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남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는 생소하지 않다. 쿼드러플 점프는 국제 대회 상위권에 진입하려면 꼭 필요한 기술이 됐다. 이준형(20, 단국대)과 함께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을 이끄는 김진서(20, 한국체대 입학 예정)는 '마의 4회전 점프' 정복을 위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김진서는 2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막을 내린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총점 201.43점으로 23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0위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성적은 2003년 이규현과 2004년 이동훈이 기록한 12위다. 김진서는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22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했다. 목표인 쿼드러플에 꾸준히 도전했을 때 경기에서 성공률은 100%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진서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다른 선수와 비교해 뒤늦게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지만 발전 속도는 빨랐다. 피겨스케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트리플 점프 5개(토룹, 살코, 룹, 플립, 러츠)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2011년부터 트리플 악셀을 뛰기 시작했다.

3회전 점프를 모두 익혔지만 여기서 한 바퀴 더 회전하기는 쉽지 않았다. 부상이 종종 그의 발목을 잡았고 남자 싱글 세계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김진서는 지난해 10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온드레이 네팔라 트로피에서 쿼드러플 토루프를 시도했다. 국제 대회에서 처음 4회전 점프를 뛰었다. 완벽하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개인 최고 점수인 총점 209.56점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이 점프에 도전했다. 그러나 착지 불안으로 깨끗하게 뛰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스핀에서 실수가 나오며 개인 최고 점수에 미치지 못했다.

김진서는 "아직은 쿼드러플 점프가 완벽하지 않다. 다른 점프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4회전 점프도 중요하지만 다른 3회전 점프에서 실수가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음 시즌 4회전 점프가 완벽해지면 쇼트프로그램에도 넣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서는 쿼드러플 점프는 물론 프로그램 완성을 위해 일본에서 훈련했다. 그는 오카야마에 있는 국제아이스링크에서 무라 다카시의 지도를 받고 있다. 무라 다카시는 일본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무라 다카히토(25)의 아버지다. 무라 다카히토를 비롯한 상위권 선수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그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김진서는 "그 선수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또한 무라 다카히토 선수의 훈련도 보니 배울 점이 있었고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2위에 오른 진보양(18, 중국)은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었다. 가장 어려운 점프인 러츠를 4회전으로 뛰었다. 남자 피겨의 점프는 5회전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진서는 "그 점프(쿼드러플 러츠)는 자극을 받아서 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은 아시아 선수가 뛰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탄했다.

김진서는 다음 달 말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이 대회에는 올해 전국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우승한 이준형이 참가한다. 올 시즌을 마감한 김진서는 "다음 시즌에는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영상] 김진서 인천국제공항 귀국 인터뷰 ⓒ 촬영, 편집 스포티비뉴스 김용국

[사진] 김진서(왼쪽) 박소연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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