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W르포] 전쟁 아닌 축제, 평화로웠던 한국vs스웨덴 ‘응원대결’
작성일: 2018.06.18 10: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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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한준 기자] 러시아 제5의 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의 번화는 6월 17일 한국과 스웨덴의 응원 대결로 뒤덮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리는 첫 번째 월드컵 경기다. 현지 시간 17일 오후에 진행된 스웨덴과 한국의 기자회견과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오후 5시 30분에 니즈니노브고로드 시정 인사와 체육 영웅이 방문해 미디어센터를 방문한 취재진에 브런치를 제공하며 환영하는 행사가 있었다.
한국과 스웨덴 취재를 마친 기자들은 상당수가 미디어센터에 남았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6시에 열린 멕시코와 독일의 F조 1차전을 미디어센터에서 TV로 모여 관전했다. 예상을 깨고 멕시코가 독일을 1-0으로 꺾자 이곳저곳에서 박수가 나왔다.
스웨덴 취재진도 한국 취재진도 멕시코의 선전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독일이 확실히 3승을 거두고 2위 싸움을 하는 편이 경우의 수가 확실하다. 독일이 멕시코에 패하면서 이어질 스웨덴, 한국전에 더 강한 동기부여를 갖고 달려들게 됐다. 스웨덴과 한국 모두 더 부담스럽게 됐다.
그래도 디펜딩 챔피언에게 패배를 안긴 멕시코의 반란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현장에서 멕시코의 승리에 좌절감 대신 박수를 보낸 한국 취재진을 지켜본 중국 기자는 “한국에 안 좋은 결과가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우리에겐 분명 불리해진 상황이지만, 월드컵과 축구가 주는 재미와 가치는 결과가 전부는 아니다.
멕시코와 독일 경기가 끝나 저녁 8시를 넘긴 뒤 미디어센터를 나와 크레믈링 궁전을 따라 이어지는 니즈니노브고로드의 번화가로 저녁 식사를 위해 이동했다.


팬페스트도 위치한 이곳은 스웨덴 유니폼을 입은 팬들과 한국 대표 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물론 2만여 원정 팬이 왔다는 스웨덴 팬을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이미 볼사야 포크로브스카야 거리가 노란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팬은 약 1,5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원정 팬이 10배 이상 많다. 스웨덴과 러시아는 비행기로 3시간 거리로 가깝다.
양 팀 팬이 뒤섞여 러시아 경찰이 경계를 강화했지만 불상사는 없었다. 오히려 평화로웠다. 거리 한 곳에서 붉은 악마와 스웨덴 팬들이 응원가를 주고 받으며 응원 대결을 한동안 신나게 벌이기도 했다. 월드컵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시민들도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를 즐겼다. 한 기념품점은 한국과 스웨덴의 국기를 걸어두기도 했다.
거리에서 만난 미하일-카트리나 부부는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라며 서로 즐기기 위해 다른 팀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했다. 남편 미하일 씨는 스웨덴 국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었고, 아내 카트리나 씨는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어 응원 팀을 알 수 있었다. 카트리나 씨는 “한국이 2-0으로 이긴다”고 했고, 미하일 씨는 “스웨덴이 2-1로 이긴다”고 했다.
카트리나 씨는 “한국에 손흥민이 있으니 이길 것”이라며 평소 손흥민의 경기를 봐왔다고 하기도 했다.
응원가를 주고 받은 응원대결 외에도 거리에서 한국 팬과 스웨덴 팬은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 이기겠다며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한 팬은 독일이 져버렸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기념사진을 찍고 서로의 국기를 나눠 갖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응원전이 펼쳐졌다.
축구를 전쟁의 대리전이라 비장하게 부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오락이자 여흥이다. 월드컵은 축구전쟁이 아니라 축구축제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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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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