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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글러브' 김광현, 문제는 '후속 동작'

작성일: 2015.07.10 06: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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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빈 글러브로 다급하게 상대 주자를 태그했다. 심판은 아웃 판정을 내렸고 유유히 덕아웃을 향하다 공을 떨어뜨리는 동작까지 이어졌다. SK 와이번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27)은 호투를 펼치고도 팬들의 비난 공세를 받아야 했다.

김광현은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 7⅔이닝 106구 10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강판해 승리는 주어지지 않았으나 기록과 투구 내용을 보면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운 에이스의 호투 경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김광현은 야구팬들의 비난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공이 들어있지 않은 빈 글러브로 아웃 판정을 받은 '치트 태그' 때문이다.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2루. 박석민이 친 타구는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높게 떴다. 포수 이재원이 타구 궤적을 잃었고 3루수 김연훈과 1루수 앤드류 브라운, 그리고 김광현이 한 곳으로 모였다. 타구는 누군가의 글러브가 아닌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튄 공을 잡기 위해 김광현과 브라운이 함께 다가섰다.

공을 잡은 이는 브라운이었으나 김광현의 글러브와 브라운의 글러브가 겹쳤다. 원현식 주심이 포구자를 확실히 포착하기 힘든 위치에 있었고 이 과정에서 김광현이 빈 글러브로 주자 최형우를 태그, 아웃 판정이 나왔다. 삼성 측에서도 그에 대해 항의를 하거나 비디오 판독 등을 요구하지 않아 방송 카메라가 잡은 오심은 그대로 수정 없이 넘어갔다. 그리고 김광현에 대한 야구 팬의 비난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국내 야구에서 거의 모든 선수들은 수비 때 다음 동작을 염두에 두고 공이 글러브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앞서 재빠르게 움직인다. 한 예로 주자 1루에서 런 앤 히트 작전이 나왔을 때, 포수가 타자의 타격과 동시에 2루로 공을 던지는 동작을 취하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미트 내 공 유무 확인보다 일단 빨리 다음 동작을 취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경기 후 김광현은 “태그를 위해 연속 동작을 취한 것이다. 순식간의 일이고 일부러 속이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빠른 동작을 연습하는 선수들의 수비 동작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다.



'선수 본인이 왜 즉시 양심 고백을 하지 않았느냐'에 대한 비난은 냉정히 따졌을 때 어불성설이다. 0-0 팽팽한 순간 상대팀과 주심의 이의 제기가 없는 상황에서 이득을 본 김광현이 굳이 “제 글러브에 공이 없었으니 최형우 선배는 아웃이 아닙니다”라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 달 가까이 침체기에 허덕이고 있는 SK라 승리 열망이 강한 상태다. 또한 김광현이 아니더라도 십중팔구의 선수들은 이 경우 그냥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100%라 하지 않은 이유. 그 양심고백의 전례가 있다.

2012년 5월12일 문학 SK-넥센전에서 2-2로 맞선 2회초 2사 만루. 장기영(개명 후 장민석, 현 두산) 타석에서 송은범(한화)의 공이 바운드되어 3루 측 덕아웃 방향으로 흘렀다. 3루 주자 서건창이 이 틈을 타 홈을 밟았는데 장기영이 자신의 몸에 맞는 볼을 주장, 양심고백으로 인해 서건창의 득점은 없던 일이 되었다. 그리고 이날 넥센은 2-3으로 패했다. 양심고백 주인공 장기영은 이후 '장페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는 칭찬이 아닌 조소의 뜻이었다. 김광현이 만약 이의가 없던 순간 양심고백을 하고 승기를 미리 내줬다면 그는 새 별명 '김페어', '김양심'과 함께 팬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김광현이 비난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 오심 덕택에 아웃카운트를 늘린데다 브라운과 함께 덕아웃으로 향하다 굳이 공을 떨어뜨려 자신이 공을 잡고 있던 것처럼 액션을 취했기 때문이다. 빈 글러브로 태그한 것은 마침 주자가 다가와서 급한 마음에 했다고 볼 수 있어도 그 행동으로 인해 김광현이 저지른 실수를 '의도적 속임수'로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광현은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프로야구 시장에서 리그 대표 에이스가 '치트 태그'로 위기를 넘겼다는 사실은 엄청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팬들의 관심과 애정이 큰 에이스인 만큼 비난 공세도 엄청나다. 경기 후 현장 취재진에게 간단하게 당시 일을 해명한 김광현이 더 자세히 '빈 글러브 태그 사건'에 대해 소명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 김광현 ⓒ 한희재 기자

[영상] 김광현 빈 글러브 태그 ⓒ SPOTV NEWS 영상편집 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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