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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박스 인터뷰] “많이 돌아오지 않았다” 하재훈의 2막은 끝판대장을 꿈꾼다

작성일: 2019.05.07 13:24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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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한희재 기자] 얼굴에는 긴장의 흔적이 전혀 없다. 그런 선수가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한가운데 펑펑 꽂아 넣는다. 구위는 물론, 기백이 살아있는 투구다. 팬들의 속이 뻥 뚫리는 시원시원한 피칭이다. 하재훈(29·SK)의 이야기다.

하재훈은 올해 SK가 설정한 체크포인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고 있다. 이미 SK의 기대치에 훨씬 더 빨리 도달했다. 그리고 훨씬 더 멀리 갔다. 하재훈은 6일 현재 시즌 18경기에서 4승1패4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12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13경기에서는 실점이 단 하나도 없다. 이제는 팀 마무리 구도의 핵심적인 선수로 부상했다.

사실 지난해 이맘때쯤만 해도 하재훈이 이런 성적을 낼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많은 이들은 그를 야수로 봤다. 실제 스스로 자신 있는 포지션도 야수였다. 투수는 그렇게 깊이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지난해 SK 스카우트팀의 방문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SK는 하재훈을 투수로 보고 있었다.

▲ 필드박스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SK 하재훈 ⓒSPOTV 영상 캡처
하재훈은 “당시 독립리그 휴식기라 공을 던질 상황은 아니었다. SK 스카우트팀에서 ‘공을 던지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처음에는 ‘안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다”고 떠올리면서 “그런 기억에 SK가 나를 지명하면 투수로 뽑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팀이 있다면 NC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팀들은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혼란스러웠다. 야수에 대한 미련, 투수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이 같이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뛰던 시절 수술을 받은 손목이 걸렸다. 하재훈은 “거의 깁스를 하듯이 묶어놓고 스윙을 했었다”고 말하면서 “투수로서도 못던질 것 같지는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게 ‘투수 하재훈’이 탄생했다. 

마음을 다잡은 하재훈은 누구보다 성실히 겨울을 보냈다. 그리고 SK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완벽하게 입증했다. 혹자는 포커페이스와 강심장, 그리고 패스트볼 위주의 정면승부에서 오승환(콜로라도)의 KBO리그 초창기 향기가 난다고 했다. 하재훈은 “4번타자든 9번타자든 아프지 않고 내가 마음껏 공을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투구 이상향을 설명했다. 

▲ 투수 하재훈은 팬들에게 신뢰를 주는 불펜투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SPOTV 영상 캡처
출발이 좋다는 데 일단 만족하는 하재훈이다. 하재훈은 “일단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 출발이 안 좋으면 내내 고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발이 좋으니 앞으로도 자신 있게 투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큰 부담을 갖지는 않으려고 한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긴 하는데 그런 부담은 줄이려고 한다. 그런 것에 부담을 가지면 마운드에서 타격이 올까봐 내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덧붙인다.

너무 좋은 성적에 외국에서 보낸 시간이 아까울 법도 하다. 그러나 하재훈은 “많이 돌아오지는 않은 것 같다. 많이 못했으면 그런 생각이 들었을 텐데, 내 것을 충실히 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지금이 출발점”이라고 했다. 

한국 생활은 즐겁다. 무엇보다 가족이 기뻐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하는 하재훈이다. 하재훈은 “아이가 처음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을 때 아빠는 언제 던지느냐고 물어보더라. 이제는 아내가 TV로 중계를 볼 때 아이도 같이 본다”고 흐뭇하게 웃으면서 “외국에서 나만 외로운 게 아니었다. 아내와 아이도 다같이 외로웠다. 그걸 보상해주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확실한 동기부여로 무장한 하재훈은 “중간에 몇 번 흔들렸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 응원을 보답할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하재훈이기도 하다. 하재훈은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이 경기는 끝났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끔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야수 하재훈이 아닌, 투수 하재훈의 새 목표가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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