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막판 위기 탈출이 필요한 박찬호(왼쪽)와 황대인 ⓒ곽혜미 기자
▲ 시즌 막판 위기 탈출이 필요한 박찬호(왼쪽)와 황대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박찬호(27)와 황대인(26)은 KIA 내야 리빌딩의 핵심들이다. 다른 어린 선수들은 이제 막 실험을 시작한 단계지만, 두 선수는 팀이 어떻게든 키워보려고 경험을 준 지가 꽤 됐다. 이 과정을 졸업해야 KIA도 기둥을 확보한 채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그림을 또 그려야 한다. 몇 년을 손해본다.

가능성이 보였다. 박찬호는 확실한 ‘스텝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너지 넘치는 수비와 주루는 유지한 채, 지난 2년보다 훨씬 더 좋은 공격 생산력을 선보였다. 올해 타율과 출루율 모두에서 경력 최고다. 황대인은 12개의 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떨어지고 부침도 심했지만 120경기에서 기록한 84타점을 가벼이 지나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즌 막판 찬바람이 찾아오는 모양새다. 황대인은 수비 미스에 이은 부상으로 2군에 갔다. 박찬호는 근래 들어 타격감이 뚝 떨어지는 동시에 실책까지 나오며 문자 그대로 땅을 쳤다. 그동안 많은 비판과 칭찬을 동시에 받은 경험이 있는 두 선수지만, 지금은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만한 여건이다. 

다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9연패에 빠지며 5위 싸움을 자초한 KIA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기는 쉽지 않은 KIA다. 두 선수가 그런 아픔도 이겨낼 만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김종국 KIA 감독도 신뢰를 잃지 않고 있다. 박찬호는 20일 광주 LG전에서 뼈아픈 실책을 저지름은 물론, 최근 10경기 타율도 0.154에 불과하다. 9연패 기간 동안 득점권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못 쳤다. 하지만 김 감독은 21일 광주 LG전 선발 라인업에 박찬호를 기존의 위치와 같은 1번 유격수로 써 넣었다. 수비에서의 부담감도 빨리 덜어내길 바랐다.

김 감독은 21일 경기 전 “중요한 경기를 많이 안 해본 유격수다. 작년부터 전문 유격수로 돌았다”고 감싸면서 “너무 강하게 던지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유격수로서 하다 보면 실책도 나올 수 있겠지만 경직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자기도 모르게 분한 것도 있는 것 같은데 여유 있게 하라고 수비 코치에게 주문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부상으로 14일 1군에서 말소된 황대인은 열흘을 채우고 24일 창원 NC전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부상을 털어내고 20일과 21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가 7타수 5안타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 감독은 “토요일(24일)에 등록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시즌 농사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 두 선수가 시련을 이겨내고 팀과 함께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년 KIA 전력에 상수 두 개가 생기느냐 아니냐도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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