 다운 기록을 내기는 했으나 대체로 10여 년 간 고교 유망주들의 장타력이 급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해 한 아마추어 관계자는 “나무 배트 도입과 함께 장타 특화 타자들보다 발도 빠르고 수비력도 좋은 다재다능한 선수들이 프로 구단에 확실히 어필하고 있다. 그에 따라서 컨택 히팅에 능하고 발 빠른 타자들이 더 많아진 추세다”라고 밝혔다. 또한 프로 1군 무대에서 장타 특화 타자들이 1군에서 그리 많은 기회를 얻는 것도 아니다.

신일고 시절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모상기(전 삼성)는 지난해 말 안타깝게 방출되었고 LG 최승준도 아직은 1군에서 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인천고 시절 스위치 거포로 시카고 컵스의 관심을 끌기도 했던 국해성(두산)도 미완의 수비력과 부상 불운으로 퓨처스리그가 더 익숙한 처지다. 한 구단 코칭스태프는 장타 특화 유망주가 1군에서 소외되는 부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장타 양산 능력이 정말 탁월한 정도라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1군에서는 수비력이 좋은 선수가 꾸준히 기회를 잡는다. 경기 후반 승리를 책임지는 야수는 바로 수비력이 탄탄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내가 물어보겠다. 신인 내야수 두 명이 있다. 쉽게 홈런을 칠 만한 힘을 갖췄는데 수비력이나 컨택 능력이 떨어지는 내야수와 방망이는 아쉽지만 발 빠르고 수비 좋은 내야수가 겹친다고 치자. 그럼 누가 1군에 오르고 기회도 자주 얻을까. 감독은 이기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다. 자연스럽게 답이 나오지 않나.”

패배를 감수하고 극한의 인내심 속 거포를 키우는 데 집중할 지도자는 누가 있을까. 퓨처스리그라면 모를까 1군은 승리가 최우선 덕목으로 꼽히는 곳이다. '오늘도 질 수 있습니다. 선수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으니 모두 견딜 수 있는 보살 팬이라면 야구장으로 오세요'라는 식의 경기력을 펼친다면. 관중 수 급감은 불 보듯 뻔할 것이다. 잘 쳐야 3할. 타자는 기본적으로 투수와 지고 들어가는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야장천 한 방을 노리다 홈런 대신 선풍기를 자주 돌리는, 언제 터질 지 알 수 없는 타자 유망주를 향해 인내심을 갖고 응원할 팬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박병호의 LG 시절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4일까지 홈런 상위 10명의 타자 중 외국인 타자를 제외한 우리 나이 20대의 국내 타자는 스물 아홉 황재균(롯데, 15홈런) 뿐이다. 프로야구 자양분인 아마추어 야구에서부터 10여 년 간 거포가 희귀해졌고 프로 무대에서도 장타 특화 선수는 그리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1군에서 자리를 잡더라도 미국과 일본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꾸준하게 KBO리그를 지키는 거포가 아닌 이상 이승엽의 대기록을 넘어설 타자의 등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 이승엽 ⓒ SPOTV NEWS 포항, 한희재 기자

[영상] 이승엽 KBO 시즌 56홈런-통산 300홈런-통산 최다홈런-통산 400홈런 ⓒ SPOTV NEWS 영상편집 박인애,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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