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현장영상] 속 시원한 김태형 감독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작성일: 2019.10.31 05:30
김민경 기자,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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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김동현 영상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짧게는 2019년, 길게는 2015년 부임 첫해부터 마음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다 털어놨다.
김 감독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약 40분 동안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이끈 공을 인정받고, 29일 두산과 계약 기간 3년, 계약금 7억 원, 총액 28억 원 최고 대우에 재계약을 마친 뒤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관련된 가벼운 뒷이야기부터 두산을 이끌면서 진지하게 했던 고민까지 속 시원하게 모두 이야기했다.
# 구단이 최고 대우를 제시했을 때.
최고 대우라는 말이 나오는데, 신경을 쓰고 안 쓸 문제가 아니었다. 감독은 구단과 금액으로 협상하는 자리는 아니지 않나. 사장님께서 그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금액을 책정했다고 해서 바로 '예' 하고 사인했다.
좋은 선수를 만나고, 좋은 구단을 만났다. 감독 첫해에 좋은 FA(장원준)를 선물 받아서 우승한 게 지금까지 좋은 대우를 받는 최고의 감독이 된 것 같다. 좋은 선수 좋은 구단을 만나 최고 대우를 받은 게 아닐까.
# 선수들 우승 선물(10만 원 이내)은 샴푸.
미디어데이에 우승 선물 공약을 했는데, 샴푸를 하나씩 사줘야겠다. 내 샴푸랑 컨디셔너를 같이 두는데 사실 샴푸 10번 쓰면 컨디셔너는 1번 정도 쓴다. 어느 날 보니까 많이 줄어 있더라. 박건우가 자꾸 훔쳐 쓰다가 한 번 펌프질할 때 나한테 걸렸다. 박건우는 또 오재일이 썼다고 이르더라. 선수들이 자기들 한 번씩 쓰면 티가 안 나는 줄 안다. 그렇게 6명이 한 번씩 쓴 게 아니겠나. 정말 금방 없어졌다. 그래서 샴푸를 주려 한다. 이영하는 차를 사달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뭐 하나 사주고 싶다.
# 우승하고 나면 멍해.
우승하면 다음날 정말 허하다. 축하하면서 신나게 보내고 자고 일어나면 조용하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조용히 있으면 멍하다. 정규 시즌부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긴 시즌 치열하게 달려왔는데 다 끝나니까. 아무것도 안 남는 느낌. 그러다 통장에 우승 보너스 들어오면 기쁘고, 올해는 재계약해서 기쁘고.
조금 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봤다.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보다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마지막 경기를 많이 봤다.

원년 대선배들과 야구를 같이 했다. 내가 중간 정도 되는 것 같다. 두산은 특별한 무엇이 있다. 주장일 때도 느꼈지만, 선배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하다 보니까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게 있다. 그 전통이 중요한 것 같다. 어느 누가 와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베어스는 뚝심? 이겨야 뚝심이 따라온다. 올해는 정말 잘 어울리게 잘해줬다. 나 신인 때 최하위한 2년 빼면 두산은 늘 상위권이었던 것 같다. 잘하니까 뚝심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선후배 사이에 끈끈한 게 있다. 다독일 때는 잘 다독이고, 혼낼 때는 엄하게 혼내고. 감독은 선수들끼리 일어나는 일은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 오재원이 주장으로 선수들한테 소리를 지르든 뭘 하든 절대 안 건드린다. 두산은 내가 어릴 때 들어왔을 때부터 특히 그런 게 있었다.
# 4월 28일 롯데 자이언츠전, 감독 벤치클리어링.
그때는 (미디어, 팬들에게) 제대로 두들겨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규정을 생각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앞뒤 안 보고 뛰쳐나갔다. 정수빈이 맞았을 때가 4번째였다. 앞에 오재일한테도 들어왔는데 피했다. 앞에 공필성 수석이 있었고, 눈에 보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해버렸다. 일이 커졌다.
당시 우리가 롯데에 전승하고 있었을 것이다. 몸에 맞았다고 우리가 어필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조금 냉정하게 해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때는 정말 화가 많이 났다. 많은 비난이 쏟아졌고,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하나 배워가는 과정 같다. 이제 감독 5년째니까.
# 김태형이 시즌을 운영하는 법.
첫해 우승을 하면서 다음해는 늘 1위를 지켜야 했다. 1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따로 하진 않았다. 그러다 잘못하면 팀이 한번에 많이 무너진다. 2016년만 선수들을 바짝 몰아붙였고, 이후에는 순리대로 하면서 무리는 하지 않았다.
올해는 승리조가 상대랑 붙어서 확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올해는 포기할 경기는 포기하고, 잡을 경기는 확실하게 잡았다. 그런 계산을 하면서 경기 운영을 했다.
우리 야구는 특별한 게 아니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미디어를 의식 안 하는 야구다. 포기할 때는 포기한다. 던지는 경기는 비참할 정도로 던져서 욕을 많이 듣는다. 팬들은 화가 나지만, 그렇다고 승리조를 넣어서 질 수는 없다. 감독으로서 순간순간 선택하기 힘들긴 하다.

당장은 1.5군 위주로 마무리캠프를 한다. 겨울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자리다. 투수는 부족했던 변화구 그런 걸 마무리캠프 동안 습득하고 겨울에 완전히 본인 것으로 만들어서 스프링캠프에 와야 한다. 베테랑들은 대표팀에 간 선수들을 빼면 타격이나 수정할 게 있으면 나와서 방향을 잡고 수정한다. 겨울 동안 준비해서 스프링캠프에 바로 실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메디컬 체크가 가장 중요하다. 몸 상태들이 좋아 보이진 않아서 지금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린드블럼을 외국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말은 시즌 때부터 들었다. 3명이 워낙 잘해줬지만, 내가 함께하고 싶다고 같이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
올해는 내부 FA가 오재원 하나다. 오재원은 구단에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협상은 이제 구단이 한다. 내부 FA는 될 수 있으면 구단에 남게 해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재원아 빨리 계약해라.'
육성은 내가 직접 하는 게 아니다. 주축 선수들 다음으로 바로 준비해야 할 1.5군 선수들을 조금 더 눈여겨보면서 조금씩 기회를 주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잡으면서 구상해야 한다. 내야수들은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넘어가니까 체력적인 문제도 있다. 그런 점들을 신경 쓰면서 앞으로 팀을 잘 끌고 가겠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김동현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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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김동현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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