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트' 문정희 "내가 배우라니…25년 차에도 어색해, 연기 매 순간 재밌다"[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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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문정희가 삶과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영화 '리미트'(감독 이승준) 개봉을 앞둔 문정희는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정현)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범죄 스릴러다. 문정희는 이번 작품의 빌런 혜진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 변신으로 눈길을 모았다.
개봉을 앞둔 문정희는 "잘 피해간 31일이 신의 한 수이길 바란다. 개봉 후 흐름을 잘 탔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개봉하는 작품이라 떨리기도, 걱정되기도 한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리미트'에 대해 "어떻게 나올지 궁금도 하고 제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기도 하다. 영화는 시원시원하게, 스피디하게 나간다. 처음 책을 봤을 때랑 비슷하다. 여성 영화라는 표현을 저도 내세우고 싶진 않다. 그래도 세명의 여자가 메인으로 나서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보니까 구성에 대한 재미들이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 독특한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정희가 연기한 혜진은 영화 안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를 지닌 인물이다. 빌런 일당을 이끌면서 지금까지 문정희에게서 자주 볼 수는 없었던, 일그러지고 거친 인상을 소름돋게 연기했다.
문정희는 "혜진이란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이 너무 많았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도 '이 여자 그냥 악당이 아니다' 싶었다. 전사가 몇 줄의 대사로밖에 안 풀려서 아쉽지만, 아버지의 가정 폭력을 피한 오누이다. 나름대로 동생을 어렸을 때부터 끝까지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혜진이가 보살피고 심지어 박경혜 씨의 캐릭터와 동생을 직접 연결해줬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할 만큼 동생에 대한 왜곡된 집착과 사랑이 진서연 씨와 이정현 씨와는 또 다른 모성애라는 코드로서 명분을 씌웠다. 혜진이란 인물이 좀 다르지만 또 다른 모성애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함이 있다. 그렇게 보였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 안에 등장하는 범인 목소리는 실제 문정희의 목소리를 활용한 음성이기도 하다. 그는 반전이었던 목소리의 정체에 대해 "너무 좋다"며 "사실 목소리에 대해서 진짜 많이 공을 들였다. 저는 30분이 지나고 뒷모습으로 첫 등장하지만, 첫 등장이 제 목소리라서 거기서 안도가 돼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진이를 데리고 있습니다'가 제 첫 대사다. 거기에 들인 시간과 연습량이 많았다. 제가 제일 많이 신경 쓴 부분이 범인의 목소리였다. 음성 변조에 대한 부분도 여자인지 남자인지 잘 모르게 하고 싶었다. 어투도 모르게 하고 싶었다. 제가 설정한 것은 '냉정하고 젊은, 힘 있는 남자가 이 아이를 유괴해서 일을 꾸미는구나'였다"고 밝혔더.
문정희는 "그게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거다. 여자의 억양이 묻어나더라. 그걸 중립화 하는 과정을 거쳤다. 앱도 많이 돌려보고, 여러 개를 겹쳐서 해보고, 억양을 전혀 이상하게도 해봤다. 제가 일부러 목소리를 더 낮게 해서 아주 낮게 남자처럼 만든 걸 계속 바꾼거다. 그래서 여성의 목소리가 아예 안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렇기에 저는 처음부터 등장한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새치, 헝클어진 머리, 일그러진 표정, 과한 장신구 등 외적인 비주얼에 공을 많이 들였다. 그는 "나중에 관객 분들이 혜진이의 외형적 부분을 볼 때 어떨까 싶다. 그게 혜진이만 보이는게 아니라 박명훈, 박경혜까지 3명이 콤비네이션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박명훈 씨하고도 외적인 캐릭터에 대한 부분을 많이 상의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문정희가 해서 처연함이 보였네. 독특한 빌런이네' 해주셨으면 좋겠다. '단지 너무 무서웠어'가 아니라 혜진이는 좀 절절하고 처절하다. 도전이다. 그런 역이 많지 않지 않나. 이런 여성 캐릭터가 왔을 때 짜릿하더라. 캐릭터로서 완성도를 넣을 수 있는게 많으니까. 여성이라는 정형성에서 벗어나는게 훨씬 흥미롭고 재밌었다. 그런 면에서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또한 1998년 연극으로 데뷔해 어느덧 25년차 배우가 된 문정희는 "저는 연기가 너무 좋다. 조금씩 나이가 들고 경력도 생기다보니 매 순간이 되게 귀하다. 일할 때 너무 좋다. '아니 어떻게 이런 좋은 배우들과 지금 이 순간에 이렇게 고생해보겠어'가 순간 순간 의식될 때 너무 좋다. 그 인물로 들어가 있을 때도 참 좋다. 크고 작은 갈등 안에서 머리 싸매고 해결하려고 아옹다옹 할 때도 이런 관계가 있다는 것이 참 재밌다"고 털어놨다.
이어 "주름이 생기는것도 좋고, 나이가 들어가는것도 좋고, 즐거운 일인 거 같다. 한 마디로 제가 배우인게 신기하다. '이런 직업인 것도 좋은데 내가 배우라고?' 하는 게 되게 신기하다. 어디 들어가면 저보고 '배우'라고 해서 의아할 때가 있다. 저는 사실 강아지 산책 시키고 청소하고 늘 이런 일상에 있다가. 또 일하면 너무 재밌다. 책도 찾아보고 사람들도 관찰한다. 연기를 오래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확 녹아들어서 스위치 켜고 그 인물을 연기하고, 집에 와서는 청소하고 요리한다. 이런 과정의 삶이 저는 개인적으로 재밌다"고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아마 죽을 때까지 배우라는 말은 어색할 것 같다. 돌아가신 김영애 선생님과 '판도라'와 '카트'를 할 때 정말 엄청난 영감과 모티브를 주셨다. 배우 뿐 아니라 문정희 인생의 소중함까지 일깨워주신 분이다. 선생님도 '판도라' 첫 촬영 때 손을 떠시더라. 설렘과 초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의 마음이 뭔지 알겠더라. 그래서 항상 첫 인물을 대할 때 인물에 대한 새로움과 설렘을 제가 일부러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런 마음이 든다. 선생님 생각이 많이 들고, 그런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그리움을 전했다.
'리미트'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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