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2' 박은빈 "모범생·직장인 같은 배우? 도전을 원동력 삼아 하루하루 살아낸다"[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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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3연타 흥행과 함께 대세 배우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은빈이 '마녀2'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 드라마 촬영 막바지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는 그는 "3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면서도 오랜만에 하는 대면 인터뷰에 밝은 미소로 반가움을 표했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마녀2'(감독 박훈정)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다. 박은빈은 이번 작품에서 '경희' 역을 맡아 비범한 능력을 지닌 ‘소녀’(신시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고 소녀에게 인간의 따뜻함을 처음으로 알려주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았다.
17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박은빈은 "인터뷰를 위해 어제 밤에 시간을 내서 영화를 겨우 봤다. 드라마 일정과 겹쳐 함께하지 못한 게 미안하기도 하고 내내 궁금했다.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헀고 기대를 많이 했다. 관객으로서 오랜만에 극장에 갔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감사하기도 했고 저 역시 재밌게 관람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박은빈의 스크린 복귀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약 9년 만이다. 그는 '9년 만의 복귀'이라는 표현이 다소 거창하게 느껴진 듯 "컴백작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할 정도로 영화 쪽에서는 스케줄 상 문제로 크게 참여했던 게 없었다"며 "개인적으로는 항상 쓰던 물이 안 맞아서 얼굴에 트러블이 났다. 그런 점이 큰 화면으로 보면 들킬 수밖에 없을 텐데 그래도 영화가 주는 거친 질감들이 있지 않나. 스크린에서 저의 모습을 오랜만에 크게 보다 보니까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경희 캐릭터는 제가 무엇인가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시작했던 작품은 아니었다. 박훈정 감독님을 만나서 세계관 속에서 함께 숨쉬어볼 수 있는 것이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의미였다"며 "어제 영화를 보면서도 함께해서 즐거웠고, 다른 배우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고 너무 잘하셨더라. 만나면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춘 신인 신시아는 인터뷰를 통해 "은빈 언니가 너무 잘 챙겨주셨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는데, 박은빈은 오히려 "제가 서울에 왔다갔다 하느라 예쁘고 착한 동생들을 너무 못챙겨준 것 같아서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다행인데, 그렇게 예쁘게 얘기해줘서 기사를 보면서 흐뭇했다.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라고 미소를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마녀2'는 방대한 세계관의 두 번째 스텝인 만큼 스토리 팽창을 위해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다음'을 암시하는 전개로 궁금증을 자극했다. 더군다나 경희 역은 최근 '대세 흥행퀸'이자 원톱 주연 배우인 박은빈이 맡기엔 다소 작은 배역이기도 했다. 기존 이미지를 뒤엎는 반전이 드러나지도 않았기에 3편을 안배한 완급조절이었던 것인지, 생략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인지 관심이 쏠렸다.
이에 박은빈은 "(내용상) 덜어진 것도 있지만 관객으로서 생각했을 땐 다행이었다. 감독님이 공들여 최선의 편집을 하시지 않았겠나. 이를테면 경희로서 저는 소녀에게 어른으로서 모성과 애정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에게 선택권을 주고 이것저것 인생에 대해서 알려주는 잔잔한 장면들이 있긴 했다. 그런 점들은 충분히 편집하신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극 전반적 흐름이 중요하니까 서사는 유추할 수 있는 정도로 잘 덜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캐스팅에 대해서도 "'마녀'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뭔가 센 느낌의 악역이 아닐까'라는 팬 분들의 기대를 받기도 했다"는 그는 "저도 '마녀1'을 재밌게 본 입장에서 어떤 능력을 가진, 어떤 새로운 인물일까 기대하기도 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실제로 박은빈이 받게된 경희라는 인물은 초능력자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현실적인, 인간적인 인물로 중심을 잡아줘야 했다고. 이를 설명하는 박훈정 감독의 '섬세한 유인'에 박은빈 역시 기꺼이 '마녀' 유니버스에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2편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3편에서 경희가 새로운 활약을 펼칠 가능성과 이에 대한 궁금증도 이어졌다. 박은빈 역시 끈을 놓지 않고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니까 조심스럽긴 하다"며 "여러 상상을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마녀2'에 출연하길 잘한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특히 그는 '마녀' 캐스팅 당시 상상했듯, 기존의 선한 이미지를 확 뒤집을 수 있는 배역을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꼭 악역을 하고싶다기보다는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은 배우로서 모두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반전이 있는 배역도 재밌을 것 같다. 배우로서 제가 선택하는 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일테지만, 또 그 역할에 대해서 상상하는 것도 배우의 자유이지 않나. 속으로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놨다. 아마 감독님도 저 이상으로 '마녀' 유니버스의 창조자로서 여러 구상이 있으실 것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박은빈은 "제가 이번 모습을 보여드릴 때 모두가 저를 안심하며 보시진 않았다. 적어도 '배신하지 않겠지'라는 이미지가 저에게 있는 것 같다. 어찌됐든 정도를 찾아가는 길을 보여드렸는데, 아무래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재밌는 일일 것 같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뭔가 악의 본성을 거스를 수 있는 착한 마음을 유지하는게 되게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선택을 하는 것들이 결코 가벼운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저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개인적으로 SF 판타지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 아무래도 현실에 발붙이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상적인 이야기를 보면 상상할 수 있는 나래가 펼쳐지니까 좋아하는 편이다. 히어로물에서 저희가 인간을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저는 굳이 좋게 생각을 합리화를 해보자면 '소녀가 망실됐다'고 했을 때 '큰일 났다'고 얘기하지 않나. 백 총괄도 그렇고 장도 그렇고. 뭔가 인간 세상에 풀려선 안될 것이 나갔다고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난 사람이 경희와 대길(성유빈)이었기 때문에, 제가 예쁜 마음을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함께 교감을 해줬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지구의 인간들이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끔 자기도 모르게 세상을 구하는 일들이 있곤 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유명 배우로 살아오면서도 구설수 하나 없이 성실하게 자리를 지킨 '모범생 배우' 박은빈. 그는 "스스로 연기를 하는 직장인 같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긍정하며 "최선을 다하고 모두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가 할 몫을 해야한다. 그게 직장인 마인드라면 저 또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타고나길 천성적으로 통통튀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평가한 그는 "제어가 안 되는 상태를 스스로 싫어한다. 일상을 뒤엎는 큰 일탈을 꿈꾸지 않고, 삶에 아쉬움이나 갈증 같은 겉 없다. 나름대로 잘 즐기면서 살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지킬 것은 지키고 내가 굳이 상처받지 않아도 될 것은 알아서 차단을 시키고 나 자신을 가꿔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점점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을 지키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박은빈은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이어 '연모'로 날아오르며 이제 또 한편의 원톱 주연물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개를 앞두고 있다. '대세'로 불리며 중요한 성장 분기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배우로서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들어봤다. 여기엔 박은빈이 자평하듯 '단조로운 모범생 직장인 배우'로 살아가면서도 자신만의 치열한 삶을 사는 방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답변이 이어졌다.
"제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란 작품을 앞두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사실 그 작품은 제가 '연모'와 같은 시기에 제안받은 작품 중 하나였다. 제가 하고 싶었던, 둘 다 너무 좋은 작품이어서 욕심 났지만 '연모'를 더 우선 순위로 보여드리고 싶었던 모습이어서 먼저 하게 됐다. 그런데 우영우라는 역할이 저를 기다려주더라. 그래서 끝나자마자 촬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작품으로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아무래도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천재,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란 설정이 누군가에게 혹시 상처를 줄 수 있는 역할일 수도 있고 조심스럽더라. '과연 내가 이 모든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일까' 고민하던 시기에 어떤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내가 선택하는 작품들인데 이 선택을 내가 감당하지 않으면 어떤 누가 그 역할을 감당하고, 누가 내 삶을 책임져줄까' 싶었다. '왜 이렇게 도전을 좋아하세요'라는 얘기도 들었다. 도전을 하면서 사는 게 저의 단조로운 일상을 타파해줄 수 있는 되게 생경한 경험이기도 하다. 그걸 제가 원동력 삼아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서 여러 두려움에 맞서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고 굳건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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