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중지 손가락 욕이 다시 상기시킨 '팬 안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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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김진야 이 ***야."
지난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3라운드 순연 경기는 시작 전부터 응원 열기로 시끄러웠다. 사전 예매로만 8천 장 이상이 팔려나가 인천 구단에서는 1만 관중을 은근히 기대했다.
인천은 경기 내내 서울의 아킬레스건인 '연고 이전 반대'를 외치며 자극했다. 서울 팬들은 북측 관중석에 집약적으로 모여 "모두 일어나 서울이 왔다"라며 기싸움을 펼쳤지만, 아쉬운 결과에 울었다. 인천의 2-0 승리, 경인 더비의 승점 3점은 짜릿했다. 1만139명의 관중이 찾아 승자 입장에서는 더 극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이 과열됐다. 패한 서울 선수들은 조용히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떠나 구단 버스가 세워진 통로로 나왔다.
통로에는 테이핑으로만 안전 구역이 설정, 마음만 먹으면 선수들에게 뛰어드는 것이 가능했다. 팬들이 사인이나 촬영을 원했고 기성용, 나상호 등 서울 선수들은 팬서비스에 나섰다. 원정을 온 서울 팬들은 물론 인천 팬 일부도 기성용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팬서비스 시간이 길어지자 일부 인천 팬이 목소리를 높여 경기장에서 빨리 떠나라고 요구했다. 인천, 서울 양 구단 직원들 모두 이 광경을 지켜봤다. 경비 인력은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 인위적으로 막을 경우 팬들의 원망을 살 우려가 있었고 결국 선수들이 적당히 팬서비스를 하고 버스를 탄 뒤에야 상황이 정리됐다.
하지만,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신원 미상의 서울 관계자가 버스 창문 밖으로 중지를 내밀며 '손가락 욕'을 했고 극도로 흥분한 인천 팬들이 소리를 치며 분노했다. 서울 버스가 떠난 뒤 인천 선수단이 등장해 취재진과 만난 뒤 다시 팬들을 응대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지만, 손가락 욕은 파장이 꽤 컸다.
라이벌전에서의 후폭풍이나 마찬가지였다. 서울 관계자는 "선수는 아니고 관계자가 했다.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상대 팬의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중지를 내민 것은 신분, 직책을 막론하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만,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팬들이 섞여 있었던 것은 아쉬웠다는 것이 서울의 판단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 내내 인천 일부 팬들은 인천 출신의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야를 향해 분노했다. 김진야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주심에게 강한 항의 동작을 취하자 야유가 쏟아졌다. 또, 2004년 안양에서 연고 이전했던 서울을 향해 연고지 문제도 지적하는 등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이상으로 원정팀에 대한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 버스와 팬들이 만나는 통로에는 1백여 명이 넘는 양팀 팬이 몰려왔다. 서로 시각도 달랐다. 기성용, 나상호 등이 사인, 촬영해주는 장면을 보던 서울 구단 관계자는 "안익수 감독의 평소 지론이 승패 상관없이 팬서비스에는 정성을 다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빨간색 유니폼을 들고 기다리는 원정 팬을 본 이상 어쩔 수 없었음을 강조했다. 반면, 인천 관계자는 "패했으면 분위기를 보고 빨리 가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서울이 다소 눈치 없는 팬서비스를 하는 것 같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보통 이런 만남의 장에는 양팀 팬이 구분되게 마련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의 경우 공동취재구역을 지나자마자 팬들과 만나는 장소가 있다. 이곳에는 거의 울산 팬만 있다. 원정 팬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지상에서 버스를 타는 강원FC의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이나 대구FC의 DGB대구은행파크도 철제 펜스를 설치해 팬과 선수 사이에 안전을 확보한 뒤 홈 선수단과 팬들만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인천의 경우 그렇지 않았다. 소위 '폴리스 라인'처럼 테이프만 둘려 있었다.
서울 팬이 진입 가능한 통로도 차단되지 않았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경사진 출입구라 막기가 어렵다는 점이 핑계가 된다고 하더라도 동선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은 분명 문제가 있었던 부분이다. '경인 더비', '인경전'이라고 라이벌전의 격을 높여 놓았다면 안전 문제부터 고려는 필수다.
물론 서울 팬 역시 굳이 서울 선수를 보러 과열된 장소까지 와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서로 관대한 응원 문화라고는 하지만, 자신들이 피해자가 됐던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벌어졌던 사건이 다시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는 점에서 참는 미학도 있어야 했다. 팬들끼리 충돌하면 벌금 등 손해는 고스란히 구단이 안게 된다.
양 구단이 파이널 라운드에서 서로 다시 만날 가능성은 현재까지는 50%다. 서울이 인천 원정을 두 번 치렀기 때문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다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난다면 같은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인천은 향후 안전 요원 보강 등 복잡한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노력을 강조했다. 프로축구연맹도 이날 경기 감독관이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확인한 뒤 양팀에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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