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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FA 박동원’ 영입… KIA는 꿈을 꿨고, 키움은 현실을 택했다

작성일: 2022.04.24 21:41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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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KIA로 이적이 확정된 박동원 ⓒKIA타이거즈
▲ 24일 KIA로 이적이 확정된 박동원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사장·단장·감독을 모두 바꾸는 초강수를 두면서 구단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부진한 성적에 조금씩 등을 돌리고 있었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급선무였다. 그렇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양현종 나성범에 거액의 돈을 쏟아 부으며 밑천을 만들었다.

김종국 KIA 감독도 취임식 당시 KIA가 리빌딩 팀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전력 보강이 있었던 만큼 성적을 바라보는 팀이 되겠다는 의지였다. 장정석 단장의 뜻도 같았다. 조금만 더 전력이 강화되고 또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면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복귀할 수 있다고 봤다. 일단 성적을 잡으면서 그 여유 속에 미래까지 닦는다는 구상이었다. 이는 24일 키움과 트레이드를 통한 포수 박동원의 영입으로 이어졌다.

사실 오프시즌부터 소문이 파다했다. KIA가 박동원을 원하고, 키움은 내놓을 의향이 있으며, 트레이드에는 현금이 낄 것이라는 골자의 루머들이었다. “상당 부분 논의가 진행됐다”는 말도 나왔다. 스프링캠프 전에 논의가 성사되지는 못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이미 한바탕 계산을 다 마친 두 팀이 다시 논의를 시작해 합의에 이르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KIA는 포스트시즌 복귀라는 꿈을 계속 좇는다. 출혈이 제법 큰 트레이드였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보강이 시급한 포지션에 박동원이라는 경험 많은 포수를 채웠다. 다방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김종국 KIA 감독도 2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수비도 안정적이지만 장타력도 있다. 오른손 타자이기 때문에 좌우 밸런스를 더 맞출 수 있는 선수다”라면서 주전 포수로 활용하겠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야구계에서는 사실상의 FA 영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동원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KIA가 박동원을 한 시즌 먼저 품는 대신, 그만큼의 더 많은 대가를 키움에 넘겼다는 주장은 전체적인 트레이드 설계를 봤을 때 나름 일리가 있다.

박동원의 올해 연봉은 3억1000만 원이었고, B등급임을 고려하면 보상금은 6억2000만 원이다. 현금 10억 원과 잔여 연봉 지급을 보류권과 묶은 보상금으로 판단한다면, 김도영 박민의 등장으로 팀 내에서 입지가 조금은 좁아진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태진은 보상선수가 되는 그림이다. 

장 단장이 키움 감독을 역임한 만큼 박동원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또한 FA 자격을 앞두고 있다는 것 또한 충분히 고려한 영입이었을 것이다. 비FA 다년계약이 허용된 만큼 박동원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입도선매를 해도 되고, 설사 FA 시장에 나간다고 해도 다시 잡아올 자신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미 계산은 다 끝났을 것이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원하는 선수가 팀에 있는 것과 시장에 있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키움은 현실을 택했다는 게 야구계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재정적으로 쉽지 않은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 키움은 FA 박동원을 잡을 만한 여력이 있을지 불확실하다. 이는 지난 오프시즌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박병호(kt)를 잡지 못하면서 어느 정도 현실로 드러났다. 여기에 이미 박동원과 포수 마스크를 나눠 쓰고 있었던 이지영이 버티고 있어 당장은 버티며 차세대 포수를 키울 시간이 있다고 봤을법 하다.

그런 상황에서 현금 10억 원을 받고 박동원의 올해 잔여 연봉을 덜어냈다. 이는 올해 키움 선수단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살짝 웃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큰 금액이다. 

관심은 KIA가 키움으로 보낸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이다. 1차 지명이 폐지된 만큼 예전의 2차 1라운드 지명권과 거의 같은 값어치를 가진다. 사실상 KIA가 박동원을 한 시즌 더 쓰고, 또 우선권을 가지기 위한 보상으로 봐야 한다. 이 지명권이 어떤 가치로 돌아오느냐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지명권 가치를 들어 키움이 장기적으로 실익을 챙겼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키움은 리그에서 육성을 가장 잘하는 팀이기도 하다. 

KIA가 다소 손해를 보고 출혈을 감수했다 하더라도 일단 앞으로 2~3년의 성적을 위해 용납될 수 있는 범위고, 키움은 주축 선수를 또 하나 잃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래도 2군 선수단 상당수의 연봉을 처리할 수 있는 운영비와 좋은 내야 백업, 그리고 미래의 스타를 만들 수 있는 지명권을 얻는 실익을 챙겼다. 양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트레이드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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