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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5번타자→신입 구조대원…"신뢰 주는 소방관 되고 싶어요"[SPO 인터뷰]

작성일: 2022.08.30 07:05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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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고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봉황대기가 한창인 목동구장을 방문한 전이준. ⓒ목동, 박정현 기자
▲ 덕수고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봉황대기가 한창인 목동구장을 방문한 전이준. ⓒ목동, 박정현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나에게 구조 요청을 했을 때 믿음을 줄 수 있는,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

야구선수를 꿈꾸는 누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로 생활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매년 100명~110명의 선수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받는다. 육성선수 합격도 바늘구멍 통과하기 수준. 온 힘을 다했지만, 아쉽게 프로의 관문을 뚫지 못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목동구장. 덕수고 출신의 전이준(23)을 만났다. 구리리틀야구부-잠신중-덕수고를 나온 전 씨는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5년 만에 목동구장을 방문했다.

전이준은 “목동구장은 5년 만에 방문한다. 시설이 많이 좋아진 것 같고, 고교야구 팀도 많이 생겼다. 조금 낯설다”며 바뀐 환경을 먼저 이야기했다.

전이준은 야구선수 출신인 경찰관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게 됐다.

“아버지가 경동고 출신이시다. OB 베어스에도 잠시 계셨다. 이후 경찰관이 되셨다. 경찰청에서 사회인야구를 많이 하셨다. 아버지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게 됐다. 아버진께선 처음에는 내게 야구를 시킬 생각이 없으셨는데, 내가 하고 싶다고 말하니 시켜주셨다.”

2018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했던 전이준은 마지막 순번까지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다. 이후 동아대에 진학했지만, 곧 유니폼을 벗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달려왔던 야구 인생에 마침표가 찍혔던 순간이다.

전이준은 “프로에 입단하거나 원하던 대학교를 진학한 뒤 야구를 그만두면 좋았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당시 후회 없이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야구를 그만둔 뒤) 내가 우선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봤다. 경력 특채로 소방관이 되기 위해 육군에서 1년 7개월을 의무 복무한 뒤 하사로 1년 있었다. 군 복무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이용하려 했다. 소방관이 내 적성에 맞고, 좋을 것 같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 덕수고 시절 야구 잡지에 나왔던 전이준. ⓒ전이준 제공
▲ 덕수고 시절 야구 잡지에 나왔던 전이준. ⓒ전이준 제공

졸업한 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성실하고 열정적인 성격은 덕수고 일원에게 그대로 기억되고 있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외야수로서 타격에서 파워가 뛰어난 중장거리 타자였다. (소방관이 됐다고 하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정말 기뻤다. 제자들이 성장해 야구선수로 활약하는 모습도 좋지만, 야구가 아닌 다른 길로 가서 사회의 훌륭한 역군으로 제2의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스승으로서 기쁘고 대견하다”며 제자를 기억했다.

한 학년 선배 김재웅(24·키움 히어로즈) 역시 “정말 성실하고 착한 선수였다. 공을 치는 힘이 좋았다. 소방관이랑 잘 어울린다”며 웃어 보였다.

펜 대신 야구공과 방망이를 들었던 학창시절, 소방관 준비는 마냥 쉽지 않았다. 일요일 오전을 제외하고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끝없는 공부가 계속됐다.

“소방관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군에서 하사 생활을 하며 오후 7시에 퇴근해 자정까지 5시간 정도 영어 공부를 했다. 이후 전역하고 곧장 노량진으로 가서 공부했다. 혼자였지만, 야구에서 쓰던 루틴을 공부에 접목했다. 오전에는 영어, 오후에는 국어, 저녁에는 개론을 공부했다.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독서실 사물함에 넣어두고 공부에 몰두했다.”

피나는 노력이 결과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해 5개월 만에 소방관에 합격한 것이다.

점수가 필요한 시점, 빼어난 장타력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던 5번타자. 이제는 소방관으로서 시민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전이준은 “나에게 구조 요청을 했을 때 믿음을 줄 수 있는,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힘찬 각오를 밝혔다.

▲ 정윤진 덕수고 감독(오른쪽)은 소방관이 된 제자 전이준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특하게 생각했다. ⓒ목동, 박정현 기자
▲ 정윤진 덕수고 감독(오른쪽)은 소방관이 된 제자 전이준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특하게 생각했다. ⓒ목동,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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