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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르포] 원정을 홈으로 만든 인천 팬, 아무도 막지 못한 그들의 열정

작성일: 2019.12.01 12:00 김도곤 기자, 임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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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과 인천 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도곤 기자, 영상 임창민 기자] 16대…경남FC 원정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응원하기 위해 동원된 버스 숫자다.

인천은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에서 경남과 0-0으로 비겼다. 인천은 승점 34점으로 10위를 차지해 잔류를 확정했다.

비기기만 해도 잔류하는 경기였지만 인천 팬들은 먼 창원을 찾았다. 경기를 앞두고 인천은 '비상 원정대'를 모집했다.

늘 그렇듯 '비상 원정대' 신청은 이른 시간에 마감됐다. 이번에는 그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인천 유상철 감독의 췌장암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11월 19일 구단 채널을 통해 건강 악화설을 직접 설명했다. 췌장암 4기였다. 유 감독에게 제발 별일 없기를 바랐던 인천 팬들의 가슴은 무너졌다. 발표가 난 후 인천 팬들은 더욱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다.

'비상 원정대'가 금세 마감됐고 구단 측은 여력이 되는 대로 버스를 증차했다. 버스를 더 구해 추가 소집 공고를 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마감됐다. 추가 모집을 원하는 팬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이는 선수들 귀에 들어갔다. 외국인 선수들이 나섰다. 사정을 알게 된 무고사, 부노자, 케힌데, 마하지가 구단에 '우리가 돈을 내겠다'며 사비를 털어 버스 마련을 도왔다.

국내 선수들도 힘을 더했다. 김호남은 "외국인 선수들이 사비로 버스를 마련했다. 당연히 우리도 동참하자고 했고, 동참했다. 버스를 더 마련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즐거운 주말에 소중한 시간 내셔서 이곳까지 오셨다. 잔류로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다행이다"고 했다.

인천에서 창원은 거의 한국 끝에서 끝이다. 그 먼 길을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에 모여 출발해 경기를 보고 돌아간 시간을 계산하면 팬들은 하루를 온전히 인천을 위해 썼다.

인천 팬들의 열기를 경기 전부터 뜨거웠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경기 시작 전 경남 팬들이 '할 수 있어! 경남!'을 외치자 인천 팬들은 곧바로 '할 수 있어! 인천!'으로 맞불을 놨다.

▲ 원정석을 가득 메운 인천 팬 ⓒ김도곤 기자
▲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끝없이 표현한 김호남 ⓒ김도곤 기자
인천 홈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규모였고, 유 감독과 선수들의 의지도 더욱 높아졌다. 유 감독은 "정말 큰 힘이 된다. 원정 경기는 선수들이 기가 죽거나 주눅 드는 경우가 있는데 팬분들 덕분에 큰 힘이 생겼다"고 했다.

경기 중간중간 팬들의 호응 유도를 자주 하는 무고사는 아예 경기 시작 전부터 호응을 유도했다. 킥오프 전 인천 팬들이 있는 원정석으로 달려가 두 팔을 번쩍 올려 호응을 유도했고, 팬들은 엄청난 함성으로 화답했다.

경기 후 김호남은 인천의 잔류 DNA의 이유로 팬을 꼽았다. "어떤 선수에게 물어보셔도 다 같은 대답일 것이다. 팬분들 덕분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응원을 해주신다. 누가 하위권 팀 팬이라고 생각하겠는가. 팬 없는 선수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분들 위해서라도 책임감을 갖고 뛰었다"고 밝혔다.

경기 중에도 불같은 기세로 인천을 응원한 팬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고 잔류가 확정된 순간 걸개 하나를 걸었다.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줘'라는 걸개였다.

유 감독은 팬들에게 2가지 약속을 했다. 하나는 잔류, 다른 하나는 건강이었다. 팬들은 잔류를 선물한 유 감독의 쾌유를 빌었다.

이번에도 인천은 잔류했다. 4시즌 연속 마지막 경기에서 잔류를 확정했다. 같은 잔류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매년 잔류 때마다 '이것보다 더 한 감동은 없겠지'였는데 더 한 감동이 있었다. 그렇게 인천은 잔류했고, 내년에도 K리그1에서 인천과 인천의 팬을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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