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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허울만 좋던' 잉글랜드가 달라졌다…투박한 축구는 없다

작성일: 2018.06.03 11: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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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가 본격적 월드컵 준비에 돌입해 좋은 시작을 알렸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잉글랜드는 3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게리 케이힐과 해리 케인이 연속 골을 낚았다. 후반전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승리를 지켰다.

'축구종가.' 영국 축구에 붙는 별명이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축구가 시작된 곳이기에 잉글랜드가 갖는 의미는 크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는 프리미어리그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잉글랜드가 국가 대항전에서 거둔 성적이다. 안방에서 열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언제나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4강 진출도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탈리아나 우루과이야 그렇다치고 코스타리카조차 꺾지 못하고 1무 2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8강 진출한 것이 근래 괜찮은 성과였다.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은 유로96이 마지막이다.

러시아에 나서는 잉글랜드는 어떨까.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까지 가는 길이 쉽진 않겠지만, 분명 허울 뿐인 우승 후보는 아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증명했다. 나이지리아 역시 본선에 출전하는 팀.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지만 경기력 차이는 꽤 컸다.

▲ 이번 월드컵에서 '축구종가'는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잉글랜드는 스리백을 세우고 최전방에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을 세우는 3-1-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경기력은 안정적이었다.

카일 워커, 존 스톤스, 게리 케이힐이 지킨 스리백은 빌드업부터 차근차근 진행했다. 맨체스터시티의 수비수가 2명이나 포함된 수비진다웠다. 흔히 잉글랜드 축구의 특징을 '킥 앤 러시'라고 하지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에선 패스에 기반을 두고 경기를 운영한다. 워커가 포함된 스리백은 발이 느리다는 단점도 보완한다.

스리백을 세웠지만 공격적이었다. 좌우 윙백 키어런 트리피어와 애슐리 영을 공격적으로 전진시켰다. 여기에 전진 능력이 좋고 공간을 잘 활용하는 델레 알리와 제시 린가드가 배치됐다. 그리고 사실상 이 4명의 미드필더를 뒤에서 배치한 에릭 다이어는 공수의 핵이었다. 공격과 수비 밸런스를 맞추면서 적은 수로도 수비적인 안정감을 더했고, 동시에 공격을 시작하는 시발점이 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30골을 기록한 케인과 18골을 기록한 스털링 조합도 좋았다. 1대1에서도 강하고 연계 플레이에도 능숙했다. 스털링은 전형적인 중앙 공격수는 아닌 만큼 측면과 중앙을 활발하게 오갔다. 케인 역시 뒤쪽으로 자주 내려오는 스타일이라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2선에 배치된 선수들이 스털링과 케인이 만든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경기 운영도 한결 세련됐다. 패스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도 달라진 스타일. 전방 압박도 조직적이었다. 전반 39분 케인이 기록한 두 번째 골은 잉글랜드의 달라진 경기 운영을 보여주는 전형적 장면이었다. 전방부터 압박하면서 패스미스를 유도했고 다이어가 앞으로 전진하면서 패스를 끊어 역습을 전개했다. 케인-스털링-케인으로 연결되는 패스로 공간을 만든 뒤, 케인이 강력한 땅볼 슛으로 마무리했다.

나이지리아가 스리백 형태로 전환해 잉글랜드의 투톱에 대응하면서 후반 들어 팽팽한 힘싸움이 벌어졌다. 잉글랜드도 팽팽해진 경기 양상 속에서 쉽사리 나이지리아를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른바 '뻥 축구'는 없었다.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고 후방에서 빌드업도 괜찮았다. 

잉글랜드는 2000년대 들어 선수들의 명성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전술적 짜임새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사우스게이트호는 분명 현재 축구의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선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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