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 김동현 영상 기자] "A매치 기간에는 대표팀에 와서 일정을 따르는 것이 맞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완고하면서도 장기 계획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선수 활용에 대한 욕심도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 2연전(호주, 이란)에 나설 명단 25명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크게 세 가지 화두가 있었다. 오는 6월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결승전을 치르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지연 합류 여부다. 토트넘이 우승이라도 한다면 우승 세리머니 등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는 늘 최고의 선수를 선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기본 생각은 소집 외 기간에는 선수가 소속팀 일정을 따라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에는 기본적으로 대표팀에 와서 일정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흥민과 벤투 감독이 생각처럼 많은 기간을 호흡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A매치에 빠졌고 올 1월 아시안컵도 조별리그에 뛰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제가 부임하고 합류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사전 부임 전 토트넘 구단과 축구협회의 합의로 12월 소집도 없었고 아시안컵 조별리그에도 없었다. 이번에는 여건이 됐고 맞춰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불렀다. 다른 것보다 오직 UCL 결승전에만 집중해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의 발탁도 눈에 띈다. K리그2에서 7골로 득점 부문 2위다. 벤투 감독은 "이정협의 특징, 능력을 유심히 관찰했다. 모든 선수를 분석할 때 과거 대표팀 경기력을 분석한다. 이정협도 마찬가지다. 그와 더불어 소속팀에서 보여준 것을 두루두루 점검했다. 우리 플레이스타일에 충분히 적응할 자질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태환(울산 현대), 손준호(전북 현대) 등 K리거 발탁도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대표팀 선발은 꾸준한 관찰에 의한 결과다. 두 명은 다른 포지션에서 뛴다. 대표팀에서 통하는지 점검하려고 호출했다"고 강조했다.

▲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의 이정협(가운데) ⓒ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이정협을 선발한 이유는

"이정협의 특징, 능력을 유심히 관찰했다. 모든 선수를 분석할 때 과거 대표팀 경기력을 분석했다. 이정협도 마찬가지다. 그와 더불어 소속팀에서 보여준 것을 두루두루 점검했다. 우리 플레이스타일에 충분히 적응할 자질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이청용, 지동원, 정우영이 제외됐는데

"이청용은 리그 최종전 직전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서 소집하지 않았다. 지동원, 정우영은 리그 최종전까지 출전했다. 그러나 지동원은 지난 3월에도 무릎 통증으로 되돌아갔다. 불편감이 있다고 들었다. 비시즌 새로운 구단으로 가야 하는데 배려 차원이다. 정우영은 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 발목 통증이 있어서 무리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결승전으로 합류 지연 가능성이 있는데

"손흥민과는 이미 연락을 취했다. UCL 결승전에 나선다는 것이 인생에서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거기에 집중하고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그 순간을 즐기라고 했다. 대표팀은 시간을 가져도 되니 UCL 집중을 말했다. 지연 합류 가능성이 있다. 권창훈이나 이승우도 소속팀 일정이 끝나지 않았다. 늦게 오지 않을까 싶다. 대표팀 합류 시기나 몸 상태를 확인하겠다."

-시즌이 끝나지 않은 핵심 선수들이 늦게 합류해도 괜찮은 것인가. 팀 운영에 문제는 없나

"항상 순간마다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감독 입장에서는 늘 최고의 선수를 선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기본 생각은 소집 외 기간에는 선수가 소속팀 일정을 따라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에는 기본적으로 대표팀에 와서 일정을 따르는 것이 맞다. 그래도 상황이 있다. 순간마다 필요하고 고려를 할 사항, 개별적인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손흥민을 불러도 된다고 판단했다. 6월에는 유럽도 그렇지만, A대표팀에 시즌 종료 후 온다. 시즌이 길어지는 영향이 있지만, 대표팀 특성상 손발을 맞춰 훈련할 시기가 짧아진다. 나중에 예선 등 준비에 있어 도움이 된다고 봤다. 손흥민은 제가 부임 후 합류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사전 부임 전 토트넘 구단과 축구협회 합의로 12월 소집도 없었고 아시안컵 조별리그에도 없었다. 이번에는 여건이 됐고 맞춰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불렀다. 다른 것보다 오직 UCL 결승전에만 집중해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K리그에서 뛰는 김태환과 손준호의 선발이 눈에 띈다

"대표팀 선발은 꾸준한 관찰에 의한 결과다. 두 명은 다른 포지션에서 뛴다. 대표팀에서 통하는지 점검하려고 호출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우리와 훈련을 통해 잘 나오는지 보겠다. 이들 기용 여부는 훈련하면서 보겠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보고 인상적인 선수가 있던가

"20세 월드컵(에 참가하는 일부 선수 중에는 이미 A대표팀에 한 번 이상 왔던 선수가 있다. 대표팀 풀에 있는 선수도 있다. 단기 관찰로 추후 발탁 가능성보다는 중.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계획을 세웠다. U-20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고 다음 A매치에서 발탁하는 것보다는 연령별 대회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성인 대표로는 또 다르다. 성장 과정을 보면서 대응하겠다."

-백승호를 3월에 발탁했었지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었다. 재발탁한 이유는

"기본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 다만, 이번 시즌 1, 2군을 오갔고 꾸준한 출전에 애를 먹었다. 그래도 기본 능력이 있는 것을 안다. 백승호 포지션에 일부 이탈자가 있다. 새로운 선수를 찾아야 한다. 백승호가 해당 포지션의 유일한 자원은 아니지만, 활용이 필요하다. 다음 시즌에도 활약 여부를 관찰하겠다. 필요한 부분을 잘 파악해서 선수를 선발하겠다."

-젊은 선수를 중, 장기적으로 관찰한다고 했다. 정우영의 경우 U-20 월드컵에 나서지 않아 발탁이 가능했을 텐데

"선수 관찰은 지속해서 하고 있다. A대표팀의 기용이나 발탁은 필요하면 단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상황에 맞게 검증이 필요하면 중,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정우영은 올 시즌 시간 대부분을 바이에른 뮌헨 2군에서 보냈다. 어린 선수가 뮌헨이라는 구단 1군에 정기적으로 뛰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안다.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 이 명단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 정우영의 다음 시즌 활약을 지켜보고 필요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K리거들이 많이 늘었는데 감독의 스타일과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선발한 것인가

"K리그. 일본, 중국, 카타르, 잉글랜드 등 리그는 중요하지 않다. 특징과 능력, 우리가 구축한 플레이 스타일에 선수들이 얼마나 맞게 활약하는지가 중요하다. 단순한 득점이나 도움 등 기록, 단순한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숫자로만 득점, 도움했다고 선발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설득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2연전은 9월 시작되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리허설인데 추구하는 방향은 있나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상태로 대표팀에 오는지 분석해서 상태 파악되면 훈련하고 분석해서 경기를 치를 것인지 보겠다. 3월과 다른 점은 다른 유형의 선수들이 왔다. 이란은 감독이 교체됐다. 여러 상황이 다르지만, 준비 과정을 거쳐서 2경기에서 좋은 내용과 결과를 가져 가는 것이 목표다.

-이번 소집이 9월 예선 명단에도 반영되는지

"9월까지 3개월 남았다.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 3개월 사이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6월 경기력도 분석해야 한다. 이후 한, 중, 일 리그 선수들 활약도 관찰해야 한다. 8월에 시즌 시작하는 선수들도 관찰하고 9월 소집 명단을 관찰해야 한다. 소집과 훈련 시간이 짧다. 큰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 기본 토대는 유지를 해야 한다. 대표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 조금씩 변화를 줄 생각은 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 김동현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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