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간 아시아 최고 타자의 타이틀을 지켜온 오타니 쇼헤이
▲ 수년간 아시아 최고 타자의 타이틀을 지켜온 오타니 쇼헤이
▲ 올 시즌 오타니의 타이틀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요시다 마사타카
▲ 올 시즌 오타니의 타이틀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요시다 마사타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아시아 톱클래스 야수 계보를 잇고 있는 선수다. 투수에 비해 야수들이 크게 힘을 쓰지 못했던 아시아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사에서도 분명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타니는 투수로는 굴곡이 있었다.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탓에 2018년은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2019년은 아예 등판이 없었으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에도 2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야수로는 꾸준히 나서 성적을 쌓았다. 이제는 누적 기록도 제법 된다.

오타니는 2018년 데뷔 후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624경기에 나가 타율 0.268, 142홈런, 38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6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오타니의 OPS는 리그 평균보다 39%나 높았다. 특히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된 2021년에는 155경기에서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0.965를 기록하며 아예 최고 타자를 놓고 다투기도 했다.

다만 최근 2년은 2021년만한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157경기에서 34홈런, 95타점, OPS 0.875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S급 타자’의 성적은 아니었다. 올해는 첫 58경기에서 타율 0.274, 15홈런, 40타점, OPS 0.888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좋은 성적이지만 타율과 출루율 쪽에서는 다소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아시아 야수들과 비교하면 범접할 수 없는 성과였다. 아시아 야수가 OPS 0.850 이상을 기록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장타의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올해 이 오타니의 ‘아시아 최고 타자’ 타이틀이 위협받고 있다. 아직은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아는 일이겠지만, 대표팀 1년 선배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5년 총액 9000만 달러, 포스팅 금액까지 합치면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서에 사인한 요시다는 시즌 전 우려의 시선을 싹 지우고 있다. 초반 부진한 시기가 있었지만 적응기라고 칠 수 있었고, 오히려 그 적응기를 짧게 가져가며 이제는 보스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타자가 됐다.

▲ 요시다는 정교함과 타석에서의 인내심을 바탕으로 커다란 성공을 만들어내고 있다
▲ 요시다는 정교함과 타석에서의 인내심을 바탕으로 커다란 성공을 만들어내고 있다
▲ 오타니와 요시다의 최고 방망이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 오타니와 요시다의 최고 방망이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요시다가 오타니처럼 홈런을 펑펑 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정교함은 오타니보다 더 낫고,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득점 생산력은 결코 밀리지 않는 양상이다. 힘은 부족하지만 타석에서의 어프로치를 볼 때 헛스윙 비율이 적거나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 등 오타니보다 나은 장점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시다는 시즌 50경기에서 타율 0.314, 7홈런, 32타점, OPS 0.899를 기록 중이다. 오타니보다 타율과 출루율에서 훨씬 더 높다. 홈런을 많이 치는 오타니의 장타율(.540)이 훨씬 높을 것 같지만, 요시다도 0.505라는 만만치 않은 장타율을 보유하고 있다. 삼진 22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23개를 얻은 건 괄목할 만한 지표다.

타자의 순수한 득점 생산력을 따지는 조정득점생산력(wRC+) 순위표에서도 두 선수가 아시아 최고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4일(한국시간) 현재 오타니의 wRC+는 140으로 리그 23위다. 예전에는 이 정도만으로도 아시아 최고 타이틀을 지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요시다 때문에 양상이 다르다.

요시다의 wRC+는 146으로 오타니보다 더 높은 리그 15위다. 비록 수비력이 떨어지는 한계 탓에 전체적인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공격력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방망이 하나만 놓고 보면 요시다가 오타니에 비해 밀릴 것이 없는 셈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오타니는 올해 메이저리그 6년 차인 선수다. 풀타임을 뛰어본 경험도 많다. 이미 약점은 다 분석이 된 상황이기도 하다. 오타니를 상대하는 매뉴얼이 분명 있다. 반대로 요시다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을 뛰어보지 못했고, 이제 상대 팀들의 맹렬한 반격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요시다가 이 고비까지 넘긴다면, 메이저리그에서 두 선수의 공격력 경쟁은 더 흥미로워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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