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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CRITIC] “남북회담 때문에 흥행 실패?” 현실 인식 부족한 정몽규 회장 ‘책임 회피’

작성일: 2018.07.05 12:42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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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
▲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신문로, 한준 기자]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은 남북정상회담 등 대형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선수들은 월드컵 16강에 나설 기술 수준이 부족하다. 서울대에 못 가는 아이에겐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해줘야 한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회피했다.

정 회장은 한국의 조별리그 최종전 이후 일주일간 묵묵부답하다 5일 오전 대한축구협회(KFA) 출입언론사 팀장 간담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부끄럽다"는 발언은 있었지만, 이후 이어진 부연 설명에 통렬한 자기 반성은 없었다.

KFA는 4일 오후 긴급 공지를 했다. 5일 오전 10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48개 출입 언론사의 팀장과 정 회장,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홍명보 전무이사가 모여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을 갖자고 했다.

마침내 협회가 소통의 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망스러운 자리였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간담회는 오전 11시 50분께 끝났다. 시간이 부족해 참석한 기자 상당수가 발언하지 못했다. 기자 다수가 “갑작스럽게 공지하고 일정을 잡아 다양한 영역의 질문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가장 아쉬웠던 것은 두 차례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흥행성과 성적, 경기력 등을 추락시킨 정 회장의 책임의식이었다. 정 회장은 이번 대표팀이 유독 인기를 끌지 못하고, 고전했던 이유를 외부에서 찾았다.

◆ ‘정치 이슈 때문에… 선수들 기술 때문에…’ 월드컵 책임론 회피한 정몽규 회장

우선 대표팀이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원인을 유소년 축구 육성 문제라는 거시적인 부분으로 옮겨 4년간 대표팀 운영에 실패한 본인의 책임을 직시하지 않았다. 원론적인 이야기로 뭉뚱그려 본질을 호도했다. 

“월드컵에서 크게 느낀 건 기술 문제다. 여러분도 보시다시피 우리 대표팀은 기술적으로 부족했다. 독일을 이긴 건 자랑스럽지만 투지가 아니라 온전한 경기력으로 이기길 바란다. 기술 문제는 유소년 문제로 귀결된다. 기술적으로 발전하려면 어릴 때부터 기본기를 충실히 갖추고 나이에 맞는 체계적 교육을 해야 한다. 우리는 초등학교 대회부터 힘 좋고 키 큰 선수 위주로 육성하고 개인 기술보다 체력, 전술 훈련을 많이 시킨다. 선수들의 대학 진학도 마찬가지다 웬만한 대학 가려면 전국 대회 8강,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고교팀들은 좋은 성적을 내려고 전국대회에 나가고 입상을 위해 강팀과 대결을 피하려는 게 현실이다. 학부모 지도자 모두 성적에 얽매인다. 이런 교육 제도 문제가 축구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게 안타깝다.”

정 회장의 진단은 한국 축구가 하루 이틀 겪은 일이 아니다. 새로운 고민도 연구도 없는 클리셰를 반복했다. 유소년 육성 투자와 시스템 구축은 이번 월드컵 성적과 관계없이 추진해온 일이고, 추진해야 하는 일이다. 이 자리는 지난 4년간 대표팀 감독 인선 및 대표팀 지원 등 보다 단기적이고 당면한 문제에 집중해야 했다.

이번 대표팀이 유독 응원받지 못하고, 관심을 받지 못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원인도 ‘오진’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실패의 연장선상에 있는 실망감을 읽지 못했다. 

“대표팀의 흥행 가치에 대해, 당장 우리가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얻는 보상은 일단 (국제축구연맹의 월드컵 참가팀 배당금) 800만 달러다. 흥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대형 이슈로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래서 월드컵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를 정도로 흥행이 어려웠다. 그런 와 중에도 대구나 전주에서 출정식을 했는데 관중이 꽉 차서 상당히 좋았지만, 그래도 월드컵을 즐기는 30억명의 축구 광팬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추구 흥행이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이 든다. 이번에 월드컵을 하는지 안하는지는 코카콜라등 몇몇 월드컵 스폰서의 광고를 통해서야 월드컵을 하는구나 느낄 정도로, 우리나라는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알맹이 없는 발언 뒤에, 대표팀의 흥행 부진과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의 침체가 선수들의 기량과 더불어 팬들의 열정 부족이 문제라고 했다. 그 열정을 이끌지 못해 부끄럽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팬들의 열정을 식게 만들었는지 말하지 않았다. 재차 ‘재미없는 경기’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협회가 손대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환경적 특성으로 설명했다. 대표팀 운영 과정의 본질적 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두서없이 여러 주제를 오가며 변명에 급급했다.

“가장 인기가 없던 이유는 일단 정치적 이슈가 워낙 대형 이슈라서... 신문에 5-6페이지가 나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근처에는 상당히 많이 다뤄주시고 노력해서 관심이 있었지만…” 

“여러분도 느끼겠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프로경기도, 축구가 재미없는 축구 하니까 흥행하기 상당히 어렵다. (지도자들이)다들 어떻게 얘기하냐면 회장님이 나 잘리면 책임 질거냐고 한다. 이 순환고리를 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것도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는 훨씬 더 저변 확대를 많이 하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지금은 대학 간다고 제한이 많은데, 축구를 즐겨서 대학 가는 사람, 프로 가서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플랜이 조금씩 분리되는 과정이 있다. 재미있는 축구, 기술 축구를 해야 좋아하는 팬이 있을 텐데, 이런 게 종합적인 문제다.” 

“결국에 또 축구협회 문제라 생각하는데, 협회에서 할 부분도 있고 대학입시 같은 건 여러분도 느끼겠지만 협회가 하기에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군 문제도 있어서 해외 구단이 한국 선수 투자를 주저하기도 한다. 그런 측면이 복합적이다. 사회현상을 다 협회가 해결하기엔 제한이 되어 있다. 그 안에서도 할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하겠다.”

▲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


◆ 어차피 못 갈 16강이었다? 슈틸리케-신태용 직설평가 피한 정몽규 회장

초반 2연패 이후 독일을 꺾고 간신히 반전한 상황에 대해서 정 회장은 만족감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앞선 두 경기를 더 잘 준비했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커야 했다. 대진 추첨 시 이미 우리가 16강에 가기 어렵지 않았냐는 안일한 자세는, 대표팀 운영 과정에 드러난 난맥을 읽을 수 있는 근거로 보였다.

“(지난해) 12월 1일 러시아에서, 다들 조추첨 했을 때 마지막에 한국 일본 두 개 남았고, 우리가 속한 조랑 일본조랑 두 그룹에서, 다들 나도 그랬고 여기 계신 모두가 일본 조에 가면 좋지 않겠나 생각하고, 우리 조를 보고 다들 큰일났다 생각했을 것 같다. 1승이라도 하면 좋겠다 속으로 다들 생각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 경기 다 이길 거라고 기대한 분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16강에 가겠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독일전은 이겼다. 수비하다가, 역습해서 두 골 넣어 결국 해피엔드가 됐다. 내가 보기엔 우리가 독일을 이길 거라고 생각한 분 거의 없고 비길 수 있겠다 정도인데, 2-0 이긴 건 기적적이라고 규정한다. 독일전의 의미가 뭐냐고 따져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심리적 유리천장을 깼다. 우리도 한번 붙어볼 수 있다는 희망적인 걸,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에 줬다. 브라질이나 영국, 여러 회장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받았다. 다들 독일이 워낙 잘하니까 공공의 적이라 생각해서 대표팀을 대신해서 많은 인사를 받았다.” 

정 회장은 슈틸리케 감독 선임이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해 묻자 “이용수 전임 기술위원장이 결정한 것이다.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책임이나 평가를 피했다. 급히 선임되어 시행착오 속에 목표 달성에 실패한 신태용 감독에 대해서도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공도 있고 과도 있는데, 너무 과감하고 지나치게 부각된 게 있다. 공과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측면도 나쁜 측면도 같은 성질에서 나온다. 더 좋은 감독으로 발전할 것이다.”

동석한 김판곤 위원장은 새 감독 선임은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늘 선임위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오후에라도 이런 철학을 가진 분이라고 말씀 드리겠다. 우리 포트폴리오 안에, 벌써 우리가 생각을 그리고, 경기 추적을 많이 했다. 현재 감독도 성향을 파악하고 있지만, 약속 드린대로 포트폴리오 안에 감독을 파악하고 준비되어 있다. 그들이 움직이는 동향도 다 파악하고 있다. 대표 선수들이 배고파하는 부분을 안다. 강력한 대표팀을 셋업할 수 있도록, 어제 기사도 자꾸 연관되는데 유명한 감독이 아니라 철학에 맞는 유능한 감독이었으면 좋겠다.”

홍명보 전무도 “제가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제 느낌은 딱 두 가지였다. 참 많이 힘들었고, 또 하나는 많이 안타까웠다. 그 힘들고 안타까웠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2002년 월드컵에 나가기 전, 1986년, 1990년, 1994년, 1998년의 상황이 많이 오버랩됐다. 거기 가장 큰 것들은 저도 그 당시 느낀 걸 지금 우리 선수들도 아직도 느끼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는 저도 예전엔 뭔가 이걸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항상 뭔가 벽에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한국 축구의 퇴보를 인정했다.

홍 전무는 “지난 3개월 전부터 계속 이런 지금 현장에 있는 모든 걸 파악해서 지금 계속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이런 것들이 반영되지 않고 정책이 되지 않으면 4년 아니라 8년, 12년 후에도 똑같다. 여러분이 다 가고 다른 분이 와도 다 같은 얘기를 할 거다. 지금 이 기회는 하늘에서 내려준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 축구에. 이 기회를 못 살리면 한국축구에 앞으로 더 이상 기회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대적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물론 김 위원장의 말처럼 새 감독을 선임하는 문제, 홍 전무의 말처럼 한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월드컵이 실패한 이유를 냉정하게 짚지 않고, 최종 책임자인 정 회장 스스로가 자신의 실기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음 월드컵 준비 과정도 힘을 받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동석한 김 위원장과 홍 전무의 열성에도 간담회는 박수를 받기 어려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전하지 못한 수많은 질문을 남기고 급히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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