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와 투혼 사이’ 권혁의 불꽃 2년, 결국 선수만 손해였다
작성일: 2019.02.02 09: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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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년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한 권혁은 대전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경력이 하락세”라는 의구심을 완전히 지웠다. 그는 팀이 필요할 때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많이 던지고, 또 잘 던졌다. 더불어 한화의 ‘불꽃’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력 이상의 팀 공헌도였다.
권혁은 한화 이적 전까지 한 번도 단일시즌 81이닝 이상 소화가 없었다. 그런 그가 2015년 78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졌다. 투구수는 2098구였다. 선발 등판 한번 없이, 모두 중간에 나가 기록한 수치였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순수 불펜으로 2000구 이상을 던진 투수는 권혁이 유일하다. 권혁은 2016년에도 66경기에서 95⅓이닝을 던졌다.
누군가는 의심했다. ‘혹사’라고 했다. 누군가는 2016년 기록을 두고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결과론적으로 말하기는 쉽지만, 그 ‘결과론적’으로 권혁은 후유증을 앓은 듯 보인다. 2016년 말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시즌을 완벽한 몸 상태에서 시작하지 못한 결과 2017년은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6년 3.87이었던 평균자책점은 2017년 6.32까지 뛰었다. 일회성이 아닌, 계속 주사를 맞으며 던졌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FA 계약 마지막 시즌에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역시 어깨와 팔꿈치가 완벽하지 않았다. 허벅지까지 문제를 일으켰다. 그 사이 한화는 불펜을 재정비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하며 리그 최고 불펜 타이틀을 차지했다. 권혁의 이름이 점차 잊혔다. 시즌 중반 1군에 다시 올라왔으나 중용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16경기 출전에 그친 이유다.
FA 계약은 4년이다. 권혁은 앞선 2년간 207⅓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마지막 2년은 42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급기야 올해는 1군 전지훈련 명단에서도 빠졌다. 연봉 삭감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1군 전력에서 배제됐다고 생각했다. 이제 만 36세가 된 권혁은 뛸 곳이 필요했다. 고심 끝에 방출을 요구한 배경이다.
한화가 권혁을 홀대했는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직전 시즌 성과가 크지 않았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권혁 없이’ 불펜을 구성하며 자신감을 얻은 한화이기도 했다. 때문에 2군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계획을 짰다. 2년 전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권혁의 하락세, 그리고 한화 불펜의 재정비가 만나 이는 현실이 됐다. 2015년과 2016년 공헌도 보상을 요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가 있었다.
결국 한화도 1일 권혁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선수를 계속 붙잡기보다는 새 기회를 열어주기로 했다. 권혁도 한화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권혁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팀이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모든 게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에 팀에 폐를 끼치고 나온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라고 했다.
사실 2년간 권혁도 얻은 게 있었다. FA 계약으로 큰돈을 벌기도 했고,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며 팬들의 큰 사랑도 받았다. 선수 생활에서 잊지 못할 시기였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잃은 것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반등하지 못한다면 더 그렇다. 한화는 투자 금액을 첫 2년에 회수했다. 당시 코칭스태프도 권혁으로 얻은 게 많다. 어쩌면 손해는 선수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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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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