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대신 바람' 2016 넥센과 염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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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이전까지는 비 시즌 때 '78승도 가능하고 잘하면 83승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올 시즌 몇 승을 올릴지 나름대로 계산해 보다가 포기해 버렸다. 계산이 나오지 않더라.”
감독은 지난해 말 자신의 비 시즌 계획을 돌아보며 농담처럼 이야기하고 웃었다. 그러나 주력 선수들의 잇단 이적과 부상 이탈까지 겹쳤다. 검증된 카드가 잇달아 사라져 새로운 선수의 두각과 기존 주축 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해야 하는 2016년.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정해 놓은 계산 결과를 밝히는 대신 흐르는 시간 속에 선수단의 점진적인 발전을 바랐다.
15일 넥센 선수단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났다. 투수와 야수 44명이 1차 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2014년 시즌 후 강정호(피츠버그)가 떠난 데 이어 박병호(미네소타), 손승락(롯데), 앤디 밴 헤켄(세이부), 유한준(kt) 등 팀을 상징하던 기둥들이 잇달아 바다를 건너거나 다른 팀에 둥지를 틀었다. 2010년 데뷔 후 1군 무대에서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많은 경기를 치르고 팀에 공헌했던 오른손 투수 문성현은 상무에 입대했다.
히어로즈는 전라남도 강진에서 경기도 화성으로 퓨처스팀 안방을 옮기며 전략적인 육성 책략으로 뛰어난 유망주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1군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새 마무리로 낙점된 김세현(개명 전 김영민)도 한 시즌 풀타임으로 제 실력이 검증된 투수는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선발로도 경험을 쌓은 사이드암 셋업맨 한현희는 팔꿈치 인대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 됐다.
“솔직히 말하면 (한)현희가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올 시즌 계획도가 산산조각난 것 같았다. 사실 지난 3년은 새해를 준비하며 '페넌트레이스 때 77~8승 정도 올릴 수 있겠다'라든가 '전력을 최대치로 발휘하면 83승도 가능할 것 같다'라는 계산이 섰다. 그런데 올해는 계산이 서지 않더라. 우리 팀이 몇 승을 거둘 수 있을지.”
은퇴 후 프런트, 현장 지도자로 오랫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은 염 감독은 치밀하고 계산적인 지도자다. 그러나 검증된 기량으로 기대했던 성적을 꾸준히 올리던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며 계산이 불가능해졌다는 염 감독의 이야기다. 공식은 있는데 정수가 있던 자리를 어떤 값이 나올지 모르는 변수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계산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외국인 타자도 한국 무대가 처음인 대니 돈이고 밴 헤켄의 공백도 한국 무대에서 보여 준 것이 없는 로버트 코엘로로 메운다. 페넌트레이스 72경기를 치를 안방마저 목동구장에서 고척 스카이돔으로 바뀌었다. 정확히 말하면 공식도 바뀌었고 변수만 가득한. 복잡하고 어려운 연립방정식이다.
“고척돔으로 옮기는 것은 우리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홈런이 아니라도 2루타 이상의 장타로 공헌할 수 있는 타자는 분명 많으니까. 새 외국인 투수 코엘로가 무회전 포크볼을 던진다는 점을 보고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과 궁합을 생각해 선택했다고 봐도 된다. 외국인 타자 돈은 코너 외야수이자 1루도 가능하고 발이 느리지 않아 주루 능력도 기대할 만하다. 목동 시절의 넥센이 장타를 주력으로 삼았다면 이제는 수비와 주루 등 세밀한 야구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염 감독이 직접 새로 발탁한 선수들. 새 마무리 김세현은 물론 주전 중견수이자 5번 타자가 유력한 신예 임병욱. 승리 계투에서 4선발로 이동하는 우완 조상우 등이다. 김세현은 지난해 10개 구단 계투 가운데 가장 빠른 패스트볼 평균 구속(시속 148.6km, 출처-STATIZ)을 자랑했고 임병욱은 현장의 지도자들이 '프로 야구 역대 최고의 운동 능력과 재능을 갖춘 유망주'라며 칭찬했다. 2013년 데뷔 후 무섭게 성장한 조상우는 한현희가 걸었던 계투에서 선발로 보직 이동 과정을 걷고 있다.
“김세현은 안타를 맞지 않고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주자 견제 능력을 완벽히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루를 허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 베이스 더 가는 확률을 대폭 줄였으면 한다. 마무리라면 말이다. 발 빠르고 어깨도 강한 임병욱은 중견수로 먼저 기회를 줄 예정이다. 조상우는 그동안 계투로 보여 줬던 단순한 투구 패턴이 아니라 스플리터, 커브, 체인지업 등 완급 조절형 구종도 익혔으면 한다. 그렇게 해야 선발로 많은 공을 던질 수 있을 테니까.”
'만약'이라는 물음표가 많은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힘들다. 변수가 마이너스가 돼 팀의 기대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지 못한 플러스 요인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고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감독 재임 4시즌째, 비 시즌 승리 계산을 하지 않은 염 감독은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을 향한 자신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라며 캠프를 치르고 있다.
[사진] 염경엽 감독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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