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NOW] "올림픽 못지 않다" 선수단도 기자도 느꼈다, 하드웨어는 진짜 탈아시아급…소프트웨어 검증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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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신원철 기자] "시설은 올림픽 못지 않습니다."
중국이 정말 마음 먹고 준비한 것 같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출국하기 전부터 대회 공식 SNS 계정들을 팔로하고 지켜봤다. 이따금 올라오는 영상 속 현장의 남다른 규모가 눈에 띄었다. 미디어센터의 규모는 감히 말하자면 '올림픽급'으로 보였다. SNS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강조하기 마련이니 실제로는 어떨까 싶기도 했다.
18일 항저우에 도착한 뒤 첫 일정은 메인미디어센터 방문이었다. 미디어센터로 쓰이고 있는 건물은 '항저우 국제엑스포장'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국제방송센터와 메인프레스센터 등 여러 시설이 한 층에 배치될 만큼 넓은 공간을 자랑하고 있었다.
취재진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은 끝에서 끝까지 300m 정도로 널찍했다. 조직위는 메인미디어센터가 5만㎡ 규모라고 자랑한다. 취재기자들이 이용하는 메인프레스센터에는 한 쪽 벽에 10개의 스크린이 마련돼 있다. 주로 중국 경기가 나와 쳐다 볼 일은 많지 않았만 그전에 규모가 주는 위압감이 워낙 크다.
개최지 곳곳에서 코로나19에서 벗어나 괄목할 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저장성 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대회에 무려 2248억 위안, 우리 돈으로 41조원에 가까운 돈을 그야말로 쏟아부었다.
항저우는 또한 '알리바바'의 도시이기도 하다. 최첨단의 도시 답게 디지털을 활용한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캐시리스' 또한 이번 대회의 홍보 문구로 이용되고 있다. 환전을 얼마나 해야하나 고민하다 '알리페이' 계정만 만들어서 입국했는데 나흘 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다.
이목이 쏠리는인기 경기, 즉 '잘 보이는 곳'만 그럴듯하게 갖춰둔 것은 아닐까. 모든 경기장을 샅샅이 훑어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방문한 경기장만 봤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중계방송이 없는 근대 5종 경기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20일 첫날 일정을 시작한 근대 5종은 항저우 시내가 아닌 근교 푸양구의 인후스포츠센터에서 열렸다. 한국 대표팀 최은종 감독은 "훈련이나 경기를 하면서 보니 시설이 상당히 좋다. A급이다"라고 인정했다. 한국의 한 코치도 "이정도 환경이면 최고 수준이다. 도쿄 올림픽이랑 비교할 수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41조원을 다 환경 조성에만 투자한 것은 아니다. 56개 경기장 가운데 신축 시설은 단 12개소 밖에 없다. 탄소중립, 친환경 대회 운영을 위해서다. 이런 대규모 시설뿐만 아니라 '디테일'에서도 그린을 덧씌웠다. 선수촌과 미디어빌리지에는 밀짚을 소재로 만든 칫솔이나 컵, 옷걸이 같은 비품이 마련돼 있고 재활용을 독려하기 위한 스탬프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심지어 개폐막식을 풍성하게 만들 불꽃놀이마저 포기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만 빼면, 예를 들어 가끔은 영어로 말해도 끝까지 중국어로 답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만 빼면 경기장 취재 환경도 기대 이상이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 수는 무려 3만 7600여명. 이들은 주로 저장성 소재 대학생들로 이뤄졌다고 한다. 가끔은 외국 취재진의 눈을 일부러 피하는 이들도 있지만, 또 어떤 이들은 말이 안 통해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숫자는 분명 올림픽에 가깝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총 선수단은 1만 1970명으로 역대 아시안게임 가운데 최다 인원이다. 올림픽보다 정식 종목이 많은 아시안게임의 특성을 감안해야겠지만, 숫자만 봤을 때는 올림픽 이상이다. 조직위는 "(2021년 열린)2020 도쿄 올림픽은 약 1만 1000명이 참가했고, 2024년 열릴 파리 올림픽은 1만 5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하드웨어는 지금까지의 아시안게임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증이 남았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와 축구에서는 이제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익숙해진 비디오 판독이 없다. 오심을 짚어낼 수단이 원천적으로 사라진 가운데, 안 그래도 그동안 '오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일이 빈번했던 중국이 뒷말 안 나오는 운영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친환경 대회라는 조직위의 목표가 얼마나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역대 최초 '탄소중립' 아시안게임을 꿈꾼다고 하는데, 사실 식당에서는 여전히 수없이 많은 일회용품이 쓰이고 있고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텅 빈 건물조차 냉방을 '풀가동'하는 중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은 2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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