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대담] 신태용의 월드컵 복기, 돌아보니 아쉬운 것들
작성일: 2018.08.31 15:00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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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세종대학교, 한준 기자] “지금까지 저와 함께 축구를 해온 분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신태용 전 대표팀 감독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섰다. 한국축구과학회가 31일 주최한 컨퍼런스 축구과학과 축구 2018에 참석해 이용수 한국축구과학회 회장과 대담 형식으로 지난 월드컵을 돌아봤다.
언론 인터뷰를 고사해온 신 감독이 공개 석상에서 월드컵 복기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은, 자신이 한 경험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서다. 이용수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축구과학회는 이날 컨퍼런스에 신 감독과 대담 외에 이재홍 전 대표팀 피지컬 코치, 폴 발섬 스웨덴 대표팀 피지컬 코치 등을 초빙해 월드컵을 통해 드러난 축구 전술 및 훈련 트렌드를 짚었다.
오전 순서의 하이라이트는 신 감독와 대담이었다. 30여분 간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용수 회장이 논란이 되었던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질문했고, 신 감독도 솔직하게 답했다. 월드컵 기간 공식 회견을 통해 설명한 것과 겹친 부분도 있었지만, 새로운 이야기도 많았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쉬었던 부분은 플랜A로 삼은 주력 선수들의 연쇄부상으로 오스트리아 전훈 출국 전까지 28명의 선수를 선발해 선수 실험을 하느라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부분이다. 신 감독은 장단점이 있었다면서, 아쉬웠던 점으로 선수들이 첫 소집부터 경쟁에 놓여 큰 스트레스를 받은 점은 분명한 단점이었다고 했다.
“28인을 뽑게 되니까, 장점은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 끈을 놓지 않고 경쟁적이 왰다. 그런데 월드컵 가서도 한 달 내내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데, 소집하고부터 바로 이런 스트레스 준다는 것이 힘들었고, 단점으로 생각됐다. 후임 벤투 감독님이 어떤 식으로 할지 모르겠지만, 내게 물어본다면 그런 부분에서 얘기하고 싶다.”
스웨덴전 운영에서 아쉬움으로 지적된 김신욱 선발 출전과 수비 라인을 뒤에 형성한 부분에 대해선 새로운 이유를 설명했고,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고의로 수비 라인을 물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4-4-2로 만든 플랜A를 스웨덴전에 생각했지만, 권창훈 선수와 이근호 선수 염기훈 선수, 공격 라인에 이런 선수들이 부상 당하면서 플랜A 가동시키지 못했다. 김신욱 선수를 왜 선발로 했냐면, 세트피스 상황등 장신인 스웨덴을 상대로 높이에서 지다 보니 김신욱의 높이 활용하고자 했다. 전술은 4-3-3이었는데 양 날개로 황희찬, 손흥민을 활용하려 했다. 김신욱이 최근에 내가 대표팀 감독 맡으면서 가장 결정력이 높았다. 선제골을 주지 않고 김신욱을 활용하자는 부분 생각하다 보니 쓰게 됐다.”
“처음에는 상대 지역까지 우리가 압박을 강하게 해서 좋았다. 상대가 당황하면 자기 경기를 못해서 좋은 효과를 본다고 판단했따. 박주호가 갑자기 부상아로 나가면서 수비 조직이 흔들렸다. 스웨덴은 자기들이 볼을 안정적으로 돌리면서 하프라인 넘어오게 만들고, 토이보넨, 베리 등 192cm, 189cm의 높이를 활용한다. 포르스베리와 클라에손이 안으로 점령한다. 전방 압박을 하면 간격 20미터를 벗어나면 안된다고 했는데, 40미터 이상이 벌어진다. 그러면 세컨드볼을 도저히 커버하지 못해 밀려내려 왔다. 사이드 윙포워드가 좁혀 오면서 경기를 풀고, 양 쪽 사이드에 루스티그와 아구스틴톤이 오버랩을 나가서 활용했다. 실질적으로 손흥민, 황희찬 선수가 풀백이 나간 것까지 커버해야 했다. 우리가 P2 지역에서 커버하고 빠른 역습을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경기 중에 자꾸 우리 쪽에 공간 밀려나오니까 손흥민과 황희찬이 P3까지 밀려내려와서 역습을 못나간 게 가장 아쉬웠다.”
신 감독은 대회 기간 쏟아진 장현수에 대한 맹비난은 물론 자신을 향했던 비난, 대회 전부터 이어진 부정적 여론이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트린 점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감독 입장에서 그런 게 힘들다. 조금 잘하면 최고라고 하고, 한번 잘못하면 죽일 놈이 된다. 그런 부분에서 감독인 내가 먼저 힘든 부분 내색하지 않고 허허실실 웃으며 장난을 치고 다가갔다. 실수해도 질책보다 포옹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미 우린 가기 전에 너무 두드려 맞아서 사기 저하가 왔다. 그런 부분에서 앞으로 우리 축구팬들이나 국민들, 미디어도 대회를 하기 전에는 우리 팀이 최대한 잘하게 응원의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에서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러시아 월드컵에 처음 도입된 경기 중 비디오분석 활용에 대해서도 한국 축구가 관련 저변이 확대되고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분석관, 코치 등 3명이 관중석으로 올라가서 직접 영상을 쏴줄 수 있는데, 그걸 바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캡쳐를 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아시아권에서 한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세계에서 한다면 냉정히 말해 우리에겐 플러스보다 마이너스다. 우리보다 잘하는 팀과 경기한다. 우리는 한방을 준비하는데, 그 한방을 위에서 보고 상대가 대비할 수 있다. 그러면 약팀이 이길 방법이 없다. 물론 이번에 바로 분석해서 하프타임에 얘기할 수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됐다. 우리도 영상 파트나 비디오 분석관이 더 발전해야 한다. 이를 활용을 위한 인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걸 느꼈다.”
신 감독이 월드컵을 경험한 뒤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지적한 것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오래전부터 로드맵을 만들지 못해 벼락치기를 해야 했던 것이다. 최소한 2년 전부터 모든 것을 준비해둬야 한다고 했다.
“협회에서 지원을 잘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협회에선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인력을 최대한 많이 지원해줘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많았다. 대표팀이 전혀 불편함 없도록 지원해줬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다. 조추첨 때부터 로드맵을 짰다. 아쉬운 점은, 우리가 월드컵에 나간다는 가정하에 움직여야 한다. 나간다고 가정하고 최소 2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 레오강,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의 환경도 장소도 좋았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할 때 훈련장과 경기장이 안잡혀 멀었고, 이동시간이 많이 걸렸다. 일본은 이미 지난 월드컵이 끝나고 4년 전부터 준비했다. A매치 섭외 과정도 아쉬웠다. 미리 준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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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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