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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 가방 속 글러브 2개, 그 속에 담긴 의미

작성일: 2019.02.01 11:04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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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근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정근우는 스프링캠프를 떠나며 가방 안에 글러브(1루 미트 포함)를 2개 챙겨 넣었다. 지난해 캠프를 떠날 때와 가장 큰 차이는 글러브 개수였다.

정근우는 2루수다. 2루수로서 골든 글러브만 3번을 차지했다. 국가 대표도 단골 손님이었다. 한국 야구의 영광과 함께한 대표 2루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변화가 생겼다. 주전 2루수 자리를 내놓고 1루로 옮기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시즌 초반, 2루수로서 실수가 너무 많았다. 수비에 대한 부담은 공격에 대한 무게감으로 이어지며 혼란을 겪었다. 마침 한화 1루엔 마땅한 선수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정근우의 1루 전향이 이뤄졌다.

그에겐 전 세계 1루수 중 가장 작은 선수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이래저래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근우는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감정을 표출하지도 않았다. 팀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것으로 충분했다.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1루수로 활약했고 팀이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타자로서도 여전한 기량을 보여 줬다. 타율 3할4리 11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107경기 밖에 뛰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장타율이 4할6푼1리로 높아지며 중,장거리포 능력을 보여 줬다.

이제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있다. 모든 것은 리셋이 됐다.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루수로서 명예 회복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며 도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근우는 조용히 글러브 2개를 챙기는 것으로 각오를 대신했다. 올 시즌에도 팀이 필요로 한다면 2루수가 아닌 1루수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 줬다.

정근우는 "누구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나보다 후배들의 수비가 더 안정적이고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친구들을 2루수로 쓰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고 1루에 무조건 내 자리가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자리이건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는 생각뿐이다. 수비 능력에 대한 판단은 내가 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늘 그래 왔던 것 처럼 야구를 진지하게 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팀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걸 실천에 옮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자리는 중요치 않다. 2루건 1루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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