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뷰] 맨시티에 '질식'당한 첼시 전략…바르사전과 무엇이 달랐나
작성일: 2018.03.05 11:21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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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첼시가 무기력하게 맨체스터시티에 무너졌다.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FC바르셀로나와 만났을 때와 비슷한 전략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이번엔 먹혀들지 않았다.
맨체스터시티는 5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첼시를 1-0으로 이겼다. 결과만 놓고 보면 차이가 나지 않으나 내용에선 격차가 컸다.
첼시의 사령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지난달 21일 '안방' 스탬퍼드브릿지에서 FC바르셀로나와 치렀던 UCL 16강전처럼 파이브백 형태로 수비를 구축하고, 최전방에 에덴 아자르, 페드로 로드리게스, 윌리안 스리톱을 뒀다. 개인기가 좋은 아자르가 '제로톱'으로 움직이면서 역습을 이끌고, 수비 가담 능력이 좋은 페드로와 윌리안을 활용해 공수 밸런스를 잡겠다는 뜻이었다. 첼시는 이 전술로 바르사를 잡을 뻔했지만, 수비진에서 빌드업 실수가 나오면서 1-1로 경기를 마쳤다.
맨시티는 바르사 출신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팀을 이끈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공격 전개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첼시는 바르사전과 비슷한 전략으로 나섰다. 맨시티는 사실상 첼시를 수비 진영에 몰아넣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질식'시켜버렸다.
맨시티와 바르사. 공통점이 있어 보이는 두 팀을 상대했지만, 첼시가 손에 든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났다. 무엇이 달랐을까.

◆ 슈팅 10개 기록했던 바르사전
점유율은 경기 내용을 예상하게 하지만, 그 자체로 결과를 설명하지 않는다. 첼시는 바르사전에서 점유율을 크게 뒤졌다.(32%-68%) 첼시는 바르사전에서 공을 잡았을 때 더 효과적이었다. 빠르게 역습을 전개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슈팅 수가 증명한다. 첼시가 10개, 바르사가 7개 슛을 기록했다. 1골을 기록한 윌리안은 골대를 두 번 맞췄는데, 운이 조금 따랐다면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바르사를 침몰시킬 수도 있었다.
바르사가 역습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이유가 컸다. 이번 시즌 바르사는 최전방에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를 두고 4-4-2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가동한다. 공격적인 성향 때문에 수비 라인을 높이긴 하지만, 전방 압박을 적극적으로 펼치진 않는다. 메시와 수아레스는 사실상 공격을 전담한다. 전방 압박보다는 미드필더부터 수비를 전개한다.
첼시는 바르사전에서 수비에 집중했지만 역습으로 나설 땐 적극적이었다. 바르사의 전방 압박 강도가 약해 짜임새 있는 전개가 가능했다.
◆ 슈팅 3개 뿐, 맨시티 전방 압박에 '익사한' 첼시
맨시티와 첼시의 대결도 점유율이나 패스 숫자를 수치로 보면 바르사전과 비슷하다. 대신 내용이 다르다. 맨시티는 강하게 전방 압박을 했다. 첼시는 최후방부터 안정적인 패스를 하지 못했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정도를 제외하면 발밑이 딱히 뛰어난 선수가 없다. 최후방에서 공격의 시작이 투박하니 전방으로 가는 패스의 질도 떨어졌다.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도 강한 압박에 밀려 서둘러 킥을 시도해야 했다. 역습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전반 13분 르로이 사네가 왼쪽 측면에서 전방 압박으로 공을 빼앗는 장면은 경기 전체를 요약하는 장면이었다.
전방 압박은 맨시티의 장점이다. 이번 시즌 맨시티와 첼시의 첫 맞대결,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도 효과를 봤다. 맨시티가 적지에서 첼시를 1-0으로 꺾었다. 당시 경기 뒤 영국 방송 BBC 해설위원이자 잉글랜드 전 대표 공격수인 앨런 시어러는 "맨시티는 팀으로서 공을 빼앗기 위해 다같이 뛰고 압박했다. 첼시는 자기 진영에서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맨시티는 르로이 사네는 속도와 개인기가 특출난 윙어로 수비 가담이 매우 좋다. 반대편 윙어로 출전한 베르나르두 실바는 작은 체구를 활동량으로 극복한 '하드워커'다. 베르나르두 실바는 후반 막판까지 가장 성실하게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도 바쁘게 움직였고, 케빈 더 브라위너와 다비드 실바, 일카이 귄도안도 중원에서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다.
맨시티는 보다 도전적인 패스를 했고, 또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전방 압박으로 첼시의 역습을 늦췄다. 첼시는 계속 자신의 진영에 머물러야 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제공하는 '활동 지역(action zones)' 통계에 따르면 90분 동안 단 11% 맨시티 지역으로 공이 넘어왔다. 반대로 90분 가운데 36%를 첼시 지역에서 머물렀다. 참고로 지난 바르사과 첼시의 맞대결에서는 첼시 지역에서 31%, 바르사 지역에서 19%를 머물렀다. 첼시가 바르사를 위협할 수 있는 공간까지 훨씬 자주 전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콘테가 수비 전술을 고수한 이유…맨시티가 강해서
"더 브라위너와 다비드 실바를 멈추기 위해 간격을 좁혀야 한다. 접근 방식에서 보면 나쁘지 않았다. 의도가 보이지 않았고 수동적인 경기 운영은 지켜보기 어려웠다." -게리 네빌, 현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일단 전술 자체의 선택은 이해가 가능하다. 바르사처럼 공격적인 축구를 막았던 경험은, 맨시티를 상대로도 선 수비 후 역습을 택하도록 했을 터. 하지만 맨시티의 전방 압박에 역습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첼시는 슛 하나를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 45분을 마쳤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실점하면서 경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급한 쪽은 첼시였다. 맨시티는 경기장을 넓게 쓰면서 첼시를 끌어내려고 했다. 무리하게 도전할 필요는 없었다. 첼시가 밸런스를 깨는 상황을 기다리면 됐다. 콘테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애를 썼다. 노력했지만 후반 시작하자마자 30초 만에 골을 허용했다. 선취골을 내준 뒤 회복이 쉽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전술 변화가 늦었다는 지적에도 콘테 감독은 항변했다. 그는 "0-1 상황에서는 언제든 득점할 가능성이 있다. 맨시티에게 공간을 주면 게임이 0-3 또는 0-4로 끝날 위험이 있다"며 "우리보다 강하다고 생각되는 팀을 상대로 할때는 머리를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28라운드 아스널-맨시티전은 첼시에 '타산지석'이 된 경기였을 것이다.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패한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선 맞불 작전으로 나섰다가 또 0-3으로 완패했다. 경기 내용에서도 혹평을 받았다. 맨시티를 맞아 정면 대결을 펼치지 않은 것은 실리적 선택. 콘테 감독의 선택은 어느 정도 이해할 부분이 있다. 다만 맨시티가 너무 강했다.
[영상] [UCL] 첼시 vs 바르셀로나 3분 하이라이트, [PL] 맨체스터 시티 vs 첼시 4분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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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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