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미지명’ 강백호 친구→'153㎞ 최대어' 1차 후보…주승우 "백호야, 프로서 한번 승부하자"

작성일: 2021.06.26 10:30 이재국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성균관대 투수 주승우 ⓒ한국대학야구연맹
[스포티비뉴스=목동, 이재국 기자] “프로 가는 게 어릴 때부터 목표였습니다.”

주승우(21·성균관대)는 현재 대학 최고 투수로 꼽힌다.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21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8회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성균관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 대회 4경기에 등판해 14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0.64)을 기록해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올 시즌을 놓고 봐도 11경기 평균자책점은 0.96(28이닝 3자책점)에 불과하다. 대학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압도적인 수치다. 40탈삼진(9이닝당 12.6개)에 20사사구(9이닝당 3.21개)를 기록 중이다.

키 186㎝, 몸무게 85㎏의 다소 호리호리한 몸매지만 시속 150㎞ 안팎의 강한 공을 보유한 우완 정통파 유망주. 주승우는 일찌감치 서울 3팀(두산-LG-키움)의 1차지명 후보군으로 분류돼 왔다.

4년 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서울고 3학년 시절, 주승우는 KBO 10개 구단의 외면을 받았다. 2017년 9월 11일 열린 '2018 KBO 신인 2차 지명 회의'에서 10라운드까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자 속울음을 삼켜야만 했다. 그것도 KBO 초청으로 드래프트 현장에 부모님까지 참관했으니 그 참담하고 당혹스러웠던 심정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 주승우와 서울고 시절 동기인 kt 위즈 강백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됐다. ⓒ곽혜미 기자
◆ 서울고 시절, 프로 10개 구단 외면 받은 투수

주승우는 서울고 시절 나름 에이스로 활약했다. 주승우가 선발로 나가 게임을 만들면, 포수를 비롯해 전 포지션에서 만능 플레이어로 활약하던 친구 강백호(22·현 kt 위즈)가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승리를 결정짓는 패턴이 많았다.

고교 3학년 시절이던 2017년 7승1패, 평균자책점 3.04(77이닝 26자책점)를 기록했다. 당시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130㎞ 후반에서 140㎞를 갓 넘겼다. 스카우트들은 냉정하게 주승우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25일 ‘2021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을 지켜보기 위해 목동구장에 나온 LG 백성진 스카우트팀장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보니 “주승우는 고교 시절 몸이 가냘프고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다소 억지로 공을 강하게 던지려는 투구폼이었다. 그래서 지명을 받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던 것이었다.

주승우는 “고등학교 때는 체격이 왜소해서 구속이 안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그해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신인드래프트가 끝난 뒤 급성장을 한 것. 불과 몇 달 사이였다. 3학년 말미에 주승우가 성균관대로 진학하기로 결정한 뒤 서울고 소속으로 성균관대와 연습경기를 할 때였다.

“당시 LG 단장을 맡고 계셨던 양상문 단장님(현 SPOTV 해설위원)과 함께 그 경기를 보러 갔어요. 그런데 주승우가 깜짝 놀랄 정도로 좋은 투구를 하지 뭡니까. 단장님이 ‘저런 선수를 왜 안 뽑았냐’고 물으셔서 ‘이러이러 해서 안 뽑았다’고 말씀 드렸죠. 양 단장님이 성균관대로 진학이 예정돼 있다는 걸 듣고는 곧바로 성대 이연수 감독님한테 ‘LG에 육성선수로 데려와 키우고 싶다’고 요청을 했어요. 그런데 그땐 이미 주승우 마음도 성대로 향해 있던 때라….”

백 팀장의 기억이다.

다른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주승우를 보면 정말 선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면서 "주승우만 놓고 보면 다 스카우트 그만둬야한다"며 씁쓸히 웃었다.

▲ '2021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이끌어 감독상을 받은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앞줄 오른쪽) ⓒ한국대학야구연맹
◆ 대학 1학년 때 최고 구속 153㎞ 놀라운 반전

대학 1학년 때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최고 구속 153㎞를 찍는 투수로 변신한 것.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모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바닥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주승우는 “대학 들어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구속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은 당시를 돌이키며 “1~2학년 때 구위가 아주 좋아 여러 구단에서 관심이 많았다”며 웃었다.

주승우는 1학년 때 18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2.89(46.2이닝 15자책점), 2학년 때 16경기 3승 평균자책점 2.72(49.2이닝 15자책점)를 기록했다. 그러다 대학 3학년 때 혼돈의 시기에 접어들며 다소 부진을 겪었다. 3승2패, 평균자책점 4.17(36.2이닝 17자책점). 삼진 44개(9이닝당 10.8개)를 잡았지만 4사구도 20개(9이닝당 4.9개)로 수치가 올라갔다.

구속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던지는 커맨드와 완급조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4학년에 올라온 뒤 이 부분을 크게 신경 쓰고 있다. 올해 구속은 최고 149㎞. 대부분 140㎞ 중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구속은 시즌을 치르면서 점차 올라오고 있는 페이스여서 조만간 150㎞대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감독은 주승우에 대해 “워낙 소질이 있는 선수라 프로에서도 큰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면서 “내가 볼 땐 1학년 때보다 밸런스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 부분만 조금 교정이 되면 1학년 때 구속이 나올 것 같다. 체력적인 면이 좀 부족한데 프로 가서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훈련을 받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 성균관대 투수 주승우는 4년 전 KBO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대학 최고 투수로 성장해 올해 서울 구단 1차지명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목동, 이재국 기자
◆강백호와 프로에서 대결할 날을 기다리며…

주승우는 4년 전 지명을 받지 못했던 시절의 아픔을 잊지 못한다. 그는 “프로 가는 게 어릴 때부터 목표였다. (고3 시절) 열심히 하고 성적도 괜찮았는데 지명을 못 받아 실망을 많이 했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나 지름길로 가지 못했다고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길다. 주승우 역시 긍정적이다. 그는 “이연수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 성대에 입학해서 좋은 경험을 했다. 대학 졸업하고 좀 더 성숙한 선수로 프로 입단하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로 가서 잘 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연수 감독은 이런 주승우에 대해 “모든 부분에서 솔선수범하는 학생이다. 인성이 아주 잘 형성된 선수라 할 수 있다”며 칭찬했다.

친구 강백호는 이제 프로 4년생으로서 팀을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 잡았다. 다음달 열리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중심타자로 기대가 크다.

주승우는 고교 시절의 강백호에 대해 “백호는 운동을 엄청 잘했던 선수였다.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친구들이랑 잘 어울렸다”고 소개했다. 프로와 대학으로 다른 길을 가면서 자주 연락은 하지 못하지만 조만간 프로 무대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서울 지역 1차지명 때 두산에 우선권이 있고, LG와 키움 순서로 1차지명을 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되기에 올해가 마지막 1차지명이다. 현재로선 서울고 투수 이병헌, 선린인터넷고 투수 조원태, 서울컨벤션고 외야수 조원빈과 함께 주승우 역시 서울 지역의 강력한 1차 지명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만약 서울 구단들이 주승우를 1차지명하지 않는다면 2차지명 1라운드에서는 호명될 후보로 꼽힌다.

“프로 가는 게 어릴 때부터 목표였다”는 주승우. 4년 전의 눈물을 닦고 그 목표를 향해 다시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4년 전에는 닿지 않았던 그 꿈이 이제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승우는 ‘강백호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얘기에 “백호야, 프로 가서 승부 한번 해보자”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이재국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