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인터뷰] ‘2014년 금메달 확정 골’ 임창우, “공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작성일: 2018.08.31 10: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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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벌써 4년 전인데. 시간이 참 빠르네요.”
임창우(26, 알와흐다)는 아직 2014년 10월 2일이 생생하다. 울산현대를 떠나 2016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알와흐다로 이적한 임창우는 2018-19시즌을 준비하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소식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그의 축구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는 무려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축구는 오랫동안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했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로 실력을 증명했지만,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에선 좀처럼 우승하지 못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 흐름을 깬 중요한 성과다. 당시 북한과 결승전은 치열했다. 연장전까지 120분간 득점이 없었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 1분, 임창우의 골이 터졌다. 이 골이 아니었지만 한국은 전력 우위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승부차기로 금메달을 가려야 했다. 임창우의 골이 중요했던 이유다.
아시안게임으로 병역혜택을 얻은 임창우는 중동에서 뛰고 있다. 일각에서는 돈을 따른 선택이었다고 지적하지만, 알와흐다에서 3년의 시간을 버틴 것은, 그만큼 성장했고, 인정 받았기에 가능했다. 2017-18시즌 3명이던 UAE 프로리그 한국 선수는 아시아쿼터가 폐지되면서 임창우만 남았다.
임창우는 아시아쿼터가 없는 상황에도 알와흐다와 1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센터백은 물론 레프트백과 라이트백을 오가며 수비의 구심점으로 활약하는 임창우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및 유럽, 아프리카 출신 용병들과 동등한 경쟁에서 이겼다. 임창우의 UAE 도전은 그래서 값지다.
알와흐다는 임창우 입단 이후 2017년 프레지던트컵 우승, 2017-18시즌 리그컵 우승, 2017년과 2018년 슈퍼컵 연속 우승을 이루며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2017-18시즌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알와흐다는 2018-19시즌 리그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본다. UAE 최강으로 꼽히는 알아인과 2018년 슈퍼컵에서 승리해 기대가 크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시안게임 이후 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진 임창우는 2019년 1월 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대한 꿈도 꾸고 있다. 전천후 수비수 임창우는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 라이트백으로 대표팀에 도전장을 내민다. 임창우의 축구 인생을 바꿔놓은 아시안게임, 그리고 도전하고 싶은 아시안컵에 대한 이야기까지. 스포티비뉴스가 들었다.

-아시안게임이 본인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회다. 이번 대회도 보고 있나?
경기는 챙겨보지 못해도 여기에서 계속 소식을 챙겨 보고 있다.
-결승전에서 결승 골을 넣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아직 그때가 생생한가?
보셨겠지만 우당탕한 상항이었다. 당시 앞에서 용재가 건드려서 골라인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그 뒤에 있었지만, 골망을 흔들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공만 본 상태였다. 골라인을 넘은 지 안 넘었는 지 몰랐다. 공만 주시했는데, 운 좋게 (내 앞에) 떨어져서 때렸다. 운 좋게 사이로 들어갔다. 그게 되게 슬로모션처럼 느껴졌다. (웃음) 골 넣고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너무 좋아서 벤치로 뛰었다. 금메달은 케이스에 잘 담아서 본가에 보관하고 있다.
-당시엔 결승전이 남북전, 이번엔 한일전이다. 그때도 지금도 한국의 전력이 가장 강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당연히 이겨야 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로 압박감이 컸을 것 같다. 그때를 생각해본다면?
벌써 4년 전인데, 시간이 빠르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당연히 이길 거라는 생각은 없었다.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이란 생각으로, 뛰든 안 뛰든 한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무실점으로 우승했는데, 선수들이 한마음이 되어서 뛰었던 게 컸다. 특별히 결승전을 앞두고 뭘 준비한 것은 아니라, 한 경기 한 경기가 똑같았다.
그때는 와일드카드가 팀의 전력만 높여주는 것인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정신적 지주의 역할이아주 컸다. (박)주호 형, (김)신욱이 형, (김)승규 형이 당시 와일드카드였다. 경기 전에 다 같이 미팅을 하는데,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졌는데, 많이 덜어주셨다. 주장 (장)현수를 비롯해 그 당시 정신적 지주로 해준 역할 덕분에 부담을 덜고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지금도 (황)의조나 (손)흥민이나, 그 팀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는 것 같다.
-이번에는 23세 이하에 어린 선수도 많다. 결승전을 경험한 입장에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나 조언할 것이 있다면?
저도 그 당시에 첫 경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긴장을 많이 했고,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운 좋게 말레이시아와 첫 경기에 첫 골 넣어서 자신감 생겼고, 수월하게 임했다. 선수들한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자신감을 가지라고 해도 안 가져지는 게 축구다. 경기장에서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자기 포지션에서 할 수 있는 것만 충분히 하고, 초반에만 실수 안 한다면, 자신감은 자기도 모르게 올라온다. 이번 결승전 같은 경우는 일본전이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다. 제가 조언을 하지 않더라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아직 생생한 금메달의 추억 “내 역할 충실하게, 공을 주시했다”
■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이 중요

-그 뒤로 UAE 프로리그의 알와흐다로 이적해 해외 진출을 했다. 박종우와 문창진이 올 시즌 한국으로 오면서 혼자 남았다.
사실 중동에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다. 많은 사람들이 중동에 간다는 것에 대해,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 발전하지 않고 돈만 보고 간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 당시 나는 또다른 기회라고 생각하고 왔다.
한국에 있을 땐 나이도 많이 어렸다. 경기를 하면 형들이 뭘 해줄 거라 생각했다. 경기를 뛸 때 묻혀가는 입장이었다. 중동에 오니까 아니더라. 용병의 입장에서, 팀에서 나에 대한 시선도 다르고, 선수를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이 됐다. 예전과 비교하면, 책임감도 생겼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좋아진 거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진짜 전쟁이라 생각하고 임했다.
그런 면을 팀에서 좋게 봐준 것 같다. 중간중간 위기도 있었지만 연연하지 않고 노력했다. 아시아쿼터가 없어졌는데도 팀에서 재계약 하고 싶다고 해서 그래서 1년 더 계약했다. 아시아쿼터가 없어져서, 똑같이 한 명의 용병이라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하던대로 하면 1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센터백과 풀백을 두루 뛰어왔다. 알와흐다에선 어느 자리에서 주로 뛰고 있나?
예전엔 한자리를 봤다. 중앙수비로 많이 경기 했다. 최근 1년 전부터 왼쪽 풀백, 중앙, 오른쪽 풀백 등 모든 자리를 다 보고 있다. 그러면서 경기를 계속 뛰었다. 어느 한자리 국한되지 않는 상황이다. 팀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계속 뛰고 있다.
■ UAE 3년 차, 아시아쿼터 폐지에도 인정받은 ‘수비의 축’ 임창우
■ 포지션 가리지 않는다, 센터백, 레프트백, 라이트백으로 전천후 활약
■ UAE서 열리는 아시안컵 뛰고파

-수비수는 소통이 중요한데 문제는 없나?
소통은 영어로 하고 있다. 지금 선수들과 계속 발을 맞춰왔다. 경기 중뿐 아니라 밖에서도 얘기를 주고받는다.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경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 소통 문제는 이제 손짓으로 해도 알아들을 정도다. 소통은 아무론 문제가 없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스웨덴 대표로 뛴 마르쿠스 베리를 비롯해 UAE에도 수준 높은 외국인 공격수가 많다. 상대하면서 발전했다고 생각하나?
UAE리그에는 매년 좋은 선수가 온다. 국적과 관계없이 팀마다 좋은 공격수가 두 명씩은 있다. 그 선수들과 부딪혀보면 비싼 선수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거기 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해보니까, 자연스럽게 적응력이 키워진 거 같다.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경기장 안에서나 정신적으로나 경기력 면에서 예전보다 성숙해졌다. 알아인을 상대로 우리가 이겨본 적이 없는데, 올해 슈퍼컵에서 이겼다. 알아인에 스웨덴의 베리가 있다. 좋은 선수다. 베리 외에도 다른 팀에 아프리카와 남미의 국가 대표 선수들이 많다. 요즘 유명한 선수들이 중국에 가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실력이 뛰어난 공격수가 많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알와흐다에서 5번이나 우승했더라. 금메달 경험이 준 노하우가 있나?
운이 좋게 프로에 와서 치른 결승전은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비결이라기보다는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선수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이런 우승 기록이 앞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중동에서 3년째 생활하고 있는데, 여기서 이룬 우승이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자신감이 될 것 같다. 내가 특별히 결승전에 강한 것은 아니다. 그것 보다는 집중력과 자신감을 갖고 한 점에 효과적이었다. 경기 전에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편이다. 특히 결승전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경기 일주일 전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고, 우승컵을 드는 상상을 많이 했다. 우승컵 드는 상상 많이 한다. 우승 시상대에 오르는 두근두근한 마음을 품고 경기에 임했다. 그게 컸다.
-알와흐다가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9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기대가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 유명한 팀이 아니지만 UAE 안에서는 전통 있는 팀이고, 비전 있는 팀이다. 오고 나서 성적이 처음엔 좋지 않았지만, 1년, 2년 지나면서 강해지고 있다. 이번 시즌은 내가 보기에 우리 팀이 가장 강한 시즌이라고 본다. UAE에 와서 리그 우승을 못해봤다. 이번 시즌은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ACL같은 경우는 최근 2년 동안 계속 예선에서 탈락했다. 2019년 ACL은 16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ACL 통해서 한국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더 활약하고 싶다.

-루마니아 명장인 로렌티우 레게캄프 감독과 함께 하고 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등 외국인 감독과 함께 하며 배운 것이 있나?
외국인 감독이라고 크게 다른 것은 없다. 다만 선수들의 심리적인 면을 잘 이용한다. 경기장 안에서도 불같이 화낼 때도 있고, 잘 다독일 때도 있다. 중동 선수들이 특히 정신적인 면에서 약한 부분이 있다. 감독이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훈련할 때도 감독이 선수들을 긴장시킨다. 선수들에 당근 주고 채찍도 줘서 선수들의 능력을 경기장에서 극대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심리를 잘 이용하더라. 선수들을 잘 이끄는 카리스마가 있다. 보고 많이 배웠다.
-지난해 10월 유럽 원정에 오랜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2019년 1월에 UAE에서 아시안컵이 열린다. 벤투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는 데 국가 대표에 대한 꿈도 클 것 같다.
UAE에 있으면서 제 소식을 잘 전해드리지 못했다. 팀에서 잘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 대표팀은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개인적으로 팀에서 잘하는 것이 우선이고, ACL에 나가서 내 존재감을 보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표팀에도 내 소식이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UAE에서 열린다. 그런 점에 대해 한번 뛰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동안 대표팀에 몇 번 가봤지만 뛸 기회가 많지 않았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뛰어보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언젠가 대표팀 들어가게 된다면 제가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인 오른쪽 풀백으로 한번 뛰어 보고 싶다. 팀에서 잘하는 게 우선이다. 이번 시즌이 내일모레 시작한다. 부상 없이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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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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