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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멋모르고 시작해 정상까지, 구본길 "사브르 하길 잘했다"

작성일: 2016.01.19 12:28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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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태릉, 김민경 기자] 국제펜싱연맹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사브르, 에페, 플뢰레를 대표하는 남녀 선수 6명이 검을 들고 있는 대문 사진이 있다. 그 가운데 낯익은 얼굴이 있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를 대표하는 구본길(27,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그 주인공이다.

구본길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사브르 대표팀의 막내였다. 개인전에서는 16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형들과 함께 출전한 단체전에서는 부담 없이 검을 휘둘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월 현재 세계 랭킹 3위로 살짝 내려앉았으나 2013~2014시즌부터 2시즌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지키며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사브르를 시작한 건 중학교 때였다. 구본길은 "처음 펜싱을 시작할 때 솔직히 제 선택권은 없었다. 제가 다닌 중학교에 플뢰레랑 사브르 팀이 있었는데, 펜싱에 대해 잘 몰랐을 때라서 그냥 코치님이 권유한 사브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지와 상관없는 결정이었으나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잘 선택한 것 같다"며 웃었다.

세계 랭킹 16위 안에 있는 선수들은 모두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브르는 종목 특성상 격렬한 동작이 많고, 짧은 시간 안에 상대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하는 경기인 만큼 선수들은 입을 모아 "그날 컨디션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구본길은 "(세계 랭킹) 16위 안에 있는 선수들을 많이 파악하려고 한다"며 "영상을 보고 연구하면서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있다"고 했다.

알렉세이 야키멘코(33, 러시아)는 올해 구본길을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구본길에게 까다로운 상대는 아니다. 2012~2013시즌부터 국제 대회에서 4차례 만났는데, 구본길이 3승 1패로 우세하다. 구본길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야키멘코랑 잘 맞는다"면서도 "제가 (야키멘코에게) 지더라도 확 지거나 이기더라도 확 이기는 게 아니어서 그날의 컨디션이 중요하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키 182cm인 구본길은 유럽 선수들과 비교하면 아주 큰 키는 아니지만 '긴 공격'으로 포인트를 챙긴다.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공격이 조금 길다. 그래서 상대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더 들어오니까 공격이 잘 먹힌다"고 자평했다. 스스로 꼽은 단점은 수비다. 올림픽까지 수비 동작을 보완하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과 일대일 개인 지도를 병행하면서 훈련하고 있다.

펜싱은 전통적으로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종목이다. 한국 펜싱이 런던 올림픽 때 금 2개 은 1개 동 3개를 딴 건 기적에 가까웠다. 유럽 펜싱계가 한국의 활약을 해프닝 정도로 여길 때 구본길은 더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걸 증명했다. 구본길은 "예전에는 저희가 경기도 많이 못 나가고, 외국 선수들을 만나 본 경험도 적어서 위축됐다. 이제 경험이 많이 쌓였고 외국 선수들보다 힘이나 신체 조건에서 밀리지만 스피드를 앞세워 대등한 경기를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4년 전보다 많은 관심을 받는 게 당연한 걸 알면서도 부담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구본길은 "런던 때는 부담을 나눌 수 있는 형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어차피 제가 훈련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사실 저희는 런던에서 기대를 안 했다. 리우에서도 런던에서 했던 만큼만, 초심을 잃지 않고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면 좋은 성적 낼 거라 믿는다"며 각오를 다졌다.

[영상] 구본길 인터뷰 ⓒ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사진] 구본길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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