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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데이터 따라잡기]비행 시간 2.3초, 정수빈 가치가 증명된 시간

작성일: 2018.09.30 21:47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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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은 올 시즌을 사실상 외국인 타자 없이 치러 냈다. 외야 한 자리에 구멍이 생긴 시즌이었지만 끝내 퍼즐을 메워 줄 외국인 선수를 찾지는 못했다.

대신 정진호 조수행 등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빈자리를 메워 줬다. 그들의 쏠쏠한 활약이 있었기에 두산은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9월이 지난 뒤엔 그나마도 걱정거리가 사라졌다. 정수빈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정수빈이 돌아오며 두산은 그나마 쥐고 있던 반슬라이크 카드까지 내던져 버렸다. 그만큼 정수빈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걸 뜻한다.

정수빈은 복귀 이후 대단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산의 기다림에 200% 부응하고 있다.

복귀 이후 치른 20경기에서 타율 3할6푼3리, 2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4할1푼1리의 높은 출루율과 4할7푼5리의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뽐내며 잠실벌의 중원을 빠르게 다시 장악했다.

단순히 드러나는 숫자만으로는 정수빈의 능력을 모두 평가할 수 없다. 세부 지표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비에서 공헌도 또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수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많지 않다. 그러나 타구의 방향과 스피드, 타구 발사 각도, 수비 위치, 수비수의 첫발 스타트, 수비까지 걸린 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트랙맨 시스템의 힘을 빌리면 그의 능력이 어떤 것인지 수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9월 30일 잠실 LG전에서도 정수빈의 가치는 빛을 발했다.

상황은 두산이 2-0으로 앞선 2회초에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들어선 LG 채은성은 볼 카운트 2-2에서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의 5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빠른 타구를 날렸다.

아주 잘 맞은 타구였다. 그러나 어느새 달려 온 정수빈에게 막히며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끝이 났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정수빈의 플레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채은성의 타구가 정수빈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3초였다. '딱' 하는 순간 스타트를 끊었기에 가능한 캐치였다는 걸 뜻한다. 정수빈은 2.3초만에 10.6m를 달려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이 타구를 건져 냈다.

평범한 플라이 같았지만 타구 발사각과 스피드 등을 고려했을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트랙맨 시스템이 게산한 이 타구의 안타 확률은 98.1%였다. 정수빈의 캐치는 1.9%의 가능성을 살려 낸 호수비였던 셈이다.

수비수들의 몸을 날린 호수비는 투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세상의 그 어떤 호수비도 아무렇지도 않게 평범하게 공을 처리해 주는 것 만큼 투수를 편안하게 해 주지는 못한다. 투수들은 맞는 순간 결과를 직감할 수 있다. 채은성의 타구는 맞는 순간엔 안타에 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수빈이 이 공을 별 일 아니라는 듯 건져 냈다. 이용찬이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장악하는 데 매우 큰 힘이 된 수비였다.

타구 비행 시간 2.3초만의 캐치. 큰일을 아무렇지 않게 처리해 낸 정수빈의 수비는 이날 이용찬의 완투승을 만든 여러 요소 중 중요한 일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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