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태의 인니일기] '환영! 축구 대표 팀' 재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를 아시나요?
작성일: 2018.08.12 18:57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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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한국 남자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 팀이 현지 시간으로 11일 밤 12시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기자가 된 뒤 가장 지루하고 힘든 시간은 사실 공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때다.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는 구절처럼 기다리는 김학범호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평소보단 지루하지 않았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또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대표 팀을 맞이하던 현지 교민들과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공항에 맞이를 나온 사람들은 걸개까지 만들어 대대적으로 선수들을 환영 준비를 했다.
대표 팀을 응원하는 문구 아래엔 '재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가 적혀있다. 하나씩 떼어보면 익숙한 세 단어인데 합쳐놓으니 무슨 뜻인지 알기가 어렵다. 직접 물어보는 것이 상책이다. "현지 교민이시죠? 재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가 대체 어떤 단체인가요?"

인상이 푸근한 최문호 씨가 "대한체육회가 인정한 해외 지회라고 보면 된다"고 대답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일본, 미국, 독일, 캐나다, 스페인, 홍콩,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괌, 사이판, 뉴질랜드, 필리핀, 중국, 영국, 말레이시아까지 모두 18개국에 '재외 대한체육회'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한체육회의 공인을 받았다. '재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는 현지 교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축구협회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재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는 전문 선수들이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들로 선수단을 꾸려 전국체전에 참가한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온 '아마추어'끼리 경쟁한다. 최문호 씨는 "(재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 대표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해외동포 선수단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며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다만 일본 선수단에 축구를 패한 것이 아쉽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인도네시아는 축구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한인으로 구성된 6개 팀이 참가하는 축구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유독 축구가 인기가 좋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아마추어 리그지만 치열하게 경기한다. 선수들끼리 워낙 자주 모이다보니 자연스레 친목을 도모하는 효과도 있단다. 온통 인도네시아 말을 듣다가 반갑게 동포를 만나는 기회일 것이다.
질문만 던졌는데 서로 축구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애정섞인 다툼도 벌어진다. "아들 뻘 되는 친구한테 차인 상처가 아직도 있어요.", "에이,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차였는데. 여기 바지만 걷으면 바로 상처 보여드릴 수 있어요."
아시안게임은 그래서 조금 특별한 기회다. 인도네시아에선 보기 어려운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조현우(대구FC),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까지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이 인도네시아를 찾는다. '재인도네시아' 축구 대표라는 정필규 씨는 "당연히 기대하고 있다"며 "대회 준비가 미흡한 점 때문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메달 당연히 가능하다"며 힘줘 말한다.
한국을 떠나온 4일이 지났다. 지독한 교통 체증에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한국에선 별미로 먹던 인도네시아식 볶음밥 '나시고랭'을 물리도록 먹어도 컵라면과 라면이 더 입에 맞는다. 인도네시아에서 분명 즐겁게 보내고 있는데 '집에 가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한다. 공항에서 한국어가 들리기만 해도 반갑다.
오랫동안 터전을 잡고 살아도, 한국에 대한 그리움도 그렇지 않을까. 행복하고 인도네시아를 사랑하지만 한국은 또 다른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국(故國)'이라고들 표현하지 않나. 이번 아시안게임은 인도네시아 교민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팀과 만나고 함께 환호하고 또 즐기는 기회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김학범호는 고국의 팬들 뿐 아니라 축구를 사랑하는 인도네시아 교민들에게도 우승의 기쁨을 나눌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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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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