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시선] '배구 거장 신치용'이 남긴 한마디 "기본이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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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영원한 선수는 없습니다. 오랫동안 좋은 선수로 남으려면 관리 싸움에 들어가야 합니다. 철저하게 프로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재산인 몸을 지켜야죠. 저는 기본만 잘 지키면 이런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이 혁신이죠. 아는 것만 잘 실천하면 됩니다."
복잡함을 버린 간결의 미학, 기본의 중요성, 팀을 위한 희생의 정신, 철저한 프로 의식, 관리의 생명력, 앞에서 열거한 것은 '배구 명가' 삼성화재를 완성했다. 쉬운 것은 실천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신치용(62) 삼성화재 단장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것들을 실천으로 옮겼다. 1995년 창단한 삼성화재는 그해 슈퍼리그에서 우승했다. 감독 재임 기간 동안 그는 삼성화재를 슈퍼리그 8회, 프로배구 V리그 8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전력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그는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도자로 성공했고 한국 배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신 단장은 오랫동안 몸담아온 삼성화재를 떠나게 됐다. 삼성화재 배구단 관계자는 "신 단장님이 단장 직에서 물러나시고 고문으로 가신다. 아직 문서상으로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신 단장은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삼성화재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단장으로도 우승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모두 내 뜻대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회사 인사가 연말에 이뤄지는데 나만 시즌이 끝난 뒤 할 수도 없고 해서 이렇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신 단장은 그룹으로부터 단장 직에서 물러나 2년 임기의 상임고문직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은 팀이 힘들 때 부르면 임시적으로 도움을 준다. 1995년부터 올해까지 22년간 삼성화재를 이끌어온 그의 행보는 멈췄다.

'뼛속까지 배구인' 할 줄 아는 것도 배구요, 가장 잘하는 것도 배구다.
신 감독은 22년간 시즌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현장을 찾았다. 20년은 삼성화재 감독으로, 2년은 단장으로 경기장을 방문했다. 그러던 발걸음이 지난 15일 멈췄다. 새로운 인사에 대한 통보를 받은 그는 15일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린 대전충무체육관을 찾지 않았다. 그리고 단장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18일 전해졌다.
비록 삼성화재를 떠나게 됐지만 신 단장은 '뼛속까지 배구인'이었다. 그는 "앞으로 배구와 관련된 분야에서 기회가 생기면 계속 일하고 싶다"며 "사실 할 줄 아는 것이 배구고 가장 잘 하는 것도 배구다"라고 털어놓았다.
협회와 관련된 일이나 다른 프로 구단, 혹은 TV 배구 해설가 등등 배구와 관련된 일이라면 마음을 열고 고민해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배구 밖에 모르며 걸어온 길이기에 한숨을 돌릴 틈이 없었다. 신 단장은 "이제 시간이 좀 생겼는데 등산을 하며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고 새 길에 대한 고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함없는 배구 철학, 기본이 혁신, 좋은 선수는 관리에서 나온다.
과거 신 단장이 팀의 지휘봉을 잡을 때 그는 "팀의 색깔은 지도자의 배구 철학과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으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신 단장의 뜻대로 기본을 지키고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구단으로 성장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신 단장이 가장 중요하게 주문한 것은 리시브와 2단 연결 등이었다. 선수 개개인에게도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초적인 틀이 완성돼야 탄탄한 조직력을 완성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의 '몰아주기 배구'로 비판을 꾸준하게 받았다. 특정 선수의 눈부신 활약은 일시적인 승리나 연승은 할 수 있다. 그러나 V리그 8회 우승은 단순히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경기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신 단장은 "영원한 선수란 있을 수 없다"며 "프로의식을 가지고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선수는 관리 싸움이다. 기본만 잘 지키면 이를 이룰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선수 관리는 오랫동안 팀 상승의 밑거름이 됐다. 부상은 물론 식단 관리도 선수들이 지켜야할 규칙 가운데 하나였다. 자신을 버리고 팀에 희생하는 정신도 신 단장은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은 삼성화재를 조직력이 가장 탄탄한 팀으로 만들었다.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에 외국인 선수의 고공 강타로 이어지는 전략은 복잡하지 않다. 이런 점은 비판의 도마에 올랐지만 '간결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팀의 색깔과 일치했다.
지난 2010년 열린 삼성화재와 일본 파나소닉 팬서스의 한일 탑 매치에서 가빈 슈미트(캐나다)는 뛰지 않았다. 반면 파나소닉은 외국인 선수가 출전했다. 여러모로 삼성화재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돌도사' 석진욱(41, 현 OK저축은행 코치) 등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에 힘입어 파나소닉을 물리쳤다.
신 단장은 오랫동안 삼성화재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지금은 새로운 배구 인생의 서막을 눈앞에 둔 그는 삼성화재 선수들을 위해 조언을 남겼다.
"아직 선수들과 인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조만간 인사를 하겠지만 늘 이야기하는 것은 기본을 잘 지키라는 것이죠. 선수로서의 태도가 중요하고 자기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지금 삼성화재는 백업 멤버들이 별로 없는데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관리가 더 중요할 때죠. 나중에 올 시즌 우승을 한 뒤 기분 좋게 초대해주면 좋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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