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웅. 제공ㅣCJ ENM
▲ 영웅. 제공ㅣCJ ENM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웅: 눈물의 길'이다. 시작부터 3분 만에 눈물을 차오르게 만든다. 가슴 터질듯 요동치게 만드는 마법같은 울림으로 가득 채운 120분의 대작이 탄생했다.

'영웅'(감독 윤제균)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정성화)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한국인을 가장 많이 울린 '쌍천만' 감독의 노하우로 완성한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아는 이야기임에도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부담스럽거나, 교육적으로 풀어내지 않았다. 영화 자체로 흥미롭고, '진짜'이기에 가슴까지 와닿는 떨림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한국인이라면 DNA에 새겨져 있는 서사임에도 감정 0에서 100까지 벅차게 질주하는 에너지가 속절없이 휘몰아친다. 이야기의 종장까지 긴장감 넘치게 관객들을 이끌고, 엔딩에서 절정에 이른다.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다이내믹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며 결국 가슴에서부터 끓어오르는 100도짜리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작품인 만큼 뮤지컬 영화라는 비주류 장르에 대한 우려를 할 법도 하지만, 노래와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그야말로 '매끈'하게 이었다. 현장 숨소리 하나까지 통제하며 고행길을 자처한 '라이브 촬영'을 고집한 덕분이다. 특히 화면 전환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톡톡 튀는 센스가 가득하다. 노래로 더욱 절절하게 감정 전달을 하는 장점을 살리면서 어색함은 완벽하게 덜어낸 성공적인 뮤지컬 영화의 탄생이다.

가창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열연은 이 영화의 주재료다. 정성화, 김고은, 박진주의 매력적인 넘버들은 가창력이 '덤'이라고 느껴질 만큼 절실한 감정을 담아 심금을 울린다. 토해내듯 터트리는 절규까지 녹여냈다.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 역시 인상적이다. 특히 주연 정성화는 그가 안중근이어야만 했던 이유를 증명했다. 호소력 짙은 에너지로 탄성을 터지게 한다. 마치 불타는 듯 형형하고 강렬한 기운이 담긴 눈빛이 꽉 찬 존재감으로 영화를 이끌며 스크린 장악력을 증명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한동안 잊지 못할 처절하고 강렬한 에너지다.

올 겨울 극장가의 심장을 다시 뛰게할 영웅의 탄생이다. 호불호 없이 남녀노소 전세대에게 감동과 벅찬 희망을 안겨줄 이런 영화마저 관객을 불러내지 못한다면, 어떤 영화가 해낼 수 있을까. 

오는 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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