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나성범 카드' 김경문, “그래도 정석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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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에서 처음으로 주전 9명 전원 규정 타석을 이룬 NC 다이노스는 1군 3년째 시즌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두 번째 자체 청백전에서 투수 경력의 주포를 마운드에 올리는 변칙 작전을 썼다. 그러나 김경문 NC 감독은 “그래도 정석적인 방법이 가장 기본이고 최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NC는 13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두 번째 자체 평가전을 치렀다. 1군 주력 선수들로 구성한 N팀과 퓨처스팀 고양 다이노스 선수들이 주축이 된 C팀의 맞대결이었다. 12일 N팀의 3-1 승리에 이어 13일 야간 경기에서도 N팀이 7-5로 이겼다. 13일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던 내용은 중심 타자 나성범의 등판이다. 나성범은 8회 N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강구성에게 포심 패스트볼 세 개를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해 세이브를 올렸다. 최고 구속은 142km로 공백기를 고려하면 대단한 강견이었다.
연세대 시절 나성범은 뉴욕 양키스의 러브콜을 받았던 대학 리그 최고 좌완이었다. 나성범은 입단 당시 투수로 뛰길 원했고 3억 원의 계약금도 투수로서 기대치를 높이 샀던 것. 그러나 김 감독은 “나성범이 대학 시절 투타 겸업을 하면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를 다친 뒤 구위가 떨어졌다. 그리고 신생팀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경기에 많이 출장하며 얼굴을 알리는 것이 좋다. 재능 있는 나성범이 투수로 몇 승을 올릴지 장담할 수 없지만 중심 타자로서 충분히 성공하고 인기도 모을 것”이라며 타자 전향을 지시했다.
나성범의 타자 전향은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대성공이다. 올 시즌도 나성범은 144경기 타율 0.326 28홈런 135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목표였던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을 모두 충족하지는 못했으나 데뷔 첫 20홈런-20도루로 호타준족 이미지를 굳혔다.
그런데 나성범이 갑자기 투수로 출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우리가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준비하겠다. 팬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김 감독은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신예 임정호가 14홀드(7위)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베테랑 이혜천, 이승호 등이 합류해 뛰고 있다. 히든카드 손정욱도 있으나 아직 다들 확실한 믿음을 주는 상태는 아니다. 임정호, 손정욱은 큰 경기에서 검증 받지 못한 신예이다. 이혜천, 이승호는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갖춘 베테랑 좌완이지만 이혜천은 제구에 약점이 있고 이승호는 전성기 구위가 아니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은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 계투 요원들의 연투가 빈번하게 이뤄진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투수 엔트리 11~12명 한계와 선발 요원 아끼기 등을 고려하면 어떤 수가 나올지 모른다. 김 감독의 나성범 마운드 투입은 평가전을 보기 위해 마산구장을 찾은 팬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투수 고갈에 대비한 깜짝 카드다.
그러나 김 감독이 가장 우선하는 것은 정석이다. 지난 12일 오전 토론토가 텍사스를 5-1로 이긴 경기를 시청하던 김 감독은 “초반 2연패로 몰렸던 토론토가 반격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반기부터 팀 구성에 이리저리 변화를 주기보다 정석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승 바람을 탈 수 있었고 저 3차전을 이긴다면 반격에에 성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변칙이 아닌 정석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은 무엇일까.

“변칙이 필요할 때는 필요하다. 그러나 변칙 작전은 어려울 때 타개책으로 찾는 임시 변통일 뿐 가장 좋은 것은 그동안 했던 전략과 구성원 속에서 바람을 타는 것이다. 토론토는 시즌 도중 트레이드 이후 크게 변화를 주지 않은 라인업을 끌고 와 연승 바람을 타고 지구 우승(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까지 성공한 것 같다. 정석 라인업이 연패도 빠질 수 있지만 연승으로 순풍을 탈 수도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NC처럼 색깔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는 팀이라면. 정석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두산 감독 재임 시절 김 감독은 부임 초기 얇은 선수층 때문에 변칙 작전을 자주 사용했다. 투수 쪽에서 신인 대어들이 왔을 때 거시적 관점에서 선발로 키우기보다 일단 계투로 기용했고 적극적인 수준을 넘은 파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팀 성적이 좋았다. 2010년 시즌 초반에는 4번 김현수-5번 김동주-6번 최준석 카드로 1~3번이 테이블세터, 4~6번이 하나 밀린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결정적인 순간 변칙 작전의 실패 등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변칙보다 정석이 우선”이라는 뜻은 김 감독이 감독 생활 동안 겪은 교훈 가운데 하나다.
경기를 치르다 투수들이 도저히 없을 때 나성범이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또한 위험 요인이 많은 변칙 작전이다. 투수의 몸과 타자가 주로 쓰는 근육이 다른 만큼 나성범이 위험해질 수 있다. 그래서 김 감독은 “카드가 필요할 때 가능한 모두 쏟아부을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정석이 최고다”라는 말로 가장 익숙한, 가장 NC다운 야구를 플레이오프에서 펼칠 수 있길 바랐다.
[사진1] 김경문 감독 ⓒ 한희재 기자.
[사진2] 마운드에 오른 나성범 ⓒ NC 다이노스.
[영상] 김경문 감독 훈련 스케치 ⓒ 영상편집 창원,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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