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SPO 뷰] 펩은 잉글랜드에서도 '점유율 축구'로 선두를 달린다

작성일: 2017.12.11 12:13 유현태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리그 14연승' 과르디올라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우리가 공을 가졌을 때 더 패스를 더 많이 하려고 했다. 그렇게 했다. 패스로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맨체스터시티는 11일(한국 시간) 지역 라이벌이자 '2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마저 2-1로 꺾고 리그 14연승을 달리며 승점 11점 차 선두에 올라섰다. 예상과 달리 세트피스에서 얻어낸 2골이 승리를 불렀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판도가 어느새 '독주 체제'가 됐다. 맨유와 경기는 그 분수령이었다. '전술가'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점유율 축구'라는 자신의 축구 철학을 고수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무관'에 그쳤지만 포기는 없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색을 유지한 채, 몇 가지 전술적 변화와 선택으로 경기를 완전히 주도하며 승리를 완성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뒤 "스탬퍼드브릿지에서와 같은 경기력을 펼쳤다. 다시, 여기 더 큰 무대에서"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즌 맨시티가 이른바 '빅 6'에 포함된 팀들을 상대로 거둔 성적은 4전 4승. 리버풀(5-0 승), 첼시(1-0 승), 아스널(3-1 승), 맨유(2-1 승)까지 모조리 이겼다. 이제 남은 팀은 토트넘 뿐. 17일 토트넘까지 꺾으면 전반기 동안 맨시티를 멈출 팀은 없을지도 모른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킥 앤 러시'의 본고장 잉글랜드를 '패스와 점유율'로 평정하고 있다.


"골 장면들이 깔끔하진 않았다. 그리고 주제 무리뉴 감독은 두 골이나 세트피스에 줬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5년, 30년 동안 이곳(올드트래퍼드)에 와서 경기를 장악한 팀은 많지 않았다. FC바르셀로나나 레알마드리드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심지어 맨유 팬이 맨시티의 감독과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는 것을 봤다. 7만 명의 맨유 팬들은 최고의 팀이 승리했다고 생각하며 경기장을 떠났을 것이다." -개리 네빌(전 맨유 주장,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맨시티의 골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실수가 더해졌다. 수비에 가담했던 로멜루 루카쿠가 불운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전반 43분 케빈 더 브라위너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머리로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다비드 실바의 첫 골에 빌미를 줬다. 후반 9분엔 실바의 프리킥을 오른발로 멀리 차내려다가, 동료 크리스 스몰링의 엉덩이에 맞춰버렸다. 오타멘디는 자신의 앞에 뚝 떨어진 '떡'을 꿀꺽 삼켜버리면서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됐다.

맨시티는 오픈플레이에서 강점이 있는 팀이다. 세트피스는 맨시티의 특기는 아니지만, 강팀이라면 모든 득점 루트를 활용해 골을 터뜨려야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나온다"며 운이 따른 득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수에서 골이 터지는 것은 축구에서 당연한 이치다. 맨유 역시 오타멘디의 헤딩 실수와 파비안 델프의 느린 반응 덕분에 동점 골을 얻을 수 있었다.

득점 장면을 제외하더라도 맨시티가 경기를 완전히 주도했다. 패스 숫자에서 606-325로, 슛에서도 14-8(유효 슈팅 7-5)로 맨시티의 수치가 더 뛰어났다. 점유율은 차이가 더 벌어졌다. 맨시티는 무려 65% 점유율을 기록했고, 맨유는 자신의 홈 경기장에서 35%를 기록했을 뿐이다. 영국 매체 'BBC'는 축구 통계 전문 업체 'OPTA'의 집계를 인용해 2003-04 시즌 이후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한 경기였다고 보도했다.

▲ '의외의 상황' 세트피스에서 나온 다비드 실바의 골.

"뛰어난 경기를 했다. 인내심을 가지려고 노력했고 영리하게 플레이했다. 우리는 역습과 긴 패스를 컨트롤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맨시티가 경기를 주도하긴 했지만 평소와 경기 운영은 다소 달랐다. 풀백들이 공격 가담을 자제했다. 맨시티는 원래 공격 시에 풀백을 좌우로 넓게 배치하고 전진시킨다. 좌우 윙어인 라힘 스털링과 르로이 사네는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을 갖춰 수비수와 1대1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들. 풀백의 전진은 윙어를 살리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맨유전에선 포백은 뒤로 머물렀다. 맨유의 측면 미드필더 마커스 래시포드와 앙토니 마시알의 역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풀백들이 뒤에 머물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또 하나의 '변칙'을 들고 나왔다. 보통 왼쪽 날개로 활약하던 르로이 사네를 오른쪽에 배치하고, 라힘 스털링을 왼쪽 측면에 배치했다. 스털링과 중앙 공격수 가브리엘 제주스는 자주 자리를 바꾸면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활약하도록 만들었다. 전반 중반부터는 아예 제주스가 왼쪽 측면에서 활약했다.

이른바 '반대발 윙어' 배치였다. 왼발잡이 사네는 오른쪽에 배치돼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동료들과 여러 차례 연계플레이를 시도했다. 오른발잡이 제주스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했다. 평소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에 집중했던 제주스는 여러 차례 단독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전반 17분엔 중앙에서 마르코스 로호를 엉덩방아 찧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보였다. 스털링이 폭넓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도왔다. 

'주포'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경기 전체를 벤치에서 지켜봤다. 제주스 카드가 수비적으로도 아구에로에 비해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스는 빠른 전방 압박으로 맨유의 공격을 막는 데도 일조했다. 왼쪽 측면으로 배치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1-1로 전반전을 마친 뒤 부상한 뱅상 콩파니를 교체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의외의 변화를 줬다. 콩파니 대신 일카이 귄도안을 투입했다.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수비로 내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빌드업을 강화하기 위해 페르난지뉴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선택이었다. 전술적 형태는 유지했지만 선수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조금 더 공격적인 형태로 팀을 꾸렸다. 

후반 9분 오타멘디의 득점이 터진 뒤엔 다시 공수 밸런스를 잡았다. '파격'이라 할 만했다. 후반 14분 '공격수' 제주스를 빼고 '수비수' 엘리아킴 망갈라를 투입했다. 페르난지뉴가 다시 중원으로 올라왔고, 다비드 실바가 최전방에 배치됐다. 전형적인 공격수 없이 경기를 운영했다. 실바는 영리하게 '가짜 9번'으로 움직였다. 맨유의 중앙 수비수들은 후방에 물러난 상태로 경기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못한 반면, 실바는 중원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경기에 관여했다. 2선 미드필더들의 침투에서 공격력은 여전히 유지할 수 있었다. 후반 25분 더 브라위너의 강력한 중거리슛도 그렇게 나왔다.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더 일찌감치 맨시티가 승리를 확정할 수도 있었다.

후반 40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리턴패스에서 시작해 로멜루 루카쿠와 후안 마타가 연이은 슛에 무너질 뻔한 위기는 에데르송 골키퍼가 말 그대로 '슈퍼세이브'해 위기를 넘겼다.

▲ 승리를 견고하게 지켰던 에데르송의 슈퍼세이브

"사람들은 잉글랜드에선 그렇게(점유율을 유지하는, 예전 방식대로) 경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에서도 이렇게 경기할 수 있다. 모든 방면에서 우리가 더 나았다."

결과는 '실수'와 '슈퍼플레이'에서 갈렸다. 하지만 경기를 주도한 쪽은 명백히 맨시티였다. 맨시티는 공수 밸런스를 결코 깨뜨리지 않았다. 공격적 날카로움은 조금 포기해야 했지만, 맨시티는 포백을 뒤에 두는 것으로 역습에 대비하면서도 완전히 맨유를 흔들었다.

또한 득점의 시작이 된 코너킥과 프리킥을 만든 것 역시 공격적인 경기를 유지한 맨시티였다. 맨시티는 8개의 코너킥을 얻는 동안, 맨유는 2개의 코너킥을 찼을 뿐이다. 반칙 수에서도 맨유가 16개로 맨시티(10개)보다 많았다. 결국 경기 주도권이 결과로 이어졌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