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SPO in 지바, 온에어] '발리슛보다 인터뷰가 어려워' 발랄한 여자 대표

작성일: 2017.12.11 08:00 한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스포티비뉴스=지바(일본), 글 한준 기자, 영상 배정호 기자] “자꾸 추가하지 마요~!” (이민아)

일본과 2017년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 첫 경기에서 환상의 크로스 패스와 발리슈팅으로 골을 합작했던 이민아(26, 현대제철)와 한채린(21, 위덕대). 두 선수는 10일 오후 북한과 2차을 앞두고 가진 훈련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일본전 직후 한국 여자 대표 선수들은 믹스트 존을 빨리 지나쳤다. 일본 여자 대표 팀 감독의 인터뷰가 길어지면서 예정보다 빨리 숙소로 향한 것. 여자 선수들을 만나지 못한 기자들이 많았다. 

경기장에서 숙소가 10분 거리. 선수들은 경기 후 경기장에서 샤워하지 않고 숙소로 이동해 씻으려고 대기했는데, 수중전이 벌어지면서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두 선수는 한결 여유로운 상황에 그때의 기억을 짚었다. 등 번호 10번을 단 이민아는 ‘유럽파’ 지소연이 빠진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일본과 경기에서 이민아의 눈부신 패스 플레이를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은 조회수가 200만을 돌파했다. 미국 원정에 이어 일본 원정에서도 발리 슈팅을 작렬한 한채린도 스타로 부상했다.



본격 인터뷰에 앞서 두 선수에게 여자 대표 팀을 향한 팬들의 성원을 당부하는 코멘트를 요청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축구보다 어려운 두 선수는 서로 “먼저 하라”고 떠밀었다. 막내 한채린은 선배 이민아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여자 대표 팀을 많이 응원해 달라는 간단한 몇 마디였지만 한채린은 계속 혀가 꼬였다. NG가 7번이나 났다. 미국 원정에 취재진이 동행하지 못했기에, 한채린은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선 것이 이번이 처음. “너무 길어요. 생각이 안나요. 다시 할게요.” 어색해 하면서도 한채린은 최선을 다했다. 발리슛보다 인터뷰가 어렵다는 한채린이었다.



본격 인터뷰에 들어간 뒤에도 발언 도중 정적이 흘러 비슷한 질문에 답하기를 여러 차례. 본래 훈련 전 인터뷰는 5분 이내에 끝나는 것이 보통인데, 한채린만 1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됐다. 훈련 시간 전 여유 있게 진행했기에 일정에 무리가 없었다.

방송 경험이 적지 않은 이민아는 땀을 뻘뻘 흘리는 후배를 언론 담당관과 웃으며 지켜봤다. 몇몇 대답에는 코칭을 하기도. 훈련을 위해 들어온 선수들도 인터뷰에 애를 먹는 한채린을 보며 웃었다. 어색해 하면서도 인터뷰 시간마저 즐기는 여자 대표 팀에서, 팀의 좋은 분위기가 읽혔다.

어느새 20대 후반을 향하는 대표 팀 베테랑 이민아도 NG 없이 인터뷰를 마치지 못했다. 거센 바람에 자꾸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도 문제였고, 아무래도 대표 팀 최고 스타인만큼 기자가 원한 코멘트도 길었다. 열심히 숙지하고 연습하려는 이민아에게 몇 마디를 더 부탁하자 “헷갈려요. 자꾸 추가하지 마요”라고 사양하면서도 기어코 부탁한 코멘트를 깔끔하게 다 마쳤다. 




일본과 첫 경기에서 2-3으로 졌고, 이민아 자신도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세계 최정상의 팀 가운데 하나인 일본과 원정에서 접전을 벌인 점은 여자 대표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 줬다. 강적 북한과 경기 전날이지만 선수단은 여유로웠고, 윤덕여 감독도 밝았다. 여자 대표 팀은 동아시안컵을 즐기고 있다. 

늘 그렇듯 가장 좋은 성과는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진심으로 즐길 때 나왔다. 재능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여자 남북전에 대한 기대를 갖기 충분한 현장이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