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1세기 아시아 인어' 김서영 金 보며 다시 외운 '접배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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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신명철 기자] 글쓴이가 초보 스포츠 기자 시절 외웠던 두 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는 수영 개인혼영 경기 순서인 ‘접배평자’인데 이는 무조건 암기했다. 접영~배영~평영~자유형으로 이어지는 레이스가 경영에서 가장 박진감이 넘친다는 선배 설명을 떠올리면서.
또 다른 하나는 근대5종의 세부 종목이다. 이건 머리를 좀 써서(?) 외웠다. “군인이 처음에는 총을 들고 싸우다(사격) 총알이 떨어져서 칼을 빼들고 싸웠고(펜싱), 칼을 떨어뜨리자 말을 타고 달아나다(승마) 말이 쓰러져서 벌판을 달리다가(육상·크로스컨트리) 강에 이르러 헤엄쳐(수영) 부대로 돌아왔다.”
이런 각본을 만들어서 암기했다. 근대5종은 글쓴이가 만든 엉성한 스토리에 나오는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암기는 지속성이 없다. 개인혼영 경기 순서는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아보곤 한다. 이번엔 김서영 경기가 계기가 됐다.
김서영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수영장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대회 신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인 2분8초34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수영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평영 200m 정다래 이후 8년 만이다. 이 종목 금메달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최윤희 이후 36년 만에 나왔다.
뉴델리 대회 배영 100m와 200m에서도 정상에 올라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3관왕이 된 최윤희는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다시 배영 100m와 200m 금메달리스트가 돼 ‘아시아의 인어’로 불렸다.
36년 전이지만 최윤희의 뉴델리 대회 개인혼영 우승 기록은 2분24초32였다. ‘21세기 아시아 인어’ 김서영이 ‘20세기 아시아 인어’보다 15초98이나 빨리 접영~배영~평영~자유형 순으로 200m 물살을 갈랐다.
1979년 충북에서 열린 제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때 서울 은석초등학교 소속으로 배영 여자 100m에서 1분20초75, 200m에서 2분49초08을 기록하며 2관왕에 오른 최윤희는 15살의 어린 나이로 뉴델리 대회에 출전해 같은 종목에서 각각 1분6초39, 2분21초9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4년 뒤 서울 대회에서는 같은 종목에서 1분4초62, 2분18초33을 기록했다. 개인혼영에서는 2분22초30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오래전 일이지만 우수 선수의 기록 향상 곡선은 놀랍게 올라간다.
김서영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개인혼영 200m 한국 최고 기록 2분8초61을 0.27초 앞당겼다.
개인혼영 국내 최강자인 김서영이 스포츠 팬들의 눈길을 끈 건 지난해 6월 부다페스트(헝가리)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김서영은 개인혼영 200m 결승에 올랐다. 한국 여자 수영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혼영 결승에 진출한 것은 김서영이 처음이었다. 김서영은 2분10초40으로 6위를 차지했다. 주목할 것은 순위가 아니고 기록이다. 김서영은 준결승 2조에서 2분9초86의 그때 기준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1년 2개월 사이에 김서영은 자신의 기록을 1초52나 단축했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김서영은 2009년 홍콩에서 열린 동아시아경기대회 개인혼영 200m에서 2분13초65로 동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는 당시 한국 신기록이었다. 15살 때인데 그때와 지금은 5초 이상 기록 차이가 난다.
단순히 차이가 나는 게 아니고 기록이 9년 넘게, 20대 중반에 들어서서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김서영이 쌓아 가고 있는 경력 가운데 눈에 띄는 내용이 있다. 김서영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혼영 400m에 당시 FINA(국제수영연맹) 기준 기록인 4분46초56을 통과해 출전했다. 김서영은 예선 2조에서 8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4분43초99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나머지 7명 선수보다 2초 가까이 빨랐다.
김서영이 따돌린 선수 가운데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평영 200m 동메달리스트인 사라 노르덴스탐(노르웨이)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인혼영 400m 동메달리스트인 조지나 바르다(아르헨티나)가 있었다. 이때 김서영의 역영은 A 파이널에 오르기에는 좀 모자랐다. 36명 출전 선수 가운데 17위였다. 기록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였다.
김서영이 이번 대회에서 세운 개인혼영 200m 기록 2분8초34는 2018년 FINA 랭킹 3위다. 1위는 이번 대회 개인혼영 400m 우승자인 오하시 유이가 도쿄 범태평양선수권대회에서 수립한 2분8초16인데 제 기록을 내지 못해 김서영에게 밀려 은메달을 획득했다. 2위는 미국의 케이슬린 베이커의 2분8초32다. 케이슬린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혼계영 400m 금메달 멤버다. 4위는 캐나다의 시드니 피크렘인데 2분9초7로 상위 3명과 꽤 차이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김서영과 오하시 유이는 개인혼영 200m와 400m 금메달과 은메달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400m에서는 김서영이 좀 밀리지만 주 종목인 200m에서는 김서영의 경쟁력이 확인됐다. 2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26살 김서영과 25살 오하시 유이는 어떤 색깔의 메달을 목에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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