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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봉준호X하마구치 류스케, 한·일 두 거장이 밝힌 영화 비하인드(종합)

작성일: 2021.10.07 19:01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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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왼쪽), 하마구치 류스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강효진 기자] 봉준호 감독이 일본의 떠오르는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만나 다양한 영화관과 제작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봉준호X하마구치 류스케 스페셜 대담'이 7일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대담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드라이브 마이 카'와 '우연과 상상'의 상영 이후 진행됐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봉준호 감독은 평소 서로의 팬으로서 애정을 갖고 있는 관계로 알려져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잇는 차세대 일본 거장으로 주목받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팬으로서 '살인의 추억' GV 특별 게스트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한편, 지난해 일본에서 '기생충' 관련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서로의 팬을 자처한 두 감독의 대담에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날 봉 감독은 하마구치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의 차량 주행장면에 대한 궁금증을 전했다.

봉 감독은 "체구가 작은 감독들은 뒷자리에 몸을 움추리고 있기도 하는데 저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생충' 같은 경우는 차량이 멈춰 있는 상태에서 주행 장면을 촬영했다. 감독님은 어떻게 촬영하셨느냐"고 물었다.

이에 하마구치 감독은 "저는 실제 차를 주행하는 상태에서 찍었다. 주행하는 상태가 아니면 원하는 장면을 찍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저는 자동차 트렁크 공간에 있었다"고 답변했다.

▲ 봉준호(왼쪽), 하마구치 류스케. ⓒ곽혜미 기자

또한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를 찍을 땐 지금은 그 살인범이 교도소에 계시지만 영화를 만들 땐 영구미제사건이었다. 시나리오 쓰면서 관련 형사, 주민, 기자 분들 만나고 리서치 했다. 가장 만나고 싶은 범인을 만날 수가 없는 거다. 불가능한 거다. 머리 속으로 상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구로자와 기요시 감독님의 살인마 캐릭터, 실제 세계에서 만날 수 없었던 연쇄살인범을 기요시 감독님의 '큐어' 속 살인마 캐릭터를 보며 해소했다. '아 저런 인물일 수도 있겠구나' 했다. 살인마가 일본 관료들과 하는 기막힌 대사가 있다.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런 것들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님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기요시 감독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만약 제가 아니라 홍상수 감독님이 진행하셨다면 에릭 로메르의 이야기가 나왔을 거다"라고 웃음 지었다.

이에 하마구치 감독은 "말씀 들으니 '살인의 추억'은 대걸작이라 생각한다. 구로사와 감독님의 '큐어' 역시 20세기 최고의 작품인 거 같다. 이 두 작품의 접점을 이야기 해주시니 흥분이 된다"고 기뻐했다.

▲ 봉준호. ⓒ곽혜미 기자

그러면서 봉 감독은 "직업 배우와 비직업 배우가 같은 작품에 섞여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된다"며 하마구치 감독의 비법을 들어봤다. 이에 하마구치는 "기본적으로는 좋은 연기를 못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비직업 배우의 경우는 절대 숙련된 좋은 연기를 할 수 없다. 그래도 연기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튀어나올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거기에 승부를 건다. 숙련된 직업 배우도 거기에 자극을 받아 안에서 끌고 나오는 부분도 있다"라고 자신의 방식을 드러냈다.

이어 봉준호는 "전 연기 잘하는 분들을 모시려고 한다. 그게 최고다. 근데 연기를 잘한다는 것에 대한 수백 가지 정의가 있을 수 있다. 사실 저 자신이 모순됐다. 배우가 내가 계획한, 상상한 것을 정확히 해주길 바라는 동시에 내가 예상치 못한 걸 갑자기 보여줘서 날 놀라게 해줬으면 좋겠는 욕심이 있다. 총체적으로 돌이켜보면 배우들에게 죄송하다. 배우들에게. 여기서 이렇게 해주셔야 한다고 하다가 또 원했던 걸 해내는 모멘트가 되면 '여기서 뭔가 나 자신도 예상치 못한 벼락같은 게 있어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싶다"고 밝혔다.

하마구치 감독은 "저는 촬영할 때 큰 부분은 디렉팅 하지만 세심한 부분은 배우들이 알아서 하게 둔다. 한 3일차가 되면 배우들이 알아서 감을 잡고 연기를 펼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봉 감독은 "며칠 전에 송강호 배우가 문자를 줬는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님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가 칸에 갔을 때 심사위원이었다. 끝나고 감독님과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방역 상황 때문에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며 송강호의 안부를 전하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봉 감독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기생충'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집 안에서 난투극 벌어질 때의 음악이 있지 않나. 소품집에서 준비한 LP들이 있었다. 부잣집에 턴테이블이 있으니 LP 소품을 가져다 놨는데 거기서 골라볼까 했다. 거기서 귀에 익은 곡이 있어서 그 곡이 들어갔다. 그게 이탈리아에서 '기생충' 개봉할 때 관객들이 충격을 받았나보다. 우리는 서울에서 외국 영화를 보는데 남진씨나 나훈아씨 노래가 나오는 느낌인 거다. 그 노래를 부른 분이 이탈리아의 국민가수라고 하더라. 그분을 또 나중에 만나기도 했다"며 "소품 스태프가 30개 LP를 추려왔는데 그 분이 있었던 거 아닌가. 역시 영화란 게 공동작업이고 예기치 못한 게 남기는 큰 흔적이 재미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봉 감독은 "요즘 일본 영화에서 접할 수 없는 드문 힘과 에너지를 갖고 있는 감독이다. 선후배를 떠나 제가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 오늘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엄청 복잡한 스케줄이었다. 스페인을 거쳐 와서 시차적응도 힘들었지만, 한국 팬들과도 만날 수 있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하마구치 감독은 "역시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말씀해주셔서 힘이 났다. 영화 찍길 정말 잘했다는 느낌으로 돌아갔다"며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를 덧붙였다.

한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우연과 상상'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어 칸 영화제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영화화한 '드라이브 마이 카'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8일에는 '우연과 상상'으로 작품상 및 감독상 후보에 오른 아시아필름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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