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인터뷰S]'사바하' 박정민 "캐릭터에 감정이입, 슬픈영화로 느껴졌다"

작성일: 2019.02.27 08:00 이은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영화 '사바하'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박정민은 꾸준히 도전한다. 자신이 해본 적 없는 캐릭터, 장르에 끊임없이 등장하고, 대중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사바하'의 나한 역시 지금까지 박정민이 보여준 적 없는 인물이다.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은 박목사가 마주하는 의문의 인물 중 한 명인 미스터리한 정비공 나한 역을 맡았다.

나한은 한적한 마을의 평범한 정비공으로, 늘 무표정한 얼굴로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 영월 터널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철진이 자살하던 날, 그와 함께 있었던 장본인으로 실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나한은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사바하'의 장르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 몫 한다. 의문의 사건이 일어나고, 기괴한 꿈을 꾸고, 음산한 분위기는 나한의 외적인 모습과 그의 어두운 낯빛이 완성시킨다.

하지만 박정민에게 나한은 슬픈 인물이었다. 죄가 있는 아이, 죄의식에 파묻혀 사는 소년이 나한의 시작이었다. 나한에게 감정이입을 한 상태에서 '사바하' 역시 슬프게 느껴질만 했다.

"나한이 슬펐다"고 말한 박정민을 만났다. 외적인 모습부터 내적인 감정까지 차근차근 나한에게 빠져들었고, 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재미있는 시나리오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한 후 나한이 힘든 캐릭터라는 것을 알아 차렸다고 웃어보였다.

▲ 영화 '사바하'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 제공|CJ 엔터테인먼트

-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때 어떤 느낌이었나.

"시나리오 받았을 때는 나한 역을 봐 달라고 해서 그 위주로 봤다. 항상 나에게 들어온 역할 위주로 보는데, 어느순간 시나리오를 보고 있더라.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인물보다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감사하다고 해보겠다고 했다.

나한은 전사가 있다. 죄가 있는 소년이었다. 죄의식에 항상 파묻혀서 지내던 아이를 구원해준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 선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이 악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죄의식을 느끼지만 애써 감춘다.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뭔가 마주했을 때 터져 나오는 그 친구의 나약함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한은 악인지 알면서도 왜 그를 따랐나.

"죄가 있는 아이다. 가족은 없고, 엄마에게 조금 정을 줬는데, 돌아가셨다. 죄의식이 있지만, 사람들에게는 동정을 받을 수도 있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죄의식에 살았는데,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서 자기를 아들로 삼아주겠다고 하고, 너는 별이 될 것이다고 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해준다. 기댈 곳이 생긴 어린 소년이었다. 그 사람 말을 들으면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 '사바하'가 끌렸던 특별한 지점이 있었나.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고, 그런 언어들이 많이 나오는 시나리오였다. 그냥 '그래서 어찌 되는거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단서와 인물이 나오고, 추리해 나가는, 어쨌든 글이기 때문에 반전이 크게 느껴진다. 시나리오의 에너지가 대단했다. 하기로 하고 나서 보니까 그 안에 감독님이 연구했던 재미있는 의미, 상징들이 녹아 있더라."

- 그래도 많이 힘든 캐릭터였는데.

"선택을 하고보니 힘든 캐릭터였다. 나는 나한에게 감정 이입이 돼 있어서 이 영화가 좀 슬프더라. 엉엉 우는 그런 슬픔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쓰렸고, 나한이 가여웠다. 저렇게 살지 않아도 됐을텐데, 자의가 없는 사람이다. 한번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본 적이 없는 아이다. 누군가에게 넘어가서, 누군가가 괴롭혀서, 자신의 선택을 통해 살아본적이 없는 친구가 결국 이렇게까지 가니까, 자신의 선택을 했을때는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 좀 슬프더라."

- 비주얼도 많이 독특했다.

"노란 머리에 옷도 누추하다. 그게 다 인줄 알았는데, 얼굴에 뭘 뿌리더라. 영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내가 또 외모가 뛰어난 배우는 아니다. 하하. 박목사와 대비를 많이 줬다. 모노톤의 삶이다. 나한도 그런 비주얼이면 두 사람이 협력관계가 될 것 같았다. 동질감보다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비주얼을 원했다."

▲ 영화 '사바하'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 제공|CJ 엔터테인먼트

- 이정도로 깊고 어두운 인물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빠져나오기 어렵지 않았나.

"이정도로 깊고 어두운 세상에 사는 사람의 깊은 감정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빠져 나오는게 힘들지는 않다. 빠져 나오는 것은 오래 안걸린다. 그저 4, 5개월 나한으로 불렸다. 그 이름을 떠나보내는 시간이 서운했다.

이 영화를 정말, 유독 좋아했다. 내가 좋아했던 현장이고, 나한으로 살았다. '이제 이 이름을 쓸수 없구나' '불릴 일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조금 서운하고 섭섭했다. '사바하'가 유독 그랬다. 내가 처음 해보는 장르, 처음 시도해 보는 건데 재미있고 잘 나오는것 같으니까, 내일은 또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어느순간 이 현장을 좋아하게 됐다. 끝날때 조금 울컥 하더라. 변산을 떠나보낼때와 다른 눈물이었다."

- '그것만이 내 세상' 때 느낀건데, 작품을 하면서 기술을 습득하는 것 같았다.

"하하. 이번에는 습득할 기술이 없었다. 그래서 뭔가를 안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좋았던 것이 그 어떤 인물도 도드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배우의 연기력이 폭발해서 튀는 영화가 아니다.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것 같았다. 모든 인물들이 영화에 묻혀 있는 느낌이 좋았다."

- 이재인과의 호흡은 어땠나.

"이재인은 굉장히 수줍음이 많은 소녀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 서면 에너지가 변한다. 극중 캐릭터처럼 갑자기 날 째려보고 잘 한다. 풍기는 에너지 자체가 다르다. 촬영을 할 때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 그 나이의 에너지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yej@spotvnews.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