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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슈] 사인 훔치기 사례로 본 LG의 진짜 문제

작성일: 2018.04.19 06: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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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선수단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장외 라이벌전을 벌였다. 보스턴이 스마트 기기인 애플 워치를 활용해 사인을 선수들에게 전달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기 영상을 보고 포수의 사인을 읽은 뒤, 더그아웃에 있는 트레이너 등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보스턴은 벌금을 내야 했다. 그런데 정확한 징계 이유는 '사인 훔치기' 그 자체가 아니다. 전자기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치는 행위를 제재할 규정은 없지만 전자기기를 사용해 사인을 훔치는 건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시카고 컵스 조 매든 감독은 사인 훔치기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에인절스에서 코치로 일하던 시잘 자신이 상대 팀의 사인을 읽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면서 "모든 사인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고 했다.

# 토론토 포수 러셀 마틴은 양키스 시절 바톨로 콜론과 배터리를 이뤄 1회에만 8점을 내준 적이 있다(상대는 공교롭게도 토론토였다). 그는 "토론토 타자들이 노골적으로 사인을 전달했다. 어떤 쪽으로 머리를 흔들면 직구, 그 반대 쪽이면 슬라이더라는 식이다"라면서 "그들이 사인을 읽고 있다는 걸 더 일찍 간파하지 못한 내 문제"라고 밝혔다.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사인 훔치기는 그 자체로 금지된 게 아니다. 대신 상대로부터 비난 받을 여지는 있다. 법률적으로 해석하면 구성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책임은 있는 사안이다. 어쩌면 그래서 '빈볼'이라는 '사적 복수'가 용인되는 일일 수도 있다. 나아가 '훔치기'라는 부정적인 어감이 곧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질 수는 있겠다.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이상한 문서가 발견됐다. LG 더그아웃 안쪽 복도 벽에 KIA의 구종별 손가락 사인이 자세하게 적힌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을 한 언론사가 발견했다. LG는 "전력분석과 선수단에 확인한 결과 전력분석에서 정보 전달을 하는 내용 속에 주자의 도루 시 도움이 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이다. 류중일 감독과 양상문 단장은 알지 못한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KBO리그 규정은 어떨까.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에서 사인 훔치기를 다루고 있다. 1항은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 2항은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전달 금지"라고 정하고 있다. 

해석의 여지가 있다. KBO 역시 이 사안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다.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데, 위 규정을 위반했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서를 게시한 것이 정보를 그라운드에 전달한 것인지에 대해 따져볼 필요는 있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LG가 선수들의 능력 부족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데 있을 수 있다. 일종의 전력분석 자료인 사인을 '출력해서' '전시하지 않으면' 선수들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다. 여기에 여론의 역풍으로 지금까지 일군 성과까지 '사인 훔치기'의 결과로 치부되는 일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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