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이병헌(왼쪽) ⓒ 연합뉴스
▲ 삼성 라이온즈 이병헌(왼쪽)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꿈을 이룬 날이에요."

삼성 라이온즈 포수 왕국의 막내 이병헌(23)이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이병헌은 지난달 30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 9-3으로 앞선 8회초 안방마님 강민호의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이병헌은 8회말 1사 1, 2루 첫 타석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11-3 승리에 기여했다. 2019년 삼성에 입단해 4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이병헌은 데뷔 첫 안타 소감을 묻자 "정말 기쁘다. 어릴 때부터 꿈꾼, 꿈만 같은 일을 해낸 것 같아서 기분 좋다. 맞는 순간 공이 잘 맞은 것 같았다. 생각보다 그렇게 들뜨지 않고 덤덤했는데,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데뷔 첫 안타가) 실감이 났다. 꿈을 이룬 날인 것 같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병헌은 제물포고 시절부터 공격형 포수로 눈길을 끌었다. 타격에 재능이 있었고,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삼성이 2019년 신인 2차 4라운드 32순위로 지명한 배경이다. 

하지만 삼성에서 1군 포수로 바로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리그 최고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는 게 가장 컸다. 이병헌은 2019년 1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시즌 뒤 입대해 군 문제부터 해결했고, 올 시즌부터 다시 새 출발 하는 마음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실력을 갈고닦았다.

올해는 국가대표 출신 포수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LG 트윈스로 이적한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1차지명 출신 김재성을 데려오면서 포수 선수층이 한층 더 두꺼워졌다. 이병헌이 들어갈 틈은 더더욱 좁아지는 듯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병헌을 불러올려 1군의 맛을 보게 했다. 강민호와 김태군 둘로도 충분히 경기 운영이 가능하지만, 이병헌이 그라운드 밖에서 보고 느끼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줬다. 그리고 이날 이병헌은 생애 2번째 1군 경기에 나서 값진 안타를 쳤다. 이병헌의 야구 인생에서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 

▲ 삼성 라이온즈 이병헌 ⓒ 삼성 라이온즈
▲ 삼성 라이온즈 이병헌 ⓒ 삼성 라이온즈

이병헌은 포수 왕국의 일원인 점에 감사했다. 그는 "(강민호와 김태군 모두) 늘 조언 많이 해주시고, 최근에는 (김)태군이 형이 잘 챙겨주신다. 얼마 전에 밥도 사주시고, 조언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김)재성이 형은 멘탈이 강한 것 같더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좋은 선배들이 많아서 정말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솔직히 내가 나를 냉정히 되돌아봤을 때 사실 1군에서 보여줄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배들께서 정말 잘하고 계시니까.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내 레벨을 올리는 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병헌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한번도 포수가 아닌 포지션에 서본 적이 없다. 삼성에서 꼭 포수로 성공하고 싶고, 그럴 자신도 있다. 

이병헌은 "포수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내 포지션에 애착도 있고 재미있는 것 같다. 포수가 좋다. 다른 포지션은 한번도 안 해봤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지션"이라고 강조했다.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이병헌은 부모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도 막내다운 발언을 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병헌은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겨울에 맛있는 것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머니께서 요리를 잘하신다"고 답하며 웃은 뒤 "내가 나중에 연봉을 더 많이 받으면 그때는 내가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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