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스파이의 아내', 日 과거사를 향한 묵직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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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1940년 일본 고베. 일본 군국주의가 극에 달한 가운데 전쟁의 위협이 시시각각 닥치지만, 무역상 남편을 둔 아내 사토코(아오이 유우)는 풍요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 남편 유사쿠(다카하시 잇세이)는 고급 양복과 위스키를 즐기며 스스로를 '코스모폴리탄'(세계시민)이라 칭하는 신식 자본가다. 이들 부부가 마땅치 않은 사토코의 소꿉친구 출신 헌병대 대장 타이지(히가시데 마사히로)는 경고를 보낸다.
'스파이의 아내'는 재미와 작품성 모두를 놓치지 않는 영화들로 널리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첫 시대극이다. 일본 NHK에서 방영했던 스페셜 드라마를 영화로 옮겼는데, 연극같은 느낌도 준다. 각본은 '해피 아워''아사코'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썼다.
영화는 사랑밖에 몰랐던 여인 사코토를 중심에 두고 세 사람의 밀고 당기기를 긴장감있게 보여주는데, 거듭되는 반전과 스릴러의 재미가 쏠쏠하다. 동시에 과거사에 대한 문제의식,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자유인지를" 다루고 싶었다는 감독의 메시지도 선명하다.
이는 후반부 들어 분명히 드러난다. 사실 갈등의 발단은 태평양전쟁 발발 직전, 관동군 731 부대의 생체실험이다. 두 남자의 선택은 당시 문명국임을 자처하던 일본의 엘리트, 그 양 극단을 대변한다. 코스모폴리탄으로서 '만국 공통의 정의'를 외치는 유사쿠는 자국의 비인간적 만행을 널리 알리려 한다. 타이지는 내키지 않는 일이라면서도 일제의 선봉에 서며 점점 더 잔혹해진다. 안락한 삶에 만족하던 사코토는 나라를 배반하겠다는 사랑하는 남편 앞에서 고뇌에 빠진다.
통렬한 과거사 반성을 내심 기대한 관객의 성에 차지 않을 수는 있겠다. '스파이의 아내'는 어디까지나 픽션이고, 일제의 만행을 직접 묘사하지는 않는다. 허나 적어도 부끄러운 과거사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감독의 뜻은 분명하다. 기록영상과 사진-움직일 수 없는 역사를 보여주며 던지는, '일본의 '매국노'가 되겠냐'는 질문이 묵직하다.
3월2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6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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