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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NOW]'예비' 오현규는 SON 복사 중, SON과 형들은 냉철한 배려 중

작성일: 2022.11.17 06:35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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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왼쪽)의 모든 것을 보며 흡수 중인 예비 명단 오현규(오른쪽) ⓒ연합뉴스
▲ 손흥민(왼쪽)의 모든 것을 보며 흡수 중인 예비 명단 오현규(오른쪽) ⓒ연합뉴스
▲ 예비 명단 오현규(가운데 줄 가장 왼쪽)의 유니폼에는 등번호가 없다. ⓒ연합뉴스
▲ 예비 명단 오현규(가운데 줄 가장 왼쪽)의 유니폼에는 등번호가 없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월드컵 특별취재팀 이성필 기자]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고교생 정조국(당시 대신고), 대학생 최성국(당시 고려대)을 훈련생으로 대표팀의 처음부터 마지막 여정을 함께 했다. 

이후 정조국과 최성국은 국가대표의 중요 축으로 자리했다. 정조국은 프랑스 리그앙 오세르까지 진출하는 등 나름대로 성공의 길을 걸었고 현재는 제주 유나이티드 코치로 생활 중이다. 반면 최성국은 '게으른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2011년 K리그 승부조작에 휘말리면서 조용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성격은 다르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카타르 도하에는 오현규(21, 수원 삼성)가 대표팀과 동행 중이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안와 골절 부상에 따른 대체 자원 성격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한 2022 카타르월드컵 55명의 예비 명단에 있다는 점이다. 

즉 한국 축구의 미래 자원이면서 동시에 상황에 따라 경기 하루 전까지 교체 가능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면담을 통해 '예비 명단'이지만, 뛰지 못해도 소중한 경험 차원에서 대표팀의 끝까지 동행하는 셈이다. 공식 26명 안에는 이강인(21, 마요르카)이 막내지만, 오현규까지 포함하면 동지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현규는 올해 수원 삼성을 강등 위기에서 구한 '소년 가장'이다.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명문 수원의 강등을 막았다. 승강 PO 포함, 38경기 14골 3도움의 준수한 기록을 내며 수원은 물론 한국 축구 미래를 책임질 공격수라는 것을 알려줬다.

그는 도하 출국 전 "월드컵이라는 영광스러운 무대에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벤투 감독, 대표팀 형들을 비롯해 수원 이병근 감독 이하 동료들, 수원 팬분들께도 감사하다"라며 "정식 선수에 포함되지 못했어도 카타르에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배우고 돌아오겠다"라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지난 14일 대표팀이 도하에 입성한 뒤 치러진 세 차례 훈련에서 오현규는 형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듯 보였다. 가벼운 러닝에서는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턴) 등 공격진 근처에 붙어 동작 하나하나를 스캔했다. 특히 마스크를 쓴 손흥민의 러닝을 훔쳐보는 모습은 수줍은 소년 같았다. 동작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눈에 넣으려 애쓰는 모습이 병장의 움직임을 따라하는 이등병처럼 보였다. 

오현규의 의지를 모르지 않는 형들도 "현규 잘한다", "현규 움직여"라며 훈련에서 집중력을 높여 움직이기를 바랐다. 움직임 좋은 좋은 훈련 파트너라는 점에서 도움이 충분히 되고도 남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막내라서 얼어 있을 것 같았는데 형들 방에도 찾아가고 도움되는 일이라면 먼저 하려고 움직이더라"라며 팀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있음을 전했다. 

형들의 사랑은 유니폼을 입고 기념 촬영하는 행사에서도 도드라졌다. 기념 촬영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모두 끼는 것으로 시작해 오현규를 포함한 27명, 오현규를 뺀 26명으로 진행됐다. 등번호 없이 두 번의 촬영에 나선 오현규는 왼쪽 끝에서 형들을 바라봤다. 

이후 세 번째 26명 촬영에서 오현규가 빠지자 김영권(울산 현대), 김민재(나폴리) 등이 "(오)현규야 그냥 같이 찍자", "다시 들어와"라며 애정 넘치는 말들을 던졌다. 그래도 오현규는 형들을 배려해 앵글 밖으로 조용히 물러났다. 등번호 없는 유니폼이라 아쉬움이 커도 형들과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 것 자체로도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주장 손흥민도 오현규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오)현규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기분 좋게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저와 현규에게 어떤 상황이 생길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미래가 창창한 현규에게는 이번 소집이 분위기를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현규가 이런 상황 속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현명한 친구였으면 좋겠다"라며 스스로 터득해 괴물 공격수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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