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토론 문화’ 파악 끝…정몽규 회장, 축구협회 ‘물갈이’ 효과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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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우리나라 문화에서 토론하기 쉽지 않다. 30인 정도가 활발하게 말하는 곳은 없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의 말이다. KFA는 지난 3월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 사면 조치로 여론의 쉴 새 없는 질타를 받았다. 우루과이와 A매치 경기 약 한 시간 전 기습 발표는 ‘날치기 통과’라는 오명과 함께 KFA 창설 이후 최악의 역사로 남았다.
불타는 여론을 의식한 KFA는 3일 만에 사면 조치 전면 철회로 꼬리를 내렸다. 지난달 4일에는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 사퇴까지 이어졌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16강 선전과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이란 현역 선수들의 성과가 빛나는 분위기에서 KFA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었다.
바닥난 신뢰 회복을 목표한 KFA는 약 한 달의 시간을 적임자 찾기에 골몰했고 새 이사진 명단을 발표했다. 평소 KFA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을 비롯해 장외룡 전 충칭 리판 감독이 부회장,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이 새로운 부회장으로 등장했다. 사면 조치 당시 약간의 반대 목소리를 냈던 조연상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이사로 유임됐다.
이에 정 회장은 “소통을 가장 큰 화두로 생각했다. 다양한 배경을 추천했고 프로세스 개선도 있을 것이다”라며 지난날 불통 논란의 중심이었던 KFA의 전면 쇄신을 강조했다.
외형상 구색은 갖췄다. 직언을 아끼지 않을 인물들이 정 회장과 가까워졌다.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을 인사들도 많아졌다. 거수기 역할을 했다고 비판 받았던 2002년 세대도 김태영 전 천안시청 감독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라졌다.
다만, 새로이 강조한 소통이 쌍방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지난 3일 새 이사회 명단 발표 당시 정 회장의 발언이 그렇다. “쓴소리를 들을 각오가 되었나”라는 질문에 그는 “한국의 경직된 토론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뒷담화 문화를 더 익숙하게 여긴다. 이런 분들을 모신 건 그들의 생각을 듣자는 것이기에 당연히 의견을 듣고 많이 반영하겠다”라고 답했다.
숱한 이사회를 겪었다는 정 회장은 잘 알면서도 '불통'을 이어온 셈이 됐다. 누구의 공감도 얻지 못한 ‘날치기 사면’은 KFA의 부끄러운 역사가 됐다. 내부의 소통이 아닌, 외부의 질타를 듣고서야 부랴부랴 ‘전면 철회’라는 급한 땜질로 일단락지었다.
잘 알고도 큰 홍역을 치렀다. 정 회장의 임기는 공식적으로는 1년 8개월 남았다. 뒤늦게나마 대외 홍보와 소통 창구는 강화했다. 전보다 객관적인 의견이 쏟아지길 충분히 기대해 볼 법하나 공염불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정 회장이 각계 많은 의견을 들으며 강조했듯 많이 듣고 옳은 판단을 내릴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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