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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 예산, 할리우드 10분의1" 조성희 감독이 밝힌 '승리호' #신파#송중기[인터뷰S]

작성일: 2021.02.08 13:02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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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호' 조성희 감독.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승리호'가 공개와 동시에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영화 '승리호'는 한국영화 최초의 본격 우주SF로 제작 단계부터 주목받은 화제작.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여겨진 우주 SF영화를 우리의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야심찬 기획은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수차례 개봉을 연기하다 결국 넷플릭스로 갔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속에 지난 5일 한국은 물론 전세계 190개국에서 동시에 베일을 벗었다.

결과는 주목할만하다. 공개 첫 날 세계 16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넷플릭스 글로벌 스트리밍 1위 영화에 등극한 '승리호'는 이튿날인 7일에는 28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이틀 연속 전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10년을 품어 온 꿈의 기획을 실현시킨 연출자 조성희(43)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개인적으로도 해외 관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느낀 것이 처음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조 감독은 "배우들과는 고생이 많았다 다독이는 분위기"라며 "무엇보다 스태프가 고생이 많았다. 미술, CG, 사운드"등을 거론했다. 이어 "할리우드 영화에 눈높이가 익숙하다. 조금이라도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고 있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승리호'가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하고 넷플릭스 행을 선택한 데 대해서는 "극장이든 TV든 하루빨리 관객과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저 "다행이다"라고 언급했다.

"'승리호'는 제가 영화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 결심하고 처음으로 쓴 장편 시나리오였는데, 그것이 영화화가 돼서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자체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게 해준 과정도 꿈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영화를 좀 더 선명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얼떨떨한 기분이다."

▲ '승리호' 조성희 감독. 제공|넷플릭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슈퍼파워와 멋진 슈트를 입은 히어로들이 아니라 돈 때문에 목숨 걸고 쓰레기를 치우는 우주노동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새로운 세계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 모두는 한국영화에서 처음 하는 시도. 총 제작비 240억원 역시 2억 달러를 우습게 넘나드는 할리우드 우주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예산이다. 조성희 감독은 "옅은 안개 속을 걷는 듯" 했다면서도 처음부터 분명한 이야기와 목표,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작전을 효율적으로 세우자 했다. 너무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할 수 없는 것을 하려하기보다는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효율적이면서도 효과를 크게 구현할 수 있을까 작전을 많이 세웠다."

일단 중점을 둔 부분은 2~3가지. 첫번째는 실제 촬영 화면과 풀 CG 화면이 어울리도록 하는 것. 물체에 빛이 닿는 느낌처럼, 비교적 간단히 할 수 있으면서도 효과를 내는 부분을 찾는 것. 그리고 속도감이었다. "이 영화는 노동자들이 나온다. 삶이 쉽지 않은 인물들이기 때문에 추격전 같은 것도 거칠고 박력있기를 원했다. 어떻게 속도감을 내는가, 그것이 할리우드 우주선의 유려한 비행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중점을 뒀다."

조성희 감독은 특히 CG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입장에서는 '할 만큼 했다'. 아쉬운 관객도 있으시겠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참여 업체만 10여개. 그는 CG에 든 예산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할리우드 SF 영화 CG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지만 예상하기에 한 10분의 1 정도, 7.8분의 1 정도가 아닐까 어렴풋이 짐작해 본다"고 귀띔했다.

▲ '승리호' 조성희 감독. 제공|넷플릭스
'승리호'는 송중기가 맡은 승리호 조종사 태호를 중심으로 과거 우주해적단을 이끌었던 장선장(김태리), 갱단 두목이었지만 이제는 기관사가 된 타이거 박(진선규), 평생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로봇 업동이(유해진)로 팀원을 짰다. 이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고는 한 탕을 위해 위험한 거래를 계획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주로 떠나가버린 딸을 수습하고픈 태호 아픈 사연은 이야기의 중요한 축이 된다.

'승리호'는 공개 이후 '신파'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성희 감독은 "신파 서사라고 느끼신다면 저의 고민이 깊지 않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며 "그런데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다음 영화는 신경써서 만들겠다"고 답했다.

"가족에 관심이 있지 않았나 싶다. 진짜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이야기가 이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짜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이별하는 가슴에 묻고 하는 것이 영화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신파이긴 하지만 최대한 피해보려고 했고, 필요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 … 이 인물들은 사실 영화에 언급되지 않는 긴 역사가 있는데, 짧은 글로 써둔 것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모두 다 갈 곳 없는, 버려진, 혹은 낙오한, 어디에서 속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으면 했다. 지구가 있고 위성도시가 있는데 중간 사람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 인물들을 그런 사람들로 만들고자 염두에 뒀다. 다만 2시간짜리 오락영화에 모두 담기엔 시간이 조금 부족했다."

▲ '승리호' 조성희 감독. 제공|넷플릭스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인 2009년 단편 '남매의 집'으로 주목받은 조성희 감독은 '짐승의 끝'(2011) 이후 선보인 첫 상업 장편영화 '늑대소년'(2012)으로 무려 665만 관객을 모으며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2016) 이후 조성희 감독이 5년 만에 선보인 '승리호'는 사실 그가 10년을 준비한 프로젝트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을 함께한 영화사 비단길이 제작을 맡았다.

"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 후반과정 중에 트리트먼트를 썼고 영화사 비단길 김수진 대표에게 보여줬다. 저도 그냥 하면 되는 줄 알고, 사리분간을 못 하던 시절이다. 저는 데뷔도 안 한 신인이었고, 돌이켜보면 왜 그걸 해 보자고 했는지 저도 미스터리다.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이상하게 의기투합이 돼서 시작했고, 당연히 잘 안됐다. 서랍속에 넣어뒀다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지금이면 되지 않을까 해서 볓년 전 다시 꺼내 작업했다. 행운처럼 일이 진행돼 하게 됐다."

'승리'였던 제목은 우주선의 이름은 '승리호'가 됐다. 처음엔 '승리'란 어감이 적당히 유치하고 귀엽다고 생각하며 제목을 지었고, 시나리오를 쓰며 고민이 이어졌단다. 조성희 감독은 "업동이의 대사가 나온다. '이긴다, 이겨서 승리한다'"라며 "이 영화가 적을 깨부수는, 제거하고 척걸하는 영화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같이 화합하며 살 수 있을까 이것이 영화에 담기길 바랐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무엇이 진짜 승리인가라는 뜻에서 우주선 이름이 '승리호'가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배경이 2092년이 된 데도 이유가 있다. 조성희 감독은 "여러가지 과학 기술이 나온다. 중력을 극복하고 인공적으로 중력을 만들어 사람들이 우주선을 떠다니는 게 아니라 걸어다닌다. 자의식을 가진 로봇도 나온다"며 "이런 기술이 있으려면 먼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수작업을 하는 세상이다. 우주선 수리를 손으로 해야 하고 수레도 끌고 다닌다. 그런 것을 동시에 보여줘야 하기에 한 시기를 넘어가지 않았으면 했다. 21세기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2092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이를 위해서 시대가 언급되는 SF영화들의 기술 수준을 비고했을 때 크게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쓰레기를 주우며 살아가는 노동자들이다. 우주쓰레기가 큰 문제가 됐다는 인식이 배경에 깔려 있다. 그는 우주쑤레기가 우주산업에 있어 위험한 문제라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며 "뒤에 찾아보니까 이미 애니메이션에서는 상당히 1990년대 초부터 그런 소재를 사용했고 게임에서도 많이 있었더라"라며 "그것을 한국 사람들이 나오는 이야기로 쓸 수 있겠다 했다. 가장 큰 힌트를 얻었던 부분은 외게 요란한 비주얼이 나오는 영화의 주인공이 꼭 멋있는 옷을 입은 영웅이 아닐 수 있겠다는 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주쓰레기라고 하면 위험한 허드렛일이다. 그런 사람이 주인공이면 한국사람으로 허황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다가 이미 있는 것이라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아키라' 오토모 카츠히로가 총지휘를 맡은 일본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메모리즈'(1995)의 첫 에피소드 '그녀와의 추억'도 참고했다. 조성희 감독은 "그걸 보며 '가능하구나, 이런 걸 해도 되는구나' 용기를 얻은 느낌이었다"면서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 따로 노력했다기보다 거기에서 출발점을 확인한 것 같다. 너무 황당한 직업이 아닐까 했는데 다른 데 있어서 안심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 영화 '승리호'의 송중기. 제공|넷플릭스
'늑대소년' 이후 다시 만난 송중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늑대소년'은 감독과 송중기 모두에게 출세작이었고, 두 사람은 이후 9년 만에 다시 만났다.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에 대해 "다른 점이 있었다면 처음 작업했을 때보다 서로 편하게 생각한 것 같다"며 "세월이 7~8년 지나긴 했지만 중간중간 계속 연락하고 만났다. 그래서 오래 전 같지 않았고, 처음보다 소통에 있어서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함없는 점이 있다면 사람 송중기 배우는 변함이 없었다"며 "그때처럼 늘 밝고 주위 사람들과 친화력을 가지고 지내며 현장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게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느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승리호'에서 송중기는 구멍난 양말에 신발도 제대로 신지 않은 꼬질꼬질한 비주얼로 2시간14분 러닝타임을 내내 누비다시피 한다. 조 감독은 "송중기는 멋있는 건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하니까"라고 웃음지으며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송중기 배우의 마음 속 온기 같은 것을 많이 목격했다. 그런 것을 드러내려고 한 것 같다"고 했다.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만든 비주얼과 사운드를 작은 화면에서만 봐야 한다는 것은 아쉬움이다. '승리호'를 1000번은 본 것 같다는 "궁금해서 저도 물어보려고 한다. 극장 상영 계획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웬만하면 헤드폰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팁을 전했다.

한국영화 첫 우주SF의 의미있는 도전. 그 첫 발을 디딘 조성희 감독은 "같이해준 분들, 참여해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 뿐이다. 봐준 분들께, 재미있게 봐주신 분, 아쉽게 느낀 분 모두 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속편이 어떻게 될 지 저도 궁금하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다음 편이나 '승리호'가 아니더라도 우주 배경의 SF 영화가 관객 입장에서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영화 '승리호'.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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